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수술간호팀에서 일했던 19년차 간호사입니다. 첫 아이가 학교 입학 할 즈음 육아휴직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복직을 결정하고 복직할 부서가 정해졌는데 병동간호 1팀 61병동(일반외과) 이었습니다. 처음 복직을 앞두고 밤잠을 설쳤던 기억이 납니다. 셋째 아이의 작은 손을 놓고 다시 병동의 문을 들어서던 발걸음은 묵직했고, ‘내가 과연 다시 이 빠르고 가파른 흐름을 따라갈 수 있을까?’하는 두려움이 마음 한구석에 짙게 깔려 있었습니다. 생소한 화면의 전산 시스템, 낯설어진 약어와 시술 절차들, 그리고 여전히 숨 가쁘게 돌아가는 3교대의 톱니바퀴 속에서 저는 한동안 마음만 급한 이방인 같았습니다. 하지만 그 막막했던 시간들을 채워준 것은 다름 아닌 수선생님, 병동 선생님들의 따뜻한 손길이었습니다. 바쁜 와중에도 질문 하나하나에 다정하게 답해주시던 눈빛, “선생님, 천천히 하셔도 돼요” 라며 슬그머니 내 몫의 인계나 처치를 도와주던 손길, 그리고 오랜만에 돌아온 저를 잊지 않고 반갑게 안부를 물어주던 그 친근한 말 한마디가 저에게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큰 버팀목이 되었습니다.
‘내가 과연 이전처럼 다시 제 몫을 해낼 수 있을까’ 하는 무거운 걱정들이 마음을 짓눌렀습니다. 빠른 속도로 변해버린 업무 환경과 여전히 긴장감 넘치는 3교대의 흐름 속에서 저는 한동한 조바심을 떨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그 막막하고 가빠진 한숨 끝에 늘 든든하게 서계셨던분은 수간호사 선생님이셨습니다. 워킹맘으로서 겪게되는 현실적인 고충과 체력적인 부담을 누구보다 깊이 이해해 주시고, 병동 적응 과정에서 제가 위축되지 않도록 배려해 주신 세심한 지도 덕분에 저는 비로소 마음을 짐을 내려놓고 다시 간호사로서 바로 설수 있었습니다. 바쁘고 다급한 병동 현장속에서도 늘 중심을 잡아주시는 선생님의 리더십과 부서원 한사람 한사람의 사정을 묵묵히 품어주시는 따뜻한 품을 보며 간호사로서뿐만 아니라 인생의 선배로서도 참 많은 것을 배우게 됩니다. 선생님께서 건네주신 묵묵한 믿음과 온기가 없었다면 복직 후의 이 시간들이 훨씬 고되고 외로웠을 것입니다. 보내주신 배려와 따뜻한 가르침을 잊지 않겠습니다.
대학병원 병동이라는 곳이 얼마나 고되고 한사람 한사람의 몫이 무거운지 잘 알기에, 저의 서툼과 부재로 인해 동료 선생님들이 짊어졌을 짐을 생각하면 늘 미안하고 감사한 마음이 교차합니다. 쉼 없이 울리는 알람 소리와 긴장감 넘치는 환자 간호 속에서도, 서로의 어깨를 토닥여주는 선생님들이 계셨기에 저는 비로소 다시 ‘간호사’로서의 제 자리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육아휴직이라는 긴 여행을 마치고 돌아와 보니, 병동의 동료들은 단순히 함께 일하는 사람을 넘어 제 일상을 지탱해 주는 고마운 울타리였음을 깨닫습니다. 보내주신 배려와 응원을 마음 깊이 기억하겠습니다. 이제는 저 역시 서서히 손발을 맞추어 가며, 누군가 지쳤을 때 든든하게 어깨를 내어줄 수 있는 동료가 되겠습니다.
바쁜 근무 속에서도 늘 건강 잘 챙기시길 바라며, 함께하는 매 순간마다 깊은 감사와 존경을 전합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