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때 진로를 결정하면서 사회복지과에 관심이 있던 중 ‘간호사가 말하는 간호사’라는 책을 본 후 사랑과 봉사를 실천하는 남자 간호사라는 직업에 매료되어 간호학과를 가게 되었고 4년 전 대학을 졸업하면서 종합병원에 입사를 하였습니다.
대학 때 실습하면서 보았던 간호사분들의 모습과 달리 인력부족에 시달려 힘들어하는 상황이 많았습니다. 저도 거의 대부분을 더블 듀티로 일하면서 어느 날 환자나 보호자에게 의무적으로 대하고 있는 저를 보게 되었습니다. 그 후 간호사라는 직업에 회의를 느껴 입사 9개월 때 퇴사를 하고 호주에서 8개월 정도 여행을 하며 나 자신과 이 직업을 선택했던 이유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한국에 들어와 1년 전 현재 일하고 있는 한도병원 혈관시술실에 입사를 하였고 시술 후 시술부위를 지혈하면서 환자들과 짧게는 15분, 길게는 30분 이상 얘기를 하면서 나이드신 환자분들께 인생에 대해 듣고 생각하는 시간이 많았으며 이일을 그만두지 않고 다시 하게 되어 참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어느 날은 할머니 한분이 병원 구조를 잘 몰라서 별관 3층 검진센터를 가셔야하는데 본관 3층 혈관시술실로 오셨습니다. 말귀가 어두우셔서 아무리 설명을 해도 잘 알아듣지 못하셔서 직접 손을 잡고 별관 3층 까지 모셔다 드렸고 할머니께서는 “내 손자 같네. 요새 젊은 사람들은 나이든 사람을 귀찮아하는데...“라고 말씀하시며 제 손을 잡고 연신 고맙다고 하셨습니다. 처음에는 별일 아니라는 생각이 있었지만 귀찮아서가 아니라 진심에서 나오는 행동이야 말로 진정한 선행이 아닐까 생각하게 되는 일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