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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사, 플러스 스토리

참신한 시각으로 간호사와 함께 호흡합니다.

간호사 24시, 그 story 가 궁금합니다.

간호 업무를 하면서 눈물 나게 감동했던 일들, 동료 간호사의 보석같이 빛나는 아름다운 선행,
무릎을 탁 치게 만들었던 기가막힌 아이디어 활동, 간호사라 행복했던 그 때 그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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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를 주사실 밖에서도 기억하는 간호

 

저는 경북대학교병원 항암주사실에서 근무하고 있는 24년차 간호사입니다.

오랜 시간 간호사로 일하면서 처음에는 주어진 업무를 정확하게 해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경력이 쌓일수록 환자의 입장에서 한 번 더 생각해 보는 것이 간호에서 얼마나 중요한지 느끼게 됩니다.

항암주사실에서 근무하면서 특히 신경 쓰이는 부분 중 하나가 정맥주사입니다.

항암제는 고위험 약물이기 때문에 투여 과정에서 세심한 관찰이 필요합니다. 주사부위에 통증이나 발적, 부종 등이 나타나거나 정맥염이 발생한 경우에는 환자의 상태를 지속적으로 확인하고 필요한 간호를 시행해야 합니다.

주사실에 있을 때는 환자의 상태를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환자가 주사실을 떠나면 상황이 달라집니다.

어느 순간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환자가 주사실을 나간 후에는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특히 주사부위에 이상반응이 있었던 환자라면 집에 돌아가서도 걱정이 클 것입니다. 간호사에게는 익숙한 증상일 수 있지만 환자에게는 작은 변화 하나도 불안하게 느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주사실에서 필요한 간호를 하고 환자를 보내는 것으로 끝내기보다는, 이후의 상태도 외래와 함께 이어서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주사실과 외래를 연결하다

처음에는 주사부위에 이상반응이 있는 환자가 발생하면 외래에 관련 내용을 전달하고 필요한 경우 서로 연락하는 정도였습니다.

그러다 환자의 상태를 사진으로 남겨 경과를 비교하고, 어떤 간호를 시행했는지, 환자가 느끼는 통증이나 불편감은 어떤지까지 함께 공유하면 더 정확하게 환자를 파악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주사실과 해당 외래가 환자의 상태를 공유할 수 있는 소통방을 만들었습니다.

환자의 개인정보 보호에 유의하면서 필요한 범위 내에서 주사부위 이미지, 증상 정도, 시행한 간호 내용, 환자의 불편감이나 심리 상태 등을 공유했습니다. 이후 상태가 변화하면 그 내용도 다시 전달했습니다.

처음에는 단순한 정보 공유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해보니 환자를 보는 데 여러 가지 도움이 되었습니다.

외래에서는 이전에 어떤 상황이 있었는지 다시 확인하지 않아도 환자의 상태를 파악할 수 있었고, 주사실에서도 이후 경과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전화로 같은 내용을 반복해서 설명하는 일도 줄어들었습니다.

무엇보다 주사실과 외래가 한 명의 환자를 함께 보고 있다는 느낌이 생겼습니다.

 

환자에게도 작은 안심이 되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은 환자의 불안이었습니다.

주사부위에 이상이 생긴 환자는 증상 자체도 힘들지만, ‘앞으로 괜찮아질까?’라는 걱정도 큽니다.

“주사실에서 확인한 내용은 외래에서도 알고 있습니다.”

“현재 상태를 계속 확인하고 있습니다.”

라고 설명해 드리면 조금 안심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우리가 한 일은 사진 한 장을 공유하고, 간호 내용을 전달하고, 상태가 달라지면 다시 알려주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환자에게는 ‘내 상태를 의료진이 계속 살펴보고 있구나’​라는 느낌을 줄 수 있었습니다.

저는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24년차 간호사로서 배운 것

24년 동안 간호사로 근무하면서 많은 환자를 만났지만, 이번 경험을 통해 간호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간호사에게 항암치료와 주사는 매일 반복되는 업무이지만 환자에게는 그렇지 않습니다. 특히 항암치료를 받는 환자에게 주사부위의 작은 변화는 큰 걱정이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익숙하게 생각하는 것과 환자가 느끼는 것은 다를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주사실에서 발견한 작은 변화가 외래로 전달되고, 외래에서 확인한 내용이 다시 주사실로 이어지는 과정은 아주 작은 변화였습니다.

하지만 그 작은 연결이 환자의 상태를 보다 연속적으로 확인하게 해주었고, 부서 간 업무도 조금 더 효율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게 했습니다.

거창한 시스템을 만든 것도, 특별한 장비를 사용한 것도 아닙니다.

그저 “환자가 주사실을 나간 뒤에도 우리가 할 수 있는 간호가 무엇일까?”​라는 질문에서 시작했습니다.

24년차 간호사가 된 지금 저는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것만이 좋은 간호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매일 반복되는 업무 속에서 환자의 불편을 하나 발견하고, 그것을 조금이라도 줄일 방법을 찾는 것.

그리고 내가 한 간호가 다음 간호로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 있도록 연결해 주는 것.

그 또한 현장에서 할 수 있는 중요한 간호라고 생각합니다.

환자가 주사실을 나간다고 해서 간호가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주사실에서 시작한 작은 관심이 외래로 이어지고, 다시 환자에게 돌아갈 때 비로소 환자를 중심으로 한 간호가 이어진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앞으로도 거창한 변화보다는 매일 만나는 환자의 작은 불편을 그냥 지나치지 않는 간호사로 남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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