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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사, 플러스 스토리

참신한 시각으로 간호사와 함께 호흡합니다.

간호사 24시, 그 story 가 궁금합니다.

간호 업무를 하면서 눈물 나게 감동했던 일들, 동료 간호사의 보석같이 빛나는 아름다운 선행,
무릎을 탁 치게 만들었던 기가막힌 아이디어 활동, 간호사라 행복했던 그 때 그 순간,
우리끼리 通하는 이야기를 나누어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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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간병 통합서비스와 행복경험 쌓기

환자 입원 시 보호자 상주가 당연했던 시대를 지나 사회적 활동이 증가되면서 간병인을 고용하기 시작하자 비전문적 의료행위와 경제적 부담이 발생되었고, 메르스 이후 병원감염관리의 중요성 인식이 확산되면서 보호자 

없는 병원의 시범사업을 시작으로 간호간병 통합서비스 제도를 시행하면서 현재 많은 병원들이 간호간병 통합서비스 병동을 운영하고 있다.


나 역시 보호자가 상주하는 병동을 떠나 간호간병 통합서비스 병동에서 근무를 시작하면서 투약을 해야 하는데 식판을 들어 나르고, 보호자나 간병인에게 전달했던 약을 직접 먹이는 투약 보조를 하면서 간호사의 업무에 뭔가 가중이 된 것 같아 부담되고 변화된 간호 환경에 정체성 혼란을 느꼈다. 콜벨 너머 물 좀 주세요! 보호자에게 전화 좀 걸어주세요. 기저귀 갈아주세요!” 환자의 호출의 요구 또한 다양하고 광범위해졌다.


보호자나 간병인이 그리웠던 혼란의 시간을 보내고 3개월이 지날 때 즈음부터 이 시간이면 식사를 다하셨겠지!’ ‘이분은 약 봉투를 뜯어야 챙겨드실텐데..’ 이 돌봄은 조무사님 도움이 필요하겠다. 등의 환자 일상생활 수준을 근거에 기반하여 평가하고 예측하여 돌봄을 계획하고 제공하게 되었다.

6개월이 지나 익숙해질 무렵 환자의 상태를 내 오감을 통해 느끼고 바라보고 듣고 소통하면서 통합 돌봄이라는 개념이 이런 것일까 궁금하여 퇴근 후 간호 돌봄 모형에 대해 공부하면서, 간호간병 통합서비스 제공 이전은 우리의 본질적인 돌봄의 여러 부분을 보호자(간병인) 가 대신해주고 계셨음을 깨닫게 되었다. 나의 어린 간호사 시절을 함께한 많은 보호자분들께 감사한 마음이 문득 들었다.


간호간병 통합서비스로 환자를 더 깊이 알게 되는 경험을 하면서 예전과는 또 다른 성취감을 느끼며 환자와 언어적, 비언어적 소통으로 면밀하게 바라보는 시간이 더 많다는 것을 경험하였고, 간호통합 서비스에 익숙해진 환자들은 스스로 치료에 참여하고 결정하며, 돌봄 제공자의 역할을 인식하고 구분하여 환자로서 권리를 당당하게 표현하는 모습들의 풍경이 제법 자연스러워졌다.


자기 몸도 아닌데 열심히 챙겨줘서 너무 고맙다.” “ 남을 이렇게 돌보면 이 정도로도 훌륭하다.” “너무 미안하다, 내가 할 일을 하게 해서...” “나는 편한데 고생이 많으시다.”

보호자가 상주하여 간병을 할 때와는 다른 반응의 표현을 들으면 환자에게 간호간병 통합서비스의 가치를 잘 전달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양면의 동전처럼 간호간병 통합서비스에 대해 환자의 인식전환이 필요한 문제들도 생겨 올바른 이해를 돕기 위한 홍보물도 함께 게시, 제공되고 있다. 어느 날, 환자와 의료진이 있어야 할 병동에 경찰이 다녀갔다는 간호사의 연락을 받았다.


