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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사, 플러스 스토리

참신한 시각으로 간호사와 함께 호흡합니다.

간호사 24시, 그 story 가 궁금합니다.

간호 업무를 하면서 눈물 나게 감동했던 일들, 동료 간호사의 보석같이 빛나는 아름다운 선행,
무릎을 탁 치게 만들었던 기가막힌 아이디어 활동, 간호사라 행복했던 그 때 그 순간,
우리끼리 通하는 이야기를 나누어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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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치지 않고, 계속할 수 있도록

“선생님, 혈당이 너무 좋아졌어요. 체중 조절도 하고, 열심히 노력하고 있어요.”

환자의 밝은 목소리를 듣는 순간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났다. 그리고 이어진 한마디.

“선생님이 동기부여를 해주셔서 하나씩 바꿀 수 있었어요. 선생님 덕분이에요. 고마워요.”

그 말을 듣는 순간, 교육간호사로서 느끼는 보람이 무엇인지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다.

나는 외래 간호사로 16년을 근무했고, 지금은 교육간호사로 일하며 당뇨병교육자로 환자들을 만나고 있다. 당뇨병은 하루 이틀 관리한다고 끝나는 질환이 아니다. 매일 먹는 음식을 선택해야 하고, 운동을 해야 하고, 혈당을 확인해야 하고, 약물이나 인슐린을 관리해야 한다. 좋은 방법을 알고 있다고 해서 매일 실천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처음에는 의욕적으로 시작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지치기도 하고, 한 번의 실패에 포기하고 싶어지기도 한다. 그래서 당뇨병 교육을 하면서 나는 점점 한 가지 질문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게 되었다.

‘이 환자가 오늘 배운 것을 내일도, 한 달 뒤에도 계속할 수 있을까?’

기억에 남는 한 환자가 있다. 여러 가지 방법을 시도했지만 생각만큼 혈당 조절이 잘되지 않았던 환자였다. 연속혈당측정기도 사용해 보고, 새로운 방법도 경험해 보았지만 쉽게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다. 나는 환자에게 더 많은 것을 설명하기보다 먼저 이야기를 들었다. 무엇이 어려운지, 무엇을 바꾸고 싶은지, 그리고 지금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 모든 것을 한꺼번에 바꾸려고 하지 않았다. 연속혈당측정기를 활용해 혈당의 변화를 직접 보고, 먹은 음식과 식사 내용을 기록하면서 자신의 생활과 혈당이 어떻게 연결되는지 함께 살펴보았다.

“이걸 먹었을 때 혈당이 이렇게 변했네요.”

“그럼 다음에는 어떻게 해보면 좋을까요?”

나는 정답을 정해주기보다 환자가 스스로 답을 찾아갈 수 있도록 옆에서 함께 고민했다. 그리고 작은 목표부터 시작했다. 한 번에 완벽하게 바꾸는 것이 아니라 하나를 바꾸고, 그 변화를 확인하고, 다시 하나를 바꾸는 것. 잘되는 날도 있고 잘되지 않는 날도 있었다. 하지만 잘하지 못한 날을 실패라고 생각하지 않으려고 했다.

“괜찮아요. 다시 해보면 돼요.”

당뇨병은 오랫동안 함께 관리해야 하는 질환이기 때문이다. 지치지 않고 계속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게 환자와 하나씩 변화를 만들어가는 시간이 쌓였다. 그리고 어느 날 환자가 다시 외래에 왔다. 혈당이 좋아져 있었다. 무엇보다 환자의 표정이 달라져 있었다. 환자는 자신의 식사와 혈당의 변화를 이야기하고, 앞으로 어떻게 관리해 나갈지도 스스로 이야기했다. 그리고 말했다.

“선생님, 혈당이 너무 좋아졌어요. 체중 조절도 하고, 열심히 노력하고 있어요.”

그 말을 듣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기뻤다. 그런데 환자는 다시 말했다.

“선생님이 동기부여를 해주셔서 하나씩 바꿀 수 있었어요. 선생님 덕분이에요. 고마워요.”

그 순간 나는 생각했다. 내가 환자의 혈당을 대신 관리해 준 것은 아니다. 변화를 선택한 사람도 환자였고, 매일 실천한 사람도 환자였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환자가 지치지 않도록 옆에서 함께 걸어주고, “한 번에 다 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말해주고, 작은 변화도 의미 있는 변화라고 격려해주는 것. 그것이 내가 할 수 있는 간호였다. 교육간호사로 일하면서 나는 ‘교육’의 의미도 조금씩 다르게 생각하게 되었다. 많이 알려주는 것이 좋은 교육이라고만 생각하지 않는다.

환자가 교육실을 나간 뒤에도 자신의 삶 속에서 실천할 수 있어야 하고, 힘든 날에는 다시 시작할 수 있어야 하며, 언젠가는 간호사의 도움 없이도 스스로 자신의 건강을 관리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나는 환자에게 의존을 만드는 간호보다 스스로 설 수 있도록 돕는 간호를 하고 싶다. 정답을 대신 알려주는 사람이 아니라 스스로 답을 찾을 수 있도록 돕고, “이렇게 하세요”라고 끝내는 사람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계속할 수 있을까요?” 를 함께 고민하는 간호사가 되고 싶다. 16년 차 간호사인 지금도 환자에게서 배운다. 사람을 변화시키는 것은 거창한 말이나 한 번의 강한 결심이 아닐 수 있다는 것을. 작은 목표 하나가 시작이 되고, 짧은 격려 한마디가 다시 해볼 힘이 되고, 스스로 만들어낸 작은 성공 하나가 다음 변화를 만들어낸다는 것을. 그래서 앞으로도 나는 환자와 함께 작은 변화를 찾아가고 싶다. 빨리 가는 것보다 오래 갈 수 있는 방법을 함께 찾고 싶다. 완벽하게 해내도록 다그치기보다, 잠시 멈추더라도 다시 시작할 수 있도록 곁에 있고 싶다. 그리고 언젠가 환자가 나를 찾아와 “선생님, 이제는 제가 알아서 잘하고 있어요.” 라고 말할 수 있다면 좋겠다. 그때 나는 조용히 웃으며 생각할 것 같다.

‘그래, 잘 해냈구나. 내가 아니라 당신이 해낸 거예요.’

처음에는 작은 변화 하나를 함께 시작했지만, 결국 자신의 건강을 돌보고 변화를 이어간 사람은 환자였다. 그래서 나는 앞으로도 환자에게 무언가를 대신해주는 간호사보다는, 환자가 스스로 해낼 수 있도록 믿어주고 기다려주는 간호사가 되고 싶다.

한 번에 모든 것을 바꾸지 않아도 괜찮다고, 조금 늦어도 괜찮다고, 잠시 멈추더라도 다시 시작하면 된다고 말해주는 간호사. 그렇게 환자가 지치지 않고 자신의 삶 속에서 건강관리를 이어갈 수 있도록 곁을 지켜주는 것. 그것이 16년 차 간호사인 내가 앞으로도 계속하고 싶은 간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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