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힘든 일도 있었지만 성취도 많았다. 그래서 행복한 한 해를 보냈다. 그런데 놀랍게도 연말 연초 갑자기 마음이 서서히 무너져 내렸다. 번아웃이 왔다. 에너지가 하나도 없었다. 환자를 잘 돌보려면 나 자신을 먼저 건강히 돌볼 수 있어야 하는데, 하루하루 간신히 버텨내다 울기도 했다. 왜 그럴까 생각해 보니 열심을 냈지만 여전히 변하지 않고 내가 변화시킬 수 없는 현실의 벽이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사각지대로 계속 밀려나는 느낌이 나를 다운시켰다.
그러던 중 인터넷 알고리즘을 통해 접한 쇼펜하우어의 조언이 나를 일으켰다.
좌절할 힘조차 남지 않았다면 자는 것이 최고라는 그의 말에 일주일 동안 최선을 다해 퇴근 후엔 잠을 택했다. 행복을 추구하기보단 내가 피한 불행을 생각하고 감사했다. 그렇게 쉼을 가졌더니 에너지가 조금씩 충전되기 시작했다. 무조건 긍정적인 말로 위로하는 것이 아닌, 인생은 고통이지만 이 고통이 살아갈 힘을 준다는 것을 알려주는 그의 말이 좋았다. 열심히 살았지만 부와 명예는커녕 계속 힘든 일이 연속적으로 올 수 있고, 원래 인생은 갈수록 어려운 이슈투성이다. 기쁨의 근원을 내부에서 찾아야 더욱 행복한 존재가 된다는 것, 나를 불행하게 만드는 것은 나의 생각이라는 것이 새롭게 다가왔다.
나는 행복을 추구해왔고 행복하고 싶었지만 그 이상이 너무 높아서 충족시켜내기가 쉽지 않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여기저기 아프고 체력과 활력이 부족해서 더 힘들었던 것 같다. 쇼펜하우어의 책은 지혜로운 인생의 선배가 어떤 마음가짐과 태도로 삶의 상황을 대해야 할지를 조언해 주는 것 같다. 일희일비하지 말라는 말이 있듯 갑작스러운 기쁨이나 슬픔에도 담담하게 대하며 자신을 찾으라는 말대로 할 것이다. 특히 타인에 대한 나의 태도를 쇼펜하우어의 말대로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쇼펜하우어는 현재의 삶이 만족스럽지 않고, 그래서 살아가는 것이 힘든 것이 정상이라고 말해주어 참 감사하다. 행복하게 산다는 것은 덜 불행하게 사는 것, 참을 정도만큼 산다는 의미로 이해하면 된다고 하는 그의 표현이 참 지혜롭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이재가 한 말, "Rejection is Redirection" 과 흑백요리사 최종 우승자인 최강록씨의 "나야, 재도전!"이 마음에 남는다. 이 말을 좌우명 삼아 실패를 하더라도, "이건 빌드업이야"라는 마인드로 극복해 내야겠다. 무슨 일이든 필요한 시간만큼 이 쌓이는 것이 필요하다. 그래서 속된 말로 “존버”가 답이라고도 한다. 결국 마지막 퍼즐이 맞혀지는 순간이 와야만 우리는 그 시간의 필요성을 이해할 것인데, 그전까지는 이해되지 않더라도 받아들이고 견디는 태도가 필요한 것 같다.
어느덧 2026년의 상반기가 지나가고 있다.
늦었다고 생각지 말고 남은 올해의 결심을 적어본다.
1. 매일 1%씩만 개선하기
- 2002년 월드컵 당시 우리나라 전 국민을 홀렸던 히딩크 국가대표 감독님이 했던 말이기도 하다. 우리 축구팀에겐 월드컵까지 100일이 남았고 오늘부터 1%씩만 개선해도 월드컵이 시작되면 100%가 개선될 것이라고 말하며 국민들을 기대와 신뢰로 이끌었고
실제 국가대표 선수들은 역사에 길이 남을 기량을 보여주었다. 조금씩 조정하고 변화를 추구해 보자.
2. 낙담의 시간을 버티고 중대한 변화점을 맞이하기.
낙담의 시간은 사실 매우 소중한 시간이라는 것을 살다 보니 깨닫는다.
세상엔 버릴게 하나도 없구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아무 변화가 없는 것 같은 순간조차 온 우주가 변화되고 나 또한 달라지고 있었다는 것을 잘 버틴 후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나고 나면 알게 된다. 중대한 변화의 순간을 맞이하기까지 그 외로운 시간, 실패의 감정, 부정적인 감정을 버티고 이겨내야 한다.
3. 목표를 너무 높지 않게 잡자!
나는 목표를 매우 높게 잡는 사람이었다. 그래서 다른 사람보다 큰 성취를 이루어도 만족을 못 했고, 그 결과 번아웃으로 가기도 했다. 작은 목표를 세우고, 그걸 성취한 자신을 칭찬하고 보상하며 격려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사소하고 작아서 하지 않을 수 없는 작은 습관부터 만들고 시작해야 큰일을 이루게 된다.
* 목표를 세울 때 나에게 확인하고 싶은 말
1)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결정
2) 작은 성공들로 스스로에게 증명
4. 나만의 루틴을 정하고, 무엇이든 쉽게, 재밌게, 단순하게 하자
나는 매일 아침 무슨 일이 있어도 침구 정리부터 꼭 하고 있다.
그것은 나를 체계적인 사람, 깔끔하고 주도적인 사람이라는 정체성을 갖게 한다.
이렇게 사소한 것도 못하고 어지르는 사람이 무슨 큰일을 하겠는가?
집안일 잘하는 사람이 바깥일도 잘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바깥일 잘하는 사람은 무슨 일이든 다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렇듯 아주 작은 습관, 나만의 루틴부터 만들고, 몸에 배도록 익히고 내가 되고 싶은 사람의 정체성을 추구하며 성장해 나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