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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사, 플러스 스토리

참신한 시각으로 간호사와 함께 호흡합니다.

간호사 24시, 그 story 가 궁금합니다.

간호 업무를 하면서 눈물 나게 감동했던 일들, 동료 간호사의 보석같이 빛나는 아름다운 선행,
무릎을 탁 치게 만들었던 기가막힌 아이디어 활동, 간호사라 행복했던 그 때 그 순간,
우리끼리 通하는 이야기를 나누어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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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품고 있는 작은 수영장 안의 기적

  분만장은 탄생의 축하와 웃음이 가득한 곳이라 생각 할 수 있지만 사실 3차병원 분만장에서는 고위험 산모들의 슬픔을 보게 되는 일이 적지 않다. 재태기간을 잘 연장하여 건강한 아기를 출산하는 경우도 있지만 아기를 잃게 되는 안타까운 사연들도 있다.

 

여러 해 분만장 간호사로 일을 하면서 다양한 사례의 산모들과 신생아들을 만났다. 그 중 특히 더 생각나는 산모가 있다.

 

늦은 나이에 어렵게 첫 임신에 성공한 그 산모는 양수 감소증, 태아 성장지연, 완전 전치태반, 자간전증으로 조산의 위기를 여러 번 겪어야 했다.

양수는 태아의 성장을 확인하는 중요한 지표가 되는데 이런 양수를 엄마가 품고 있는 작은 수영장으로 비유하기도 한다. 233일에 입원한 산모의 자궁 내에는 양수가 거의 없었다. 태아의 체중은 주수에 훨씬 못 미치는 330g에 불과했다. 산모는 입원동안 세 번의 양수 주입술을 시행 받았고 매일 초음파와 태동검사로 세심한 관찰이 필요했다.

 

입원기간이 길어질수록 불안한 태아 상태와 달리 산모와 간호사들의 라포는 더 끈끈해 지면서 정이 쌓여갔다. 검사하러 분만장에 오면 누구나 알아보는 산모가 되었으며 오늘 컨디션은 어떤지 자연스레 안부를 묻고 가벼운 농담으로 웃음 짓기도 했다.

산모와 간호사는 늘 같은 마음이었다. 응급상황이 생기지 않게 해달라고 오늘 하루도 무사히 지나가 재태기간을 더 연장하게 해달라고 늘 기도하는 마음이었다.

 

입원시 불안이 가득한 표정이었던 산모는 상태가 호전되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의료진에게 의지하며 마음의 불안을 조금씩 내려놓고 있었다. 태아도 조금씩이지만 자라고 있었고 주수도 차곡차곡 쌓여가고 있었다.

 

산모와 태아는 조마조마한 고비들을 넘기며 하루하루 63일 이라는 시간을 견뎌냈다. 때론 증상의 호전으로, 때론 의료진의 기대로 견뎌낸 시간들이었다.

 

323일이 되던 날 더 이상 임신을 유지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판단되어 제왕절개 수술을 시행하였고 1.13kg의 아기가 태어났다. 비록 34주는 넘기지 못했지만 330g의 태아가 1.13kg의 신생아로 태어난 것은 입원기간 중 발생했던 여러 가지 위험한 상황을 생각했을 때 기적적인 일이었다. 그리고 분만장 간호사로서 큰 보람을 느낀 사례이기도 했다.

 

산모가 63일이라는 시간을 병원에서 보낸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게다가 하루하루 살얼음판을 걷는 것처럼 아슬아슬한 상황이라면 더 괴로울 것이다. 산모가 불안한 마음을 내려놓고 우리에게 의지해준 것이 재태기간을 조금 더 연장하는데 보탬이 되었다고 믿는다. 환자와 의료진 사이의 라포가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는 소중한 계기가 되었다. 그리고 간호를 함에 환자의 불안한 마음까지 녹일 수 있는 유연함이 필요하며 병을 치료하는 것을 넘어 환자를 돌보는 것이 진정한 간호임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되었다.

 

산모는 행복해야할 임신기간 중 두 달을 병원에서 보냈다. 남들보다 고생한 만큼 더 큰 행복이 가득하기를 바라며 앞으로 펼쳐질 아기의 삶에 건강과 풍요만이 가득하기를 기원한다.


김민정2018-05-10
선생님 너무 멋져요^^
분만장 간호사로서 느낄 수 있는 보람을 선생님 글을 통해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항상 선생님을 응원할께요!! 파이팅
정아름2018-05-12
63일동안 엄마 뱃속에서 잘 버텨준 아가와 그 긴 시간동안 포기하지 않은 산모님과 아가와 산모님을 위해 최선을 다했던 저희 의료진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감동적인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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