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간호사회, 간호사의 주도적 역할 전환 위한 미래 발전 방향 제시
병원간호사는 전문성을 갖춘 주도적인 의료인
「2025년 병원간호사회·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 공동 정책 심포지엄 – 간호의 현재와 미래: 변화하는 보건의료 환경 속 전문성의 재정립 - 」성료
[서울=병원간호사회] 병원간호사회(회장 홍정희)는 2025년 11월 26일(수)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메디힐홀에서 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회장 김길원)와 공동으로 ‘간호의 현재와 미래: 변화하는 보건의료 환경 속 전문성의 재정립'을 주제로 정책 심포지엄을 열고 병원간호사의 역할 정립을 위한 제도 설계 방안을 논의했다.
최근 보건복지부가 간호법 제정 이후 ‘간호사 진료지원업무 수행에 관한 규칙’ 제정안을 입법예고하며 간호사 역할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지는 가운데, 이번 심포지엄은 현장 간호사들의 목소리를 반영해 미래 간호의 전문성 강화 방향을 제시했다.
병원간호사회 홍정희 회장은 개회사에서 국내외 간호 전문직의 중요성과 기여를 강조했다. 간호사들이 과거 위기 상황에서 환자 안전을 지키며 전문성을 입증했지만, 제도적 발전은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향후 간호사들이 중추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과 지속적인 논의가 필요함을 강조했다.
또한 이번 행사가 단발성 논의로 끝나지 않고 간호사들의 역할 확대와 제도 개선을 위한 지속적이고 단계적인 논의의 출발점이 되기를 바란다고 하였다.
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 김길원 회장은 환영사에서 “간호사가 능동적이고 주체적인 의료인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현장을 이해한 실질적인 정책이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최근 간호법 제정과 진료지원 업무 규칙 마련 등 제도적 변화에도 불구하고 현장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은 점을 지적하며, 심포지엄이 병원간호사의 역할 재정립과 미래 전략을 논의하는 중요한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심포지엄에서는 총 3개의 주제 발표를 통해 병원간호사의 역할 재정립을 위한 다각적인 분석과 제언이 이뤄졌다.

■ 발제: 간호의 역할 정립과 미래 전략
발제 1. 신연희 병원간호사회 재무이사(분당서울대병원 간호본부장)는 ‘변화 대응자에서 전문적 주도자로: 실태 분석 기반 병원간호사의 역할 재정립’을 주제로 간호업무와 진료지원 업무를 모두 포괄하는 균형적 시각에서 병원간호사의 정체성 확립을 역설했다.
신 재무이사는 “병원간호사는 수동적인 상황 대응자에서 진료지원 업무를 간호의 영역으로 흡수하여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 이슈와 함께 가속화된 변화하는 보건의료환경에서 전문성 기반 주도자로 역할 재정립이 필요하며, 이를 위하여 현장에 맞는 구체적인 업무범위 법제화, 임상에 맞는 역할 분류와 전문성에 대한 보상 체계 및 전문간호사의 상급 업무범위 확대를 통한 의료인력자원의 효율적 운영과 같은 제도적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 고 했다.
또한 진료지원 전담간호사의 역할별 교육, 상급 업무의 포괄적 수행이 가능한 임상 경력을 갖춘 전문간호사 양성의 토대가 되는 병원간호사 간호인력관리체계 구축과 전문간호사 양성 교육과정의 개혁을 강조하였다.
발제 2. 장석용 연세대학교 보건대학원 교수는 ‘병원간호 발전을 위한 미래 전략: 역할 고도화와 제도화를 위한 제언’을 통해 대한민국 의료체계의 이원 구조와 제한된 의료 인력 상황을 설명하며, 간호사의 역할 확대와 효율적 업무 분배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장 교수는 과거 등록간호사(RN) 중심의 인력 운영에서 벗어나, 고도화된 간호 역할과 전문성을 기반으로 하는 전문간호사 제도를 핵심 축으로 설정하고, 이에 걸맞은 경력 개발 경로와 법적·제도적 보상체계를 구축해야 한국 의료의 미래에 대비할 수 있다고 제언했다.
