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은 삶의 불청객처럼 찾아온 질병을 퇴치하고, 아픔을 치유하려는 사람들로 가득합니다. '세상에 이렇게 아픈 사람이 많았나' 싶을 정도로 말이죠. 아픔 뒤에 그림자처럼 드리운 여러 가지 부정적인 감정들은 환자와 의료진 모두에게 무거운 무게로 다가옵니다.
병원은 단순히 질병을 고치는 곳을 넘어, 환자가 느끼는 총체적인 '환자 경험'을 중요시하는 시대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경험의 가치는 어느 한 직종의 노력만으로 완성되지 않습니다. 때로는 서로의 영역을 지키느라 눈치를 보기도 하고, 때로는 각자의 책임과 의무 사이에서 고단함을 느끼기도 하는 것이 솔직한 우리의 모습일지도 모릅니다.
이제 우리, 생각을 조금만 바꿔볼까요?
병원을 바라보며 출근할 때마다 저는 거대한 오케스트라의 공연장에 들어가는 상상을 하곤 합니다. 병원을 찾는 고객들은 우리의 청중이 되어 저마다의 자리에 착석합니다. 건강을 사이에 두고 돌봄을 받는 자와 주는 자가 공존하는 병원은, 사실 다양한 직종이 '치료와 돌봄'이라는 주제로 협연하는 거대한 공연장입니다. 어느 파트는 웅장한 심벌즈처럼 묵직하게 끝을 장식하고, 어느 파트는 현악기처럼 재잘거리며 명랑하게 분위기를 이끕니다.
지휘자의 손짓에 따라 때로는 정적 속에서, 때로는 격정적인 화음 속에서 조화롭게 움직이는 곳. 각자 자기 역할에만 충실하면 되는 시대라 해도, '너'와 '내'가 만나 하모니를 이룰 때 이곳은 비로소 영육을 치유하는 신비로운 오케스트라의 장이 됩니다. 우리가 서로 어우러질 때 빚어지는 선율은 환자들에게 단순히 신체적 건강을 넘어 깊은 감동과 새로운 삶을 전할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 부천 성모만이 들려줄 수 있는 전인적 돌봄과 치료라는 단 하나의 연주곡입니다.
나는 '간호사'라는 이름의 음표 하나입니다.
작은 음표들이 모여 하나의 음을 만들고, 그 음들이 이어져 비로소 아름다운 음률이 탄생합니다.
이 연주를 완성하기 위해 나의 음표는 지금 어디쯤 머물고 있을까요?
간호사라는 음표만으로는 결코 하나의 곡을 완성할 수 없듯이, 우리는 서로의 빈자리를 채워주는 음률이 되어 하모니가 되어야 합니다. 오늘 당신의 음표는 어떤 소리로 누군가의 마음을 채우고 있나요? 이 아름다운 부천 성모 오케스트라의 완성된 합주가 환자들의 영혼에 닿기를 바라며, 오늘도 저는 간호라는 선율을 그리려 부천 성모 오케스트라로 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