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셉터를 시작하며 새로 프리셉터를 시작하는 많은 선생님들도 저와 같은 마음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이 글을 써봅니다.
제가 신입간호사로 들어와서 아무것도 못하고 우왕좌왕 했던 날들이 바로 엊그제 같은데 이번에 프리셉터 교육을 받게 되었습니다.
프리셉터 교육을 받으며 ‘과연 내 프리셉터 선생님은 이 답답이를 어떻게 참고 가르치셨을까? 부서 다른 선생님들은 어떻게 가르쳐 주셨지? 나는 어떻게 배웠고 어떨 때 잘 기억에 남았을까?’ 하는 생각이 제일 먼저 들었습니다.
선배간호사가 되는 것이 예전에는 시간이 가면 자연스럽게 되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후배 간호사들이 점점 더 들어오고 후배들을 도와주고 가르쳐줄 때 ‘아, 아직도 모르는 것이 많구나’ 하며 제 스스로 부족하다고 느꼈습니다.
또 점점 더 중환인 환자들을 담당하게 되면서 정말 내가 해낼 수 있는 일인가 하고 저 자신의 역량을 되돌아보곤 했습니다.
그러는 과정에서 사실 저는 오히려 자신감을 많이 잃었기 때문에 ‘뭐 그냥 시키면 하면 되지’ 라고 생각하면서도 프리셉터로서의 역할이 저에게는 큰 부담으로 다가왔습니다.
프리셉터 교육을 받으며 어떻게 하면 신입간호사를 한층 더 이해하면서 효과적으로 가르칠 수 있을지에 대해 배우고 그와 동시에 지금까지 당연하게 생각하며 해왔던 일들의 근거나 원칙들을 다시 한번 정리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고 저 개인에게도 좋은 기회가 되었습니다.
한번 듣고 다 잘하는 학생이 없듯이 좋은 교육자도 그냥 나오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정말 바쁘게 돌아가는 임상현장에서 과연 프리셉터 교육에서 배운 것을 얼마나 써먹을 수 있을까 걱정되기도 하지만 그래도 어떻게 소통하면 더 좋을지 생각하고 그 개념을 갖고 있는 것과 아닌 것에는 행동이나 결과에서 큰 차이가 나타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생각하는 좋은 프리셉터는 기다릴 줄 아는 사람입니다.
바쁘고 시한폭탄 같은 임상에서 우리는 계속 빨리빨리를 외치면서 일하고 있습니다. 당장에 손이 느리면 답답하고 화가 나기 마련인데 이런 와중에도 “저 친구는 조금 느리더라도 기다려주면 잘 해낼 아이야” 하고 말씀하시던 선생님을 보고 나는 후배간호사들을 그렇게 기다려 준적이 있었는지 반성했습니다.
저는 대부분의 사람이 이론적으로는 잘 알아도 실제 현장에서 학교에서 배운 이론적 내용을 적용하기란 쉽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천천히 기다려 주고 후배간호사에 대한 격려와 칭찬을 하다보면 자연스럽게 후배간호사의 능력도 향상되고 저 자신도 발전하는 선순환 구조를 형성하여 이상적인 프리셉터에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제 비난이 아닌 생산적인 비판을 통해 소통할 수 있는 진정한 멘토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