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3일, 진료협력센터로 발령을 받아 근무를 시작했다. 임상에서 환자를 간호하는 일과는 매우 달랐다. 진료의뢰서를 기반으로 상담을 통한 적절한 진료과 예약, 연고지에서 적절히 치료받을 수 있도록 전원 및 회송의 업무를 담당했다. 처음에는 내가 하는 일이 환자의 안녕과 건강 회복에 큰 기여를 하지 못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한 계기를 통하여 진료협력센터를 바라보는 나의 시선은 매우 달라졌다.
한 전화에 긴장감이 돌았다. “만 1세 환자인데, 폐렴으로 열이 나요. 당일 외래 진료가 가능할까요?”라는 다급한 전화였다. 대학병원에 근무한 간호사라면 알 것이다. 당일로 외래를 잡는 것이 정말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말이다. 소아청소년과에 사실을 알리고 진료를 볼 수 있도록 부탁드렸다. 수화기 넘어 잠깐의 대기 후 “가능합니다. 대신 오후 진료가 없으니, 오전 11시까지는 와야 합니다.”라고 답변이 돌아왔다. 당시 시간은 오전 10시가 넘어가고 있었다.
신속히 의뢰한 병원에 전화를 걸었다. “지금 당장 오실 수 있으세요?! 11시까지는 와서 접수하셔야 합니다!”라는 말에 “지금 당장 출발하겠습니다.”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예약 처리를 하고 환자가 병원에 도착했는지 계속 확인했다. 시간이 흐르고 오후가 되어서 환자가 무사히 외래 진료를 보았고, 입원한 사실을 알게 되었다. 진료를 보기까지 의뢰해 준 병원과 보호자의 심정이 이해되면서 안도감이 들기 시작했다.
모두의 노력으로 환자는 무사히 치료를 받을 수 있었다. 당장 입원해서 담당간호사의 간호를 받겠지만, 그 결실이 있기까지 많은 이들의 노력이 있음을 깨닫게 되었다. 이번 계기로 내가 속한 진료협력센터가 환자의 치료에 핵심 역할을 하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또한, 환자를 직접 보지 않는 부서일지라도 그 작은 노력들이 모여서 ‘건강‘이라는 결실이 됨을 깨달았다.
환자를 직접 간호하지는 않았지만 나는 연결 다리가 되어주었다. 진료협력센터에 더욱 큰 소속감을 느꼈으며, 자랑스러움과 책임감도 느꼈다. 간절한 누군가에게 “지금 당장 오실 수 있으세요?!”라고 안도감과 안정감을 줄 수 있는 진료협력센터 간호사가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