폐색전증은 어떤 질병인가요?

폐는 몸에 필요한 가스 교환을 하는 것이 주된 기능입니다. 이를 위하여 폐에는 우심실로부터 나오는 폐동맥이 폐 전체에 걸쳐 분지되어 있으며, 이후 모세혈관을 지나 가스 교환을 하고 난 후 폐정맥을 통해 좌심방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이 때, 다리에 위치한 깊은 부위의 정맥(심부 정맥)에 혈전(혈관 안에서 혈액이 부분적으로 응고된 것)이 생기고 이것이 우심방, 우심실을 거쳐 폐의 혈관으로 이동하여 폐의 혈관을 막은 상태를 폐색전증이라 합니다. 색전이라는 용어는 혈전이 혈관을 타고 이동하여 체내의 다른 혈관을 막아 일으키는 병적인 상태를 일컫습니다.

원인은 무엇일까요?

폐색전증의 가장 큰 원인은 심부정맥 혈전증입니다. 다리에는 신체를 순환하는 피가 흐르는 정맥이 있는데 이 정맥에 혈전이 생기는 것을 심부정맥 혈전증이라고 합니다. 외상, 수술, 움직임 제한, 산후기간과 같은 과응고 상태(혈액이 지나치게 쉽게 굳어버리는 상태)에 있는 경우 심부정맥혈전이 잘 생깁니다. 다리에 있는 심부 정맥 내에서 생성된 혈전은 하대정맥 내 혈류를 따라 우심방과 우심실을 거쳐 폐동맥으로 이동하여 폐혈관을 막게 됩니다. 폐색전증의 위험인자는 크게 선천성 요인과 후천성 요인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선천적 요인

우리 몸은 상처가 생기면 혈전이 생겨 출혈이 지속되는 것을 막아주는 혈액응고 시스템을 가지고 있는 데 이 체계에 장애가 생기면 혈액의 응고나 출혈에 장애를 나타냅니다. 이 질환들은 혈액내 특정 요소의 결핍이 원인이며 유전이 대부분입니다. 서구에서는 폐색전증의 발병 중 5분의 1을 차지한다고 합니다.

후천적 위험요인

환자가 잘 움직이지 못하는 상태에 있거나 수술을 한 경우, 뇌졸중이나 임신, 척수 장애, 울혈성 심부전 또는 장시간의 비행기 여행 등은 정맥피가 정맥내에 머무르는 저류와 연관이 있는 위험인자이고 외상이나 염증 등은 혈관 손상과 관련이 있습니다. 또한, 암이나 경구 피임약 등은 혈액의 과도한 응고 상태를 만들어 색전의 위험을 증가시킵니다. 40세 이상의 나이도 위험 인자가 됩니다.
알려진 위험인자들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고령, 이전의 심부정맥 혈전의 기왕력, 수술, 고정된 자세, 외상, 암, 항암제, 뇌졸중, 척수 손상, 중심정맥주사, 경구 피임약, 호르몬 치료, 임신, 심근경색, 울혈성 심부전, 혈전정맥염, 흡연, 비만, 비행기 여행, 신증후군 등…

어떤 증상이 나타날까요?

갑자기 시작된 호흡곤란이 가장 흔한 증상이며 빠른 호흡이 가장 흔한 징후입니다. 호흡곤란, 실신, 혹은 청색증은 대량의 폐색전증을 나타내며, 흉막성 통증, 기침, 객혈은 흔히 흉막에 가까운 원위부에 위치한 작은 폐색전증을 암시합니다. 또한 심부정맥 혈전이 흔히 동반되기 때문에 한쪽 다리의 통증, 열이나 부종과 같은 심부(깊은 곳) 정맥의 혈전을 시사하는 소견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진단방법

