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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사, 플러스 스토리

참신한 시각으로 간호사와 함께 호흡합니다.

간호사 24시, 그 story 가 궁금합니다.

간호 업무를 하면서 눈물 나게 감동했던 일들, 동료 간호사의 보석같이 빛나는 아름다운 선행,
무릎을 탁 치게 만들었던 기가막힌 아이디어 활동, 간호사라 행복했던 그 때 그 순간,
우리끼리 通하는 이야기를 나누어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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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지마 엄마

나는 수술환자 대기실에서 환자들의 수술전 처치 확인 및 간호상태를 확인하는 업무를 하고 있다. 우리 병원에는 소아 병동이 있어 만10세 이하 환아는 수술실 입실 전 울고 불안해하여 보호자 한 명과 대기한다. 보호자가 수술복으로 환복하고 환아와 함께 수술실에 입실해서 마취해서 잠드는 모습까지 함께하고 보호자는 퇴실한다. 보호자가 함께 있어도 수술환자 대기실에서는 수술을 앞둔 아이들은 대부분 엄청 크게 울며 불안을 호소한다. 보통 아침 첫 수술 환아는 3~6명가량 되는데 한 명이라도 울기 시작하면 수술실 대기실은 혼을 쏙 빼게 된다.

아침 성인 첫 환자 25~27명이 아침 740분에서 8시 사이에 정신없이 입실한다. 평소와 다름없이 아침 첫 환자를 받고 있는데 폰탄수술을 받을 39개월의 남아 환자가 엄마와 수술환자 대기실에 입실했다. 엄마는 눈이 빨개지도록 울고 있었고, 아이는 비교적 차분하게 스마트폰을 보고 있었다. 나는 이 환아의 수술 전 처치상태를 확인하였다. 나의 질문에 울먹이며 대답하는 엄마의 목을 아이는 끌어 안으며 엄마를 위로해주었다. 큰 수술을 앞둔 아이라 하기엔 너무나 의젓한 모습이라 나는 일단 이 모습이 놀라웠다. 이 아이는 선천성 심장기형으로 태어나 대동맥과 폐동맥 사이에 인조혈관을 연결하여 폐동맥을 성장시키는 수술을 받았지만, 급한 불만 꺼준 상태라 제때 수술을 받지 못하면 1달 안에 죽을 수도 있는 중증 질환을 앓고 있었. 수술 받지 않으면 청색증이 지속되고, 심부전도 생길 수 있는데다, 수술 실패 시 심장이식까지 고려해야 하는 큰 수술이었다. 아이 상태가 산 넘어 산이니 울고 있는 엄마의 심정이 이해되었다. 그리고 한창 뛰어 놀 나이의 아이가 심장이 아파서인지, 가만히 혼자 조용히 노는 것에 익숙해 보여 안스러웠다.

소아 심장 수술환자는 수술 전 울게 되면 산소포화도가 떨어지고 응급상황이 발생할 수 있어 수술환자 대기실에서 마취의가 진정제를 투여하여 보호자 없이 수술실에 입실한다.

이윽고 아이를 수술방에 데려갈 인턴의와 마취의가 도착하고 진정제 투입 전 타임아웃을 했다. 아이의 주삿줄에 진정제가 투여되었다. 나는 아이가 보지 못하게 주삿바늘을 손으로 가려주었다. 주사가 들어가자 아이는 혈관이 아파 울기 시작했다. 수술실 입구에서 도착해서 처음으로 우는 모습이었다. 그 모습에 아이의 엄마는 마음이 아파 더 울고 있었다. 그런데 그때 나는 더 놀랄 수 밖에 없었다. 진정제로 인해 점점 정신을 잃어가는 아이가 정신을 붙잡고 엄마 목을 끌어 안아주고 있었다. 아이는 그 상태에서 엄마를 위로해주고 있었다. 나는 그 모습에 결국 울어버렸다. 세상에 어떻게 저런 아이가 있는지 그 큰 수술을 앞둔 아이가 너무 대견했다. 아이는 곧 수술실에 입실했고 나는 수술실 대기실에 남은 아이의 엄마와 함께 엉엉 울었다. 아이가 너무 기특해서 울 수 밖에 없었다.

수술실 간호사로서 수술실에서 마취 전 환자를 잠깐 보는 일에 익숙했었는데 수술환자 대기실 업무를 하다 보니, 환자뿐 아니라 보호자 응대까지 가끔은 힘들었었다. 하지만 오늘 같은 일을 겪으니 내가 환자나 보호자에게 더 잘해드려야겠다는 마음을 되새기게 되는 하루였다. 부디 오늘 수술 받은 아이가 잘 회복되어 내년에는 꽃 길을 맘껏 달리는 아이를 엄마가 흐뭇하게 바라볼 수 있게 되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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