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병원은 2020년 신규 간호사 코칭을 위한 교육전담간호 프로그램인 NRP(Nurse Residency Program)를 시작하였고, 4년차 간호사이던 난 신규 간호사를 전담하여 코칭을 담당하는 NRP 전담간호사가 되었다.
첫 해에는 누군가를 가르치는 것은 처음이라 아무것도 모르는 신규 간호사를 어찌해야 할지 몰라 그림자처럼 하루 종일 졸졸 쫓아다니며 실수하는 것은 없는지, 무언가 놓친 것은 없는지 잔소리만 늘어놓기 일쑤였다.
처음 해보는 업무에 내 욕심이 너무 커서일까? 신규 간호사도, 나도 날이 갈수록 점점 지쳐만 갔고, 그 모습을 보며 ‘아 이건 안되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들 자신이 제일 잘하고 싶은 마음이 컸을 텐데 너무 꾸지람만 한 것 같아 그 뒤로는 내 이야기만 와다다 쏟아 내는 것이 아닌, 신규 선생님의 이야기를 더 많이 들어주려고 하고 내가 신규 간호사 였을때 이야기도 들려주기도 하며 마음에 여유를 가지고 교육을 하기 시작했다.
신규간호사 시절 이런저런 사고 친 이야기, 힘들어서 엉엉 울며 집에 가던 이야기를 들려주며 나만의 방법으로 어떻게 극복해 나갔는지 이야기해 주자 ‘선생님도 그랬던 적이 있어요?’ 하며 신규 간호사가 되물었다.
아이같이 물어보던 그 말에, 아직도 생각하면 웃음이 난다.
작은 변화지만 그게 힘이 되었을까? 힘든 병원 생활을 하루, 이틀 버텨내더니 어느덧 한해가 지나 작은 씨앗 같았던 신규 간호사가 점점 멋진 싹을 틔워 나가, 이제는 풍성한 열매를 맺어 어엿한 선배 간호사로 성장하여 프로페셔널 하게 일하는 모습을 보니 그만큼 뿌듯한 일이 또 없다.
지금은 느리고 서툴지만 언젠가는 백배의 열매를 맺을 신규 간호사들과 그들을 위한 좋은 땅을 만들어내기 위해 우리는 오늘도 한걸음 나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