장 교수는 간호계가 그동안 간호 전문직(professionalism)에 대한 체계적 논의를 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하며 전문직으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 교육·실습 표준화 ▲ 의학적 판단 교육 강화 ▲ 전문간호사 제도 정비 ▲ 근거 기반 정책 제안 ▲ 역할을 스스로 선언·증명·쟁취하는 노력과 같은 조건들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특히 “미국 NP는 수십 년간 선언–증명–쟁취를 반복해 지금의 위치에 도달했다”며 “한국 간호계도 같은 과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발제 3. 이지현 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 부회장(한국경제신문 기자)은 ‘미디어에 비친 간호사의 역할과 향 후 과제’를 주제로 한 발표에서 “그동안 언론에서는 간호사 관련 뉴스를 간호법 등의 제도 방안이나 갈등, 취업 정보와 같은 단순 보도자료 혹은 미담 중심으로 다뤄 왔으며, 사회적 갈등 사안이 있을 때만 일시적으로 관심이 높아지는 패턴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이어 “간호사의 전문성 강화와 역할 확대가 본격화되는 만큼 이제는 수동적 서비스 제공자가 아닌 능동적 의료행위 책임자이자 생명을 지키는 전문의료인으로 간호사의 모습을 균형있게 보도 해야 한다”고 말했다.

■ 종합 토론: 간호의 미래 전략 과제와 정책 연계 방안
종합토론은 병원간호사회 홍정희 회장과 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 김길원 회장의 공동 좌장 진행아래, 발제자들이 제시한 전문성 기반의 역할 재정립 방향에 대한 현장 및 정책 전문가들의 심층적인 논의가 이어졌다.
문현주 성애병원 간호부장은, 중소병원은 간호 인력 수급이 가장 큰 어려움이며, 특히 신규·경력 간호사가 3차 병원으로 빠져나가 인력 풀이 불안정하다고 지적했다.
레지던트가 없는 구조에서 진료지원간호사에게 업무가 과중되지만 보호 장치는 부족해 번아웃이 심화되고, 이는 병동 인력난과 이직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만든다고 했다. 또한 중소병원은 교육·시스템 인프라가 취약해 신규간호사 교육 부족으로 갈등과 업무 만족도 저하가 발생한다고 설명하면서, 상급기관과 유관 단체가 중소병원의 교육·인력 지원 시스템을 마련해 지속적 관심을 가져줄 것을 요청했다.
최수정 한국전문간호사협회 회장(성균관대학교 임상간호대학 교수)은 한국 의료 환경을 ‘격변’으로 규정하며, 환자를 가장 안전하게 지키는 전문 인력으로 간호사와 전문간호사를 꼽았다. 그는 “지난 1년 동안 전공의 집단 이탈과 의정 갈등 속에서도 중환자실, 응급실, 항암 병동 등 의료 공백을 막은 것은 전문간호사와 간호사였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전문간호사가 단순히 의사를 보조하는 역할을 넘어, 중증 환자 평가, 시술 보조, 경과 기록 작성, 검사 조정, 환자·가족 상담, 다학제 협력 지원 등 고난도 업무를 수행한다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전문간호사가 빠지면 병동 운영이 어렵고, 투입되면 환자 안전이 회복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또한 그는 국내외 사례를 들어 전문간호사의 제도화와 교육 강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싱가포르와 대만에서는 전문간호사 체계를 국가 차원에서 정교하게 운영하며, 환자 안전과 의료 서비스 품질을 제도적으로 확보하고 있다는 점을 언급했다. 발표자는 “한국에서도 전문간호사는 단순 선택이 아닌, 의료 지속 가능성을 결정짓는 핵심 자산”이라며, 팀 기반 진료 체계의 중심으로 전문간호사를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기종 한국환자단체연합회 대표는 간호사의 역할과 중요성을 강조하며, 전문간호사 와 전담 간호사의 제도적 강화 필요성을 역설했다. 안 대표는 “지난 1년 7개월 동안 전공의 부재에도 불구하고 환자 치료가 유지될 수 있었던 것은 간호사 덕분”이라며, 전문간호사가 의료 현장의 핵심 안전망임을 강조했다.
