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입사 후 어느덧 2024년이 되었다.
처음 임상은 정형외과 병동에서 시작하였다.
그때는 중증보다 젊은 환자들이 많을 때라서 환자분들과 대화도 많이 하고, 신입이라고 힘내라는 격려도 많이 받으면서 근무를 하였다.
그런데도 지금까지 기억이 나는 장면은 나이트 출근이 너무 무섭고, 힘들어서 출근길 병원 앞 나무 아래 의자에 앉아서 울던 것이었다. 그런 여린 마음을 추스르고 다닌 지 어느덧 23년이 되어간다.
중환자실 근무를 하다가 무릎의 통증으로 외래에서 5년 근무를 하고, 최근 병동으로 근무지를 이동하였다.
5년의 시간 동안 병동은 예전과 많이 달라졌다.
새로 간 곳이 간호 간병 서비스를 제공하는 호흡기 병동이며 중증 환자가 많아서 의사소통이 어려운 분들이 많다.
항상 큰 소리로 설명을 해야 하고, 낙상의 위험성에 계속 뒤를 돌아보게 되고, 환자 모니터의 알람에 귀를 기울여야 하는 병동이다.
경력이 있는 나에게도 숨차게 업무를 해야 하는 날들도 있다.
이곳에 어린 간호사들이 있다.
예전의 나의 여린 마음을 들여다보게 하는 후배들.
환자를 돌보느라 긴장하고, 전화 응대, 면회 온 보호자 응대에 당차게 하는 후배들도 있지만, 어려워하는 후배들도 있다.
그런 모습들을 바라보면 ‘잘 견뎌내서 다녀야 할 텐데’라는 생각이 든다.
근무할 때 나의 상황이 되면, 나와 함께하는 근무만이라도 후배들 어깨의 무거운 짐을 덜기 바라며, 먼저 도와줄 일을 물어보고 다니기도 하고, 나의 신규 때의 얘기를 해주며 힘을 내라고 해준다.
어떤 상황 시에는 잘했음을 먼저 말해주고, 지치지 않도록 격려도 해준다.
간호사는 환자를 돌보는 직업이다. 그러나 나를 우선 돌봐야 타인을 돌볼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런 어린 나이에 사회에 나와 적응하는 후배들을 보면, 언젠가는 성장하는 날이 오며 시간은 경험과 함께 쌓인다는 것을 말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