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화기내과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병동의 하루는 예측이 어렵다.
조용하다 싶다가도 갑작스럽게 출혈 환자가 발생하고, 의식 상태 변화 있는 환자, 활력징후 변화에 심정지 상황까지 이어진다. 간성혼수로 하루에도 몇 번씩 의식 변화가 있는 환자, 알코올성 섬망 환자, 위·대장 출혈 환자, 치매 환자까지.. 간호사들은 늘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며 일한다.
어떤 날은 환자가 “불이 났다”라며 119에 신고를 하고, 또 어떤 환자는 “여기 갇혀 있다”라며 112에 신고를 하기도 한다. 잠바 속에 술병을 숨겨 들어오는 환자를 발견하는 일까지 종종 있다.
그럴 때마다 간호사들은 ‘오늘도 쉽지 않겠네.’ 하는 눈빛을 주고받으며 빠르게 움직인다.
환자를 돌보는 일은 많은 인내심을 요구한다. 위험행동을 하는 환자를 만류하며 30분 넘게 쪼그리고 앉아 환자와 눈을 맞추고 이야기를 들어주며 진정시키려는 모습들을 보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게 해도 어쩔 도리가 없을 땐 결국 가족 동의를 얻어 신체 보호대를 적용해야 하는 순간이 오기도 한다. 그 과정에서 발길질 당하거나 물리거나 할큄을 당하는 일도 있다. 그래도 간호사들은 말한다. “환자가 일부러 그런 건 아니잖아요. 괜찮아요.”라고 덤덤하게 말하는 모습을 볼 때면 환자를 안전하게 지켜낸 간호사의 어깨에 드리워진 책임감의 무게가 느껴진다.
한바탕 전쟁이 지나가고 나면 이런 상황들을 안쓰럽게 바라보는 사람도 있지만, 시끄럽다며 불편함을 먼저 표현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렇든 저렇든 간호사들은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묵묵히 또 환자 곁을 지킨다.
아직 사회생활이 익숙하지 않은 20대 초중반의 간호사들에게도 이런 일들은 피해 가지 않고 어김없이 다가온다. 그럴 때면 짠~하고 나타나는 든든한 선임 간호사와 동료들의 지원을 받으며 매일매일 성장한다. 서로를 의지하며 버티고 단단해져가는 모습을 보면 또 그렇게 감동일 수가 없다.
때론 티격태격하기도 하지만, 도움이 필요한 상황에서는 네 환자, 내 환자 없이 / 네 일, 내 일 없이 / 선임과 후임 구분 없이 모두 함께 움직인다. 누가 먼저 말하지 않아도 도움이 필요한 곳으로 손이 모인다. 역시 우리는 한 팀인 거다.
간호사들이 사춘기 아이들처럼 짜증을 내기도 하고, 마음이 상해 뚱한 표정을 짓다가도 환자 앞에서는 마음을 다스리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면 이런 생각이 든다. “이 정도 투정은 내가 들어줘야 되는 게 아닐까” 하면서 또 오늘을 살아간다.
병동의 하루는 매일 바쁘고, 예측할 수 없고, 때로는 전쟁터 같다. 하지만 그 속에서 간호사들이 환자를 향해 내미는 따뜻한 손길과 서로를 향한 배려를 발견한다. 이렇게 좋은 간호사들과 함께 일할 수 있음에 감사함과 든든함을 느낀다. 가천대 길병원 9B병동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