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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사, 플러스 스토리

참신한 시각으로 간호사와 함께 호흡합니다.

간호사 24시, 그 story 가 궁금합니다.

간호 업무를 하면서 눈물 나게 감동했던 일들, 동료 간호사의 보석같이 빛나는 아름다운 선행,
무릎을 탁 치게 만들었던 기가막힌 아이디어 활동, 간호사라 행복했던 그 때 그 순간,
우리끼리 通하는 이야기를 나누어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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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나의 선택, 그리고 생명의 무게

내시경실로 출근하는 길, 누군가 제 소매를 조심스레 붙잡았습니다. “그때 그 선생님 맞으시죠?” 환한 미소를 지으며 저를 반겨주시는 분은 예전 영상 촬영실에서 작은 체구로 헌신적인 봉사를 하시던 봉사자분이셨습니다. 150cm가 채 되지 않는 키에 42kg의 가냘픈 몸. 그분을 절대 잊지 못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1주일 전 내시경검사를 하러 온 본원 자원봉사자, 작은 체구로 진정내시경이 가능할까? 라는 의문점부터 왠지 모를 찜찜함이 스쳤습니다. 의료진만이 느끼는 일종의 직감이었을까요.

조심스럽게 산소를 공급하며 진정 약물을 천천히 투여하던 그 찰나, 불길한 예감은 현실이 되었습니다. 환자의 얼굴에 순식간에 청색증이 번졌고, 모니터의 산소포화도 수치는 급격히 곤두박질쳤습니다. 이내 멎어버린 맥박. 저는 망설임 없이 환자의 가슴 위로 손을 올렸습니다.

심장마사지를 하고 해독제를 투여하니 깨어난 환자. 동료들의 도움과 간절함이 통했을까, 다행히 환자의 의식이 돌아왔습니다.

안심하며 침대에서 내려와 숨을 고르다 문득 제 뱃속에서 자라고 있는 12주 된 아기가 떠올랐습니다. '아기야, 엄마 좋은 일 했지? ' 라며 배와 가슴을 쓸어내렸습니다.

모든 검사를 중단하고 회복실에서 환자의 곁을 지키는 내내 다리가 후들거렸습니다. 동료들은 환자뿐만 아니라 제 뱃속의 아기까지 걱정하며 다독여주었지요. 무사히 영상 촬영까지 마치고 귀가하는 환자의 뒷모습을 보며, 그제야 저는 참았던 숨을 길게 내뱉었습니다.

사실 이번이 처음은 아니었습니다. 내시경실에서 근무하며 진정 약물로 인한 심정지 환자를 두 번이나 마주했고, 두 번 모두 제 손으로 심장 마사지를 시작했습니다. 감사하게도 두 분 모두 아무런 건강하게 퇴원하셨지요.

첫 번째 환자도, 그리고 오늘의 이 환자분도 잊지 않고 저를 찾아와 말씀하십니다. “정말 고마워요. 덕분에 잘 지내고 있어요.”

거창한 수식어가 없는 그 담백한 한마디가 제 가슴에는 어떤 훈장보다 무겁고 따뜻하게 남습니다. 사실 저뿐만 아니라 그 어떤 의료진이라도 그 상황에선 몸이 먼저 반응했을 것입니다. 우리는 모두 생명을 지키겠다는 약속 하나로 이 자리에 서 있는 사람들이니까요.

지금도 원내에 코드 블루(Code Blue)’ 방송이 울려 퍼지면 저는 잠시 손을 모읍니다. ‘부디 살아주세요. 건강하게 퇴원해 주세요.’

병원에서 근무하는 사람이 할 말은 아닐지도 모르지만, 저는 가끔 이런 꿈을 꿉니다. 내일 당장 내 일자리를 잃어도 좋으니, 아픈 사람들이 더 이상 오지 않는 세상이 되기를. 모든 이들이 그저 평범하고 건강한 하루를 누리기를 말입니다.

오늘도 저는 생명의 무게를 손끝에 새기며, 내시경실의 불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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