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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사, 플러스 스토리

참신한 시각으로 간호사와 함께 호흡합니다.

간호사 24시, 그 story 가 궁금합니다.

간호 업무를 하면서 눈물 나게 감동했던 일들, 동료 간호사의 보석같이 빛나는 아름다운 선행,
무릎을 탁 치게 만들었던 기가막힌 아이디어 활동, 간호사라 행복했던 그 때 그 순간,
우리끼리 通하는 이야기를 나누어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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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닿았습니다.

 

부서이동을 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나는 아직 소아 환자를 간호하는 것도, 재활 환자를 만나는 것도 익숙하지 않다. 성인 환자와는 다른 소아 환자의 특성과 재활 환자에게 필요한 간호를 하나씩 배워가는 중이다. 낯선 환경에서 하루하루 적응해 가던 어느 날, 나에게 간호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해 준 한 아이와 어머니를 만났다.

그 아이는 만 5세로, 뇌성마비(Cerebral Palsy) 강직성 사지마비를 앓고 있었다. 폐렴으로 입원한 아이는 입으로 음식을 먹을 수 없어 PEG를 통해 영양을 공급받고 있었고, 스스로 가래를 뱉어내지 못해 흡인 간호가 필요했다. 폐렴으로 인해 산소포화도가 잘 유지되지 않아 산소를 공급받고 있었으며, 열도 계속 나는 상태였다.

그날은 나이트 근무였다.

입원 전부터 아이를 돌봐 온 어머니는 아이에게 필요한 간호를 누구보다 잘 알고 계셨다. 영양 공급부터 흡인까지 어머니가 직접 해내고 계셨고, 아이의 작은 변화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며 밤새 곁을 지키셨다. 오랜 시간 아이를 돌봐 온 어머니에게는 익숙한 일이었겠지만, 처음 그 모습을 마주한 나에게는 낯설고도 안타까운 장면이었다.

나는 아이의 상태를 계속 살폈다. 열을 재고, 산소포화도를 확인하며, 어머니가 흡인을 하실 때 곁에서 산소포화도가 잘 유지되는지 지켜보았다. 혹시 내가 더 도울 수 있는 일이 있을까 싶어 어머니께 필요한 것이 없는지 여러 번 여쭤보기도 했다.

하지만 밤새 아이를 돌보면서도 내가 해줄 수 있는 일이 많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는 여전히 열이 나고 산소포화도도 불안정했다. 아이가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며 마음이 무거웠고, 밤새 아이 곁을 지키는 어머니를 바라보면서도 내가 해드릴 수 있는 것이 많지 않다는 사실이 답답하게 느껴졌다.

그렇게 밤을 보내고 퇴근하는 길, 마음이 무척 우울했다. 간호사로서 내가 더 해줄 수 있는 일이 있었을 텐데, 그러지 못한 것 같아 마음 한구석이 무거웠다. 아이가 아픈 것도 안타까웠지만, 아이를 위해 밤새 애쓰는 어머니의 모습을 보면서도 충분히 힘이 되어 드리지 못했다는 생각이 나를 더욱 힘들게 했다.

나 역시 아이를 키우는 엄마다. 내 아이가 며칠만 아파도 마음을 졸이고 작은 변화 하나에도 전전긍긍하게 된다. 그런 내가 아픈 아이를 바라보며 밤새 마음을 졸였는데, 오랜 시간 아이를 돌봐 온 어머니의 마음은 어떠했을까. 아이가 아파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힘드셨을까. 그 마음을 생각하니 더욱 가슴이 먹먹해졌다.

그리고 다음 날, 다시 나이트 근무를 위해 출근했다.

다행히 아이의 상태는 전날보다 많이 호전되어 있었다. 안도하는 마음으로 병실 라운딩을 하던 중, 아이의 어머니가 나를 보며 말씀하셨다.

 

“선생님, 어제 밤에 많이 고생하셨어요. 정말 고마웠어요.”

그 말을 듣는 순간, 마음이 울컥했다.

나는 아이에게 특별히 해준 것이 없다고 생각했다. 어머니가 대부분의 간호를 직접 하셨고, 나는 그 곁에서 상태를 확인하고 필요한 것이 없는지 살폈을 뿐이었다. 그런데 어머니는 내가 밤새 함께했던 시간을 기억하고 계셨다. 내가 아이 곁을 지키고, 어머니의 곁에서 작은 도움이라도 드리려 했던 그 마음이 어머니에게 닿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병실을 나서면서 한동안 마음이 먹먹했다. 내가 해준 것이 없다고 생각했던 그 밤이 누군가에게는 고마운 시간으로 기억될 수 있다는 사실이 참 따뜻하게 다가왔다.

간호는 내가 무언가를 능숙하게 해내고, 눈에 보이는 결과를 만들어 내는 것만이 전부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때로는 환자의 곁을 지키며 작은 변화를 살피는 일, 보호자의 힘든 마음을 헤아리고 필요한 것이 없는지 먼저 물어보는 일도 간호의 중요한 부분일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아직 소아 환자도, 재활 환자도 익숙하지 않다. 앞으로도 낯설고 어려운 순간들을 만나게 될 것이다. 하지만 그날 밤 아이와 어머니 곁에서 보낸 시간은 내가 어떤 간호사가 되어야 할지 다시 생각하게 해 주었다.

내가 해줄 수 있는 일이 많지 않다고 느껴지는 순간에도, 환자와 보호자의 곁을 지키는 마음만큼은 잃지 않고 싶다. 내가 건넨 작은 관심과 따뜻한 말 한마디가 누군가에게 힘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하며, 앞으로도 환자와 보호자의 마음에 닿는 간호를 해 나가고 싶다.

그날 어머니의 “고마웠어요”라는 한마디는 지금도 내 마음속에 오래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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