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과 병동은 늘 울음소리와 함께 시작합니다.
입원이라는 낯선 공간이 무서워 엄마 품에서 눈물을 쏟는 아이, 주사가 무서워 작은 손으로 얼굴을 가리는 아이, 열 때문에 축 처진 채 엄마 품에 안겨 있는 아이. 그리고 그런 아이를 바라보며 혹시 큰 병은 아닐까 밤새 마음을 졸인 보호자의 걱정 어린 눈빛.
그 작은 울음과 한숨이 모여 소아과 병동의 하루가 시작됩니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병동은 울음으로만 채워지는 곳은 아닙니다.
처음에는 파란 옷만 봐도 저 멀리서부터 울음을 터뜨리던 아이가 며칠 뒤에는 먼저 손을 흔들어 줍니다. 무섭다며 엄마 품에 얼굴을 파묻던 아이는 어느새 제 눈을 마주 보며 수줍게 '씩' 웃어 보입니다. 뽀로로 스티커 하나에 세상을 다 가진 듯 기뻐하고, "우리 ○○이 정말 용감했네. 씩씩하네."라는 작은 칭찬 한마디에 금세 용기를 내는 아이들의 모습에서 오히려 우리가 더 큰 힘을 얻습니다.
너희는 참 신기합니다.
그렇게 울고 힘들어하던 아이가 퇴원하는 날에는 언제 그랬냐는 듯 환하게 웃으며 손을 흔들어 줍니다. 서툰 글씨지만 한 글자 한 글자 정성을 담아 쓴 편지 한 장은 우리를 울게도 하고, 다시 힘내게도 합니다.
우리는 너희에게 약을 주고 치료를 하지만, 사실은 너희가 우리에게 더 많은 것을 가르쳐 줍니다.
용기란 무엇인지, 웃음이 얼마나 큰 힘을 가졌는지, 그리고 작은 따뜻함 하나가 누군가의 하루를 얼마나 환하게 비출 수 있는지를 말입니다.
누군가는 소아과 병동을 울음이 많은 곳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우리에게 이곳은 울음보다 웃음이 더 오래 기억에 남는 곳입니다.
오늘도 우리는 작은 혈관을 찾기 위해 조심스레 아이들의 손을 잡고, 무서움을 조금이라도 덜어주기 위해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따뜻한 이야기를 건넵니다. 아프지 않게 해 줄 수는 없지만, 덜 무섭게는 해 줄 수 있다는 마음으로, 그리고 너희가 하루빨리 건강을 되찾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하루를 시작합니다.
작은 천사들.
언젠가는 병원에서의 기억이 희미해져도 괜찮습니다. 다만 그 시간 속에 아픔과 두려움만 남는 것이 아니라, 너희를 진심으로 응원하고 건강해지기를 간절히 바랐던 사람들이 있었다는 따뜻한 기억도 함께 남았으면 좋겠습니다.
병원이 무서운 곳이 아니라, 아플 때마다 다정한 손길과 따뜻한 미소를 건네던 사람들이 있었던 곳으로 기억되기를 바랍니다.
오늘도 우리는 너희의 눈물을 닦아주고, 너희의 웃음을 기다립니다.
그리고 그 웃음 하나로 다시 내일을 살아갈 힘을 얻습니다.
소아과 병동은 아이들을 치료하는 곳이기도 하지만, 작은 천사들에게 매일 사랑과 용기를 배우는 곳이기도 합니다.
오늘도 우리는 너희를 돌보지만, 결국은 너희에게 위로받으며 집으로 돌아갑니다.
고마워, 작은 천사들.
너희가 웃어 주는 오늘이, 우리에게도 가장 따뜻한 하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