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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사, 플러스 스토리

참신한 시각으로 간호사와 함께 호흡합니다.

간호사 24시, 그 story 가 궁금합니다.

간호 업무를 하면서 눈물 나게 감동했던 일들, 동료 간호사의 보석같이 빛나는 아름다운 선행,
무릎을 탁 치게 만들었던 기가막힌 아이디어 활동, 간호사라 행복했던 그 때 그 순간,
우리끼리 通하는 이야기를 나누어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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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의 바람이 위로가 되었던 날

2010년 처음 간호사로 일을 시작하게 되었고 현재까지 간호사로서 직장을 다니면서 아무것도 몰랐던 풋내기 간호사가 11년차 간호사가 되었고, 패기와 젊음으로 가득했던 아가씨는 어느덧 한 아이의 엄마가 되었다. 그냥 시간은 흘렀고 그러면서 잊혀졌었던 것 같다. 환자들을 대하는 마음, 간호사로서의 사명감 같은 거 말이다. 난 그저 일이 빨리 끝나기만을 바랐고, 내가 근무하는 동안 아무런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랐다. 그렇게 하루 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평소와 다를 것 없는 일상 중 만난 환자의 한 바람이 나에게 위로가 되었던 그런 날이 있었다.

나는 외과 병동에서 일하고 있다. 내가 근무하는 병동 특성상 암수술 환자분들이 많이 오가고 있고, 내가 만났던 이 환자분 역시 갑상선암 수술을 위해 입원한 환자분이었다. 내가 근무하는 병동에서 갑상선암 수술 환자는 입원 기간도 짧을 뿐만 아니라 수술 전, 후 간호도 간단하여 내가 담당하는 팀에 갑상선 수술환자가 많으면 그날은 횡재한 날이었다. , 아무런 이벤트가 없었을 때 말이다. 하지만 병원이라는 곳이 아무런 이벤트가 없는 날이 있을까...

 

이 환자분도 수술 후 극히 드물게 생기는 수술부위 부종이 나타났었다. 갑상선암 수술은 수술부위가 목 부분이라 부종이 나타나면 목이 부으며 호흡곤란을 일으킬 수 있어 각별히 주의가 필요하다. 목 부종이 심해 환자가 호흡곤란을 호소하는 경우 침상에서 수술부위 절개를 하는 경우도 있어 수술 후 의사 처방에는 침상 옆에 incision setprep 해달라는 text order 가 있을 정도이니 말이다. 이 환자분은 내가 봤던 감상선암 환자들 중에서 가장 목이 많이 부었던 경우였다. 이 환자의 결과부터 스포일러하자면 이 환자분은 목 부종이 심하긴 하였으나 호흡곤란을 호소하는 정도는 아니었으며, 경과관찰 후 퇴원하였다.

 

하지만 이 환자를 간호하는 과정에서 목이 더 붓지는 않는지 의료진들이 수시로 환자를 방문하였고, 산소포화도 수치 모니터링을 위해 모니터 기계가 부착 되었다. 이 상황에서 나는 환자가 많은 의료진들이 방문하는 것에 불안해하지는 않을까하는 생각을 했다. 원래 사람이 그렇지 않은가. 나에게 적당한 관심을 가져 주었으면 하지만 너무 과한 관심은 뭔가 불편한 그런 양가감정 말이다. 나는 환자가 혹시나 많은 의료진들이 왔다갔다 하는 상황이 환자가 악화되어 가고 있다 생각할 수도 있겠다 싶어 현재 상태에 대해 설명해주었고, 왜 지금 자주 관찰이 필요한지, 의사들은 왜 자주 방문하는지, 현재 어떤 방향으로 치료가 진행되고 있는지를 설명하며 환자의 불안을 감소시키는데 초점을 두어 간호를 하였다.

 

나의 그런 마음이 전달이 되었는지 환자분은 퇴원하면서 세심하게 신경써주셔서 감사했고 덕분에 많이 안심할 수 있었다는 말을 칭찬카드에 작성하여 남겨 주었다. 이 환자분께 너무나 감사했다. 내가 이렇게 간호했다는 걸 알아주어서가 아니라 칭찬카드에 작성되어 있던 마지막 말이 너무나 감사했다. 칭찬카트 마지막에는 이런 말이 적혀 있었다.

 

내내 그 아름다운 마음과 모습 간직하시길 기원 드립니다. 건강하게,

날마다 좋은 날 보내시길 바랄 게요

 

그저 하루하루 버티며 다니고 있었다. 내가 잘 해왔는지 지금 잘 하고 있는지 의문투성인 나날이었다. 아이가 열이 펄펄 끓어 아파도 근무를 나가야 했다. 간호사지만 내 가족을 돌보지 못하는 그런 상황에 처할 때 마다 내가 뭐하고 있는 거지?’라는 의문이 항상 내 마음속에 자리 잡고 있었다. 아이를 낳고 나서 더 그런 생각이 들었다. 엄마로서 내 역할을 잘 해나가고 있는 건지, 지금 직장에서 잘 하고 있는지 그런 생각이 많았던 시기에 무언가 위로가 되는 말이었다. 주변에서 잘하고 있다고 걱정 말라고 했지만 마음에 와 닿지 않았었는데 이 마지막 말을 읽는 순간 위로를 받은 느낌이었다.

 

잘해오고 있다고 잘하고 있다고,,,,,환자의 바람이 위로가 되었던 날이었다.

워킹맘으로서 일하면서 이도저도 아닌 것 같은 상황에 너무 지쳐 있었다. 내가 맡은 모든 역할이 다 미흡하고 부족한 것만 같았다. 그저 하루하루 버텨나가고 있었는데 아무렇지도 않은 그저 지나칠 수도 있었을 인사말에 위로를 받았다.

나도 아름다운 마음을 가지고 있었던 간호사였구나, 내가 좋은 날을 보내길 바라는 누군가가 있구나...’라는 생각을 하니 뭔가 울컥한 마음이 들었다. 언젠가 또 생각이 많아지는 날이 온다면 다시금 떠올릴 위로의 한마디였다. 아직도 난 잘하고 있는지 여전히 모르는 것투성이지만 오늘도 하루하루 환자들을 간호하며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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