  • 폐 환기-관류 스캔
    오래 전부터 폐색전증의 진단에 사용되어 온 검사법으로 폐색전증의 가능성을 진단하는 정도의 역할을 합니다. 감마선을 방출하는 핵종을 붙인 알부민을 정맥 주입하면 이것이 폐 모세혈관에 부착하게 되는 현상을 이용한 검사로 폐 관류 스캔에서는 혈류가 감소하거나 관류 결손이 있는지를 알아보게 됩니다. 환기 스캔에서는 방사선 동위원소가 붙은 가스(예, xenon, krypton)를 주입하여 공기가 들어가지 않는 비정상 폐를 알아보게 됩니다. 만약 환기 스캔에서 공기가 잘 통하는 것으로 나오나 관류 스캔에서 혈류가 잘 가지 않는 부분이 있다면, 이 부분이 폐색전증이 생긴 위치일 것으로 생각하게 됩니다. 이 검사에서 정상 또는 거의 정상인 환자는 폐색전증의 가능성이 거의 없고 항응고 치료를 중단해도 안전한 것으로 증명되었으며, 이 검사에서 확률이 높다고 평가된 환자는 약 90% 정도가 폐색전증으로 진단받습니다.
  • 컴퓨터 단층촬영(CT)
    폐색전증의 진단에 가장 중요한 검사입니다. 정맥으로 조영제를 주입하면서 찍는 전산화 단층촬영(CT)은 폐색전증을 진단하는 영상적 검사에서 폐스캔을 앞서고 있습니다. 흉부 단층촬영은 폐동맥뿐만 아니라 주위의 폐나 심장, 종격동도 볼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흉부 촬영과 동시에 종아리 부위까지 촬영이 가능하여 심부정맥 혈전의 진단에도 유용합니다.
  • 심초음파
    폐색전증 환자의 절반 이상이 정상 심초음파 소견을 보입니다. 그러나 완전히 다른 치료가 요구되는 질병, 예를 들어 급성 심근경색, 심낭압전, 대동맥 박리증을 구분할 수 있는 검사입니다. 또한 폐색전증이 심한 경우 폐동맥에 혈액을 보내는 우심실에 무리가 와서 우심실 기능 부전이 나타나게 되는 데, 심초음파는 이것을 발견하는 데 우수한 검사입니다. 우심실 기능 부전의 발견은 위험도를 분류하고 예후를 예측하며 적절한 치료방침을 세우는 데 도움이 됩니다.
  • 폐동맥 조영술
    현존하는 검사 중 폐색전증의 진단에 가장 정확한 검사입니다. 그러나 앞서 나열한 검사법보다 환자에게 더 큰 부담을 주므로 우선적으로 시행되지는 않으며 현재는 전산화 단층촬영(CT)이 많은 부분 이 검사를 대체해 가고 있으며 이런 상황에서 혈관 조영술은- 기술적으로 CT 촬영을 하기 힘든 환자,- 4번째 혹은 5번째 폐 동맥 분지를 확인할 수 없는 오래된 기계를 가지고 있는 경우,- 특수한 시술 기구를 이용한 치료법, 예를 들어 카테터 색전 절제술(catheter embolectomy) 혹은 카테터 혈전 용해술(catheter-directed thrombolysis)을 시도하는 경우에 한해 시행됩니다.
  • 흉부 X선 촬영, 심전도
    심근경색이나 심막염 등의 감별에 유용하고 흉부 X선 검사는 보통 비정상으로 나타나지만 반드시 이상 소견을 보이는 것은 아닙니다. 혈관의 폐쇄로 인한 혈류 감소 소견이 나타나기도 하고 폐 중심부의 폐동맥이 더욱 뚜렷이 보이기도 합니다. 쐐기 모양의 폐 침윤은 폐경색을 나타냅니다. 또한, 무기폐 및 그로 인한 한쪽 횡격막의 상승이 보이기도 합니다. 흉수가 관찰될 수도 있습니다.
  • 정맥 초음파 검사
    폐색전증은 보통 다리의 깊은 곳에 있는 정맥에 있던 혈전(심부 정맥 혈전)이 떨어져 나와 우심방 및 우심실을 거쳐 폐동맥에 색전을 일으킨 것입니다. 따라서 정맥 초음파 검사에서 심부 정맥 혈전이 확실히 진단되면 폐색전증을 강력히 의심할 수 있습니다. 정맥에 대한 초음파 검사는 심부 정맥 혈전이 의심되는 증상이 있는 외래 환자에서 매우 정확하다. 심부 정맥 혈전이 있는 곳에서는 정맥을 압박했을 때의 압박되는 반응(compressibility)이 떨어져 진단이 가능합니다.
  • 디-다이머(D-dimer) 혈액검사
    폐색전증 환자의 90% 이상은 혈액 검사에서 디-다이머(D-dimer)라는 검사 수치가 높게 나옵니다(>500ng/㎖). 그러나 디-다이머 검사는 특이적이지 못하여 심근경색, 폐렴, 심부전, 암 또는 수술을 받은 환자 또한 높은 수치가 나오므로, 이미 입원해 있는 환자에게는 임상적 효용성이 떨어지나 응급실에 내원한 환자이거나 다른 질병이 없는 경우에 도움이 됩니다. 다시 말해 혈액의 디-다이머 검사는 높은 음성 예측도(검사가 음성으로 나왔을 때 실제로 폐색전증이 없을 확률)를 보여 폐색전증을 배제하는 데 쓸 수 있습니다. [네이버 지식백과]

어떻게 치료하나요?

침상안정

폐색전증으로 입원한 환자에게 24~48시간 동안 침대에서 안정을 취할 것을 권장합니다. 폐색전증 없이 단순히 심부 정맥 혈전증만 있을 경우에는 예전에는 침상 안정을 권유했으나 최근에는 보행할 것을 권장합니다.

산소요법

심한 저 산소혈증 환자는 기계적 환기가 필요하며, 환자 상태에 따라 산소를 공급합니다.

