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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사, 플러스 스토리

참신한 시각으로 간호사와 함께 호흡합니다.

간호사 24시, 그 story 가 궁금합니다.

간호 업무를 하면서 눈물 나게 감동했던 일들, 동료 간호사의 보석같이 빛나는 아름다운 선행,
무릎을 탁 치게 만들었던 기가막힌 아이디어 활동, 간호사라 행복했던 그 때 그 순간,
우리끼리 通하는 이야기를 나누어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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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을 느끼는 삶

문득 간호사로 임상에서 22년째 일을 하면서 겪었던 많은 일들이 기억에 스쳐 지나간다. 지금은 보훈의학연구소 바이오뱅크 상담실에서 연구 간호사로 근무를 하면서 근무를 한지 오래 되지는 않았지만, 기억에 남는 분이 계셔서 몇 자 적어본다. 그 분은 많이 웃으시고 말씀 한마디 한마디가 긍정적이시고, 자신의 삶을 즐길 줄 아는 분이라서 기억에 남고 내 마음에 좋은 기운을 불어 넣어 주셨다.

아직은 봄바람 때문에 쌀쌀한 어느 날 나이가 지긋하신 어르신 한분이 연구소 바이오뱅크 상담실 문 앞을 기웃 거리셨다. 눈이 마주치자마자 그 분은 웃으셨다.

마침 혈액을 기증하러 오신 연구 참여자 분이 없으셨기에 밖에 나가서 어떻게 오셨냐? 고 물어보았고, 어르신께서는 씩 한번 웃으시고는 여기가 뭐 하는 곳이야? 라고 되물으셨다. 새로 지은 건물, 연구소라고 쓰여 있기에 궁금증을 가지고 그냥 들어와 보셨다고 하셨다. 의료품질 향상 연구를 하기 위한 연구소라는 거창한 말로 설명 드리기 뭐해서 쉽게 아버님 여기는 의사 선생님들께서 신약 개발이나 연구를 하기 위해서 혈액을 기증 받는 인체 유래물 은행입니다. 라고 답했다. ‘~’라고 하시더니 그럼 나 같이 나이 많은 사람도 참여 할 수 있어?’ 라고 하신다. 나이제한은 없으세요. 몇 세 이신대요? ‘나는 올해 95세야.’ 라고 하시는데 10년은 젊어 보이신다. 어르신께서는 묻지도 않는데 사실은 내가 부인이 일찍 죽은 뒤 애들하고 많이 힘들었는데 열심히 일을 하니깐 젊어지는 것 같고 나이는 중요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게 됐어. 지금 내가 건강하고 즐겁게 사는 정신력이 중요한 것이지.’ 라고 하시며 그간의 일들을 쏟아내셨다. 그러시고는 내 말이 맞지?’ 라고 묻기도 하셨다. 지금까지도 꽃꽂이 일을 하신다고 하시며, 내 아내가 젊었을 때 암으로 투병을 하다가 죽었는데 그때 아내의 소원이 어르신께서 대학을 졸업 하는 거였다. 라고 하셨다. 그래서 아내의 장래를 치루고 정신이 들었을 때 제일 먼저 나이가 많았지만, 시립대학교 총장을 찾아가서 사연을 이야기 했더니 입학을 허락해줘서 원예과에 입학해 정말 열심히 공부해서 졸업을 한 후 지금까지 원예 일을 하시면서 죽어가는 나무들을 많이 살리셨다고 하셨다. 이건 전문직이야.’ 라고 하시며 자신감이 넘쳐 보이셨다.

말씀 하시는 내내 어르신께서 하는 일에 대한 애정과 사랑이 넘쳐 보이셨다. 아직은 일을 놓고 싶지 않아. 라는 말씀을 연신 하셨다. 힘은 들지만 나무들이 병에 걸려 시들시들 하다가 생기가 돋는 것을 보면 감격스러워서 가슴이 울컥하고 정말 값진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하셨다. 이야기를 다 들어 들인 후 연구소에서 진행되는 순서의 하나로 어르신께 인바디를 체크해 드렸는데 신체 세포 나이가 정말로 10살 이상은 젊게 나오셨고, 두 번째로 뇌 혈류량을 측정 해 드렸는데 치매 예방을 위해서 스도쿠 게임를 하신다고 하셔서 그런지 전두엽기능을 측정하는 기계로 본 뇌 산소수치가 정상 이상으로 높게 측정 되셨다. 본인이 노력 하신 건 데 연신 설명하는 간호사에게 싱글벙글 하시며 고맙다는 인사를 건네셨다. 오늘 너무 기분이 좋아서 연구소 개소 기념으로 조만간 꽃꽂이를 하나 만들어 주시겠다. 고도 하셨다. 이분은 자신이 주인공인 삶을 잘 살고 계신 것 같다. 라는 생각이 들었고, 어르신의 일상을 보면서 전문직인 간호사의 일과 비슷하면서도 다름이 많은 것 같다는 생각도 했다. 병에 걸려 아프신 환자분 들을 돌보면서 좋아 지실 때 느끼는 감격스럽고 보람된 감정들은 병든 나무를 살리셨을 때의 보람과 같지 않은가? 라는 생각과 한편으로는 간호사들은 이런 보람된 일들 속에서 얼마나 신체적 · 정신적으로 힘듦이 많은가? 라는 생각, 그리고 나는 과연 간호사로 일을 하면서 어르신처럼 즐거워하며, 행복감을 가지고 일을 했던가? 아니면 의무감 때문에 일을 했던가? 스스로에게 질문을 하면서 어차피 해야 할 일이라면 자신감을 가지고 누군가에게 행복을 선사 하도록 해야겠다는 작은 다짐을 다시금 해 보았다. 그리고 앞으로 간호사라는 직업을 선택하려는 후배들이 본인에게 간호사라는 직업이 정말 맞는지? 나로 인해서 누군가는 행복해 질 수 있는지를 곰곰이 생각해 보고 선택한다면 좋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했다. 그래야 내 삶에 있어서 남이 아닌 내가 주인공이 되어 나의 행복을 위해 주도적으로 삶을 꾸려 나갈 수 있으며 의미 있는 삶을 살 수 있기 때문이다.

오늘도 전문직으로서 열심히 일하고 계신 간호사님들 파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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