그는 전문간호사와 전담간호사가 단순히 의사를 돕는 존재가 아니라, 환자의 평가와 처치, 가족 상담, 다학제 협력 조정 등 의료 현장의 핵심 기능을 수행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환자의 고통과 불안을 가장 가까이서 이해하고 대응하는 존재는 간호사”라며, 환자 안전과 의료 서비스 연속성 확보에 필수적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안 대표는 전문간호사의 체계적 교육과 제도화, 연구 및 정책 홍보, NGO 참여 등 을 통해 역할과 전문성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환자단체는 이번 논의를 계기로 전문간호사의 법적·제도적 지위를 강화하고, 의료 현장의 핵심 파트너로 인정하는 방향으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하태길 보건복지부 간호정책과장은 간호현장에서 업무 부담과 처우 문제를 강조하면서, 간호사의 전문성을 체계적으로 높이기 위한 제도적 기반과 교육 과정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한 최근 디지털 환경 변화 속에서 빅데이터 등 보건의료 데이터 관리 능력이 경쟁력과 직결된다며, 정책적 관심과 지원 확대를 당부했다. 그는 “전문성을 높이는 체계적 교육과 연구 기반 마련이 향후 의료 발전과 환자 안전 강화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함께 참석한 고혁준 보건복지부 사무관은 '간호사 진료지원업무 수행에 관한 규칙' 입법예고 의견 수렴에 대해 "상당히 많은 의견이 들어와 정리 중이며, 변경의 여지는 항상 있다"고 언급하며 병원 현장과 당사자의 의견을 우선적으로 고려하여 정책에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홍석경 서울아산병원 중환자∙외상외과 교수는 중환자실 의료 현장에서 의사와 간호사의 역할 및 전문성, 책임 문제를 중심으로 의견을 피력하였다. 중환자 치료 과정에서 환자 상태 모니터링과 장기 돌봄, 보호자 교육 등 의료 행위 외의 영역에서 간호사의 기여가 크다고 평가하면서, 이러한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 의료진 전체의 전문성과 체계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하였다.
홍 교수는 의료과실과 책임 문제에도 주목하였다. 중환자 치료 과정에서 초기 평가와 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환자의 상태가 급격히 악화될 수 있으며, 그 책임은 주로 의료진에게 돌아가기 때문에 업무 수행 과정에서 충분한 준비와 교육이 필수적임을 강조하였다.
또한 의료 환경 변화와 병원 내 인력구조 문제에도 언급하며, 전공의 공백이 큰 병원일수록 의료진 부담을 감당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는 향후 중환자실 시스템 개선과 의료진 교육, 전문성 강화 방안에 대해 지속적인 논의와 협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규빈 뉴스1 기자는 간호 정책과 현장의 괴리에 대한 심도 있는 분석을 제시했다. 김 기자는 “간호인력 부족 문제와 이직률 등 현장의 데이터는 쌓이지만, 정책 설계에는 거의 반영되지 않는다”고 지적하며, 현장 간호사들이 보유한 정밀한 근무·환자 데이터가 정책의 언어로 전환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의사 인력 수급 위원회와 비교해 간호 인력 추계 모델이 부재하고, 정식 위원회 출범도 2027년에 예정되어 있어서 현장과 정책 간 시차가 크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금 중요한 것은 규제가 아니라 공통 기준과 수칙 마련”이라며, 현장 데이터를 정제·공론화하고 이를 바탕으로 정책을 설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향후 방향
이번 심포지엄은 간호사를 수동적인 대응자가 아닌 전문성과 역량을 갖춘 주도적인 의료인으로 재조명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발제자들은 한국 보건의료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간호 인력 관리 체계를 재편하고, 상급 간호 업무에 대한 명확한 법적 지위와 보상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핵심임을 강조했다. 또한, 간호계 내부의 전문성 고도화 노력과 함께, 국민과 미디어가 간호사를 전문적인 파트너로 인식할 수 있도록 전략적인 대국민 소통이 병행되어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 병원간호사회는 이번 심포지엄에서 논의된 내용을 바탕으로 간호사의 역할 재정립 및 전문성 강화를 위한 정책 제언을 지속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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