항응고요법

급성 폐색전증이 발생하였을 경우에는 금기가 없다면 비경구 항응고제(저분자 헤파린, 비분획 헤파린)를 경구 비타민 K 길항제 혹은 비타민 K 비의존경구항응고제(DOAC or NOAC)와 겹치게 투약합니다. 이들 약제는 이미 생긴 혈전을 용해시키지는 않지만 추가적으로 형성되는 것을 막을 수 있고, 이렇게 추가적인 혈전 생성을 막으면 궁극적으로는 몸 안에 존재하는 섬유소 용해계가 작용하여 이미 존재하는 혈전 색전의 정도를 줄이게 됩니다. 또한 급성 폐색전증이 강력히 의심되는 경우 영상 검사를 위해 시간을 지체하지 말고 비경구 항응고제를 투여하는 것이 더 경과가 좋습니다.

혈전 용해 요법

헤파린이나 와파린은 이미 생성된 혈전을 분해 시킬 수 없지만 혈전 용해제는 이미 생성된 혈전을 녹이는 효과를 가지고 있습니다. 급성 폐색전의 경우에 혈전 용해는 혈역학적으로 더욱 크고 빠른 효과를 나타내며, 생존율도 향상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혈전 용해제에는 스트렙토키나제, 유로키나제 등이 쓰이며 동맥혈관에 직접 주입하는 방법과 말초 혈관을 통해 주입하는 방법이 있는 데 두 방법에 효과 차이는 없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혈전 용해제 투여는 짧은 시간에 투여하는 것이 효과가 좋으며 24시간 지속 투여 시에는 출혈의 위험성이 높아 추천되지 않습니다. 혈전 용해술의 부작용 중에서 가장 중대한 것은 두개 내 출혈입니다. 빈도는 1~3%로 알려져 있으며 65세 이상 고령, 여자, 고혈압이 있는 경우에는 더 흔하게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 외 후복막 출혈, 위장관 출혈 등도 나타날 수 있습니다. 만약 혈압이 흔들릴 정도로 심한 폐색전증 환자가 출혈 위험성으로 혈전 용해제를 투여 받을 수 없고, 전신적인 혈전 용해제를 투여할 시간적 여유가 없는 경우에는 카테터나 수술을 이용한 색전 제거술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하대정맥 필터

하대정맥 필터는 하지에 생긴 혈전이 혈류를 타고 폐로 이동하게 될 때 걸러주는 거름망을 말합니다. 필터는 폐색전증의 빈도를 효과적으로 줄이지만 심부 정맥 혈전증의 빈도를 증가시키고 생존율의 증가는 일으키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이 치료는 폐색전증에 가장 우선시되는 치료는 아니고 항응고제를 사용하지 못하는 환자나 항응고제가 효과가 없이 항응폐색전증이 반복될 때 사용되는 방법입니다.

혈전 색전 제거 수술

수술은 심한 폐색전증이 진단되었지만 통상적인 치료에 실패하거나 항응고제를 사용할 수 없는 환자들에게 시행됩니다. 수술을 통한 혈전 제거는 최근에 다른 치료법들이 발전하면서 그 시행 횟수가 많이 감소하였습니다. 보통 가슴뼈를 세로로 절개하여 심낭을 연 뒤 인공심폐기를 사용하여 수술을 하는데, 수술 중 제거된 혈전의 양상에 따라 어느 정도 예후를 알 수 있습니다. 말초 폐혈관까지 심하게 진행된 경우는 수술의 효과가 크지 않고 예후도 좋지 않습니다. 평균적으로 수술 후 사망률은 20~50% 정도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카테터를 이용하는 방법은 방사선 영상을 보면서 피부를 통하여 삽입하고 혈전을 끄집어 내는데 이 치료법도 약 30%의 사망률을 보입니다.

어떻게 예방하나요?

가장 쉽고도 저렴한 예방법은 보행 등의 운동을 하는 것입니다. 하지 정맥의 팽창을 줄이고 정맥 혈류의 개선을 위해 압박 스타킹을 착용하는 방법도 좋습니다. 수술 환자에서 압박 스타킹 착용만으로 68% 정도의 혈전을 방지할 수 있다고 합니다. 고위험군의 환자에서는 압박 스타킹과 더불어 다리를 주기적으로 압박하도록 고안된 특별한 기계장치를 사용하기도 합니다. 저용량 헤파린도 흔히 쓰이는 예방법으로 하루 두 번 정도 피하로 주사하기도 하지만 출혈위험성이 있으니 주의깊은 관찰이 필요합니다.
장기간의 비행기 탑승과 같이 움직임의 제한을 받는 상황에서는 틈틈이 스트레칭과 가벼운 체조 등으로 몸을 움직여 주는 것을 권장합니다. 장기간의 침상 안정을 하는 경우도 폐색전증의 위험을 높인다는 것을 이해하고 가능하다면 조기에 활동을 재개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피임약, 호르몬 보충 요법도 폐색전증의 위험을 높일 수 있으므로 치료에 따른 이익과 폐색전증의 위험 중 어느 것이 중요한지를 잘 판단해야 하며 흡연을 피하고 고혈압은 적절히 치료받아야 합니다.
[출처] 서울대학교병원 의학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