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부모님께 전하는 사랑의 편지
“부모님께 마지막으로 따뜻한 말을 건넨 게 언제였을까?”
늘 누군가를 돌보는 삶을 살아가지만, 정작 가장 가까운 가족에게는 무심해질 때가 있습니다.
환자의 작은 변화에도 마음을 쓰면서도 부모님께는 “식사는 하셨어요?”라는 짧은 안부조차 미루게 되는 날들.
간호사라는 이름으로 살아가는 우리는 그렇게 바쁜 하루를 반복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올해 간호사의 날에는 조금 특별한 시간을 준비했습니다.
가정의 달 5월을 맞아 ‘사랑하는 부모님께 전하는 사랑의 편지’ 행사를 진행하게 된 것입니다.
이번 행사는 평소 표현하지 못했던 감사와 사랑의 마음을 부모님께 직접 전해보자는 마음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사랑의 편지 공모를 통해 선정된 13가족을 모시고 한강 크루즈와 디너 행사를 준비했고, 부모님과 함께하는 자리인 만큼 작은 부분 하나까지도 정성을 담아 준비했습니다.
행사를 앞두고 걱정도 많았습니다.
좋은 추억으로 남겨드리고 싶은 마음이 컸기 때문입니다.
특히 예상치 못한 변수들도 있었습니다.
원래는 한강 야경을 바라보며 선상에서 식사를 진행할 예정이었지만, 행사 직전 크루즈 운영 일정 변경으로 인해 장소를 옮겨 식사를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아쉬운 마음도 있었지만, 오히려 더 편안한 공간에서 가족들이 오롯이 서로에게 집중할 수 있었고, 덕분에 더 따뜻하고 깊은 시간이 되었습니다.
행사 당일에는 비까지 내렸습니다.
맑았던 하늘은 오후부터 흐려졌고, 크루즈를 이용하는 동안에도 빗방울이 이어졌습니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행사가 이어질수록 사람들의 웃음소리는 더 커졌고, 부모님과 자녀가 마주 앉아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은 빗소리마저 따뜻하게 느껴지게 했습니다.
행사에서는 참석한 가족들을 한 분 한 분 소개하며 서로의 소중함을 나누었습니다.
부모님 가슴에는 카네이션을 달아드렸고, 간호사들이 직접 작성한 손편지를 전하는 시간도 마련했습니다.
몇 편의 편지를 함께 읽어보려 했지만 모두 수줍은 미소와 함께 정중히 손사래를 치셨습니다.
대신 각자의 자리에서 조용히 편지를 읽고 마음을 전했습니다.
누군가는 눈시울을 붉혔고, 누군가는 말없이 부모님의 손을 꼭 잡았습니다.
많은 말이 오가지 않아도 충분히 마음이 전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우리는 늘 누군가의 보호자 곁에서 위로를 건네는 일을 합니다.
하지만 이날만큼은 우리 역시 누군가의 딸이고 아들이었고, 부모님의 가장 소중한 가족이었습니다.
간호사회 활동은 때로 많은 고민과 책임이 따르지만, 이런 순간들을 마주할 때면 그 모든 시간이 큰 보람으로 다가옵니다.
이번 행사를 통해 다시 한번 깨달았습니다.
사랑은 거창한 것이 아니라, 잠시 멈춰 서로를 바라봐 주는 시간 속에 있다는 것을.
부모님께 전한 한 통의 편지는 결국 우리 자신의 마음도 다시 돌아보게 했습니다.
그리고 그날의 따뜻한 기억은 오래도록 우리 마음속에 남아, 바쁜 일상 속에서도 다시 가족을 떠올리게 해줄 것이라 믿습니다.
“사랑한다”는 말을 미루지 않아야 하는 이유를, 우리는 그날 함께 배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