인플루엔자로 격리 해제 후 호흡곤란이 있어 저용량의 산소를 하는 남자 환자로 코 점막이 건조하면서 생긴 딱지가 코를 풀며 떨어져 코피가 흐르자 놀란 환자는 당황해했고 여러 간호사가 달려가 거즈 지혈과 고개를 젖힌 자세를 취하게 한 후 Ice ball 적용하였다. 지혈 시간이 지연되자 환자는 해주는 게 없냐며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고, 같은 병실 환자분들까지 흥분을 하기 시작했다. 이에 연락받은 주치의가 상태를 보고 지혈작용 약물을 적신 솜을 다시 적용하고 안정시키며 호전 상태를 관찰하는 중 응급실에서 올라온 환자를 침상에 옮기려 잠시 자리를 떠난 틈에 처치를 해주지 않고 환자를 방치했다며 경찰에 신고를 한 것이다. 환자의 해프닝인 것을 확인하고 경찰은 금세 떠났으나 병실에 계신 네 분의 환자 모두가 신고한 환자를 옹호하며, 의료진을 비난하였고 부정적 반응들을 보여 간호사와 조무사가 정서적 허탈감과 억울함을 느끼는 상태였다.


나는 잘 멎지 않는 코피로 놀랐겠다는 공감을 하면서 환자에게 다가갔다. 코피가 흐른 과정을 충분히 잘 알고 있는 상태였다. 기록을 보니 의료진의 충분한 케어가 있었는데 그 과정에서 충분한 케어를 못 받았다고 생각하는 이유가 있는지, 아니면 중대한 잘못을 해서 경찰에 신고를 한 것인지 물으니 그건 그만 말하고 싶다며 이내 얼버무렸다.


속상한 마음을 가라앉히고 코피 증상에 대해 충분한 시간동안 치료적 접근을 한 것으로 확인되었음을 설명하고, 치료에 참여하고 의료진을 신뢰하고 존중할 의무가 있다는 것을 명확하게 전달하였으며, 그런 부분에서 저희 간호사와 조무사님들께서 놀라고 상처가 되었다는 것을 알리자 병실에 계신 환자 모두 아무 말씀도 없으셨지만 이내 미안한 마음들이셨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간호간병 통합서비스 제공 과정에서 나타나는 일들을 함께 계시지 못한 보호자에게 전달하고 소통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서비스 제공 과정에서 환자의 일방적인 내용 전달만으로 의료진에 대한 불신과 오해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이 환자의 경우도 보호자는 경찰신고 사실은 모르시고 코피에 대해 부족한 간호를 받은 것으로 들은 상태로 보호자에게 다음과 같이 전달했다. “이 병동은 호흡기 환자를 보는 전문가들이 있는 간호간병 통합서비스 병동입니다. 코피에 대한 처치는 충분했고 최선을 다했으며 경찰을 부를만한 행동이나 잘못은 없었습니다. 보호자님께서 저희의 돌봄을 왜곡하여 전달받고 의료진이나 병원에 대한 오해를 하실 것 같아서 알려드립니다.” 라고 전하며 마무리하였지만 왠지 모를 씁쓸함이 남아 개운하지는 않았다.


이번 일을 통해 아픈 환자 혼자 계시는 곳이다 보니 자신에게 전적인 돌봄을 제공하고 많은 시간을 공유해주기를 바라는 관심의 요구가 높다는 것과 많은 부분을 오로지 통합서비스 인력에게 전적으로 의지할 수밖에 없기 때문일 것에 대한 기대감이 충족되지 못한 마음을 표현한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환자가 간호간병 통합서비스 병동에 입원을 할 때 환자와 보호자는 의료진과 서비스 환경을 신뢰하고 존중하는 시선이 매우 중요한데 업무가 이루어지기 어렵도록 수시로 전화하여 제공되는 서비스에 대한 확인을 하며 불신하고, 무작정 찾아와 일방적인 면회를 요청하며, 환자의 상태악화에 대해 의료진과 치료과정에 대해 불신하기도 하며, 내 집처럼 장기재원을 고집하며 퇴원을 결정한 의료진에게 부정적 투사를 하고 필요한 물품을 대신 사다주거나 하는 심부름에 대한 부탁 등은 여전히 일어나고 있어 간호간병 통합서비스에 대한 긍정적 인식 개선과 변화를 위한 노력은 더 적극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긍정적 인식 개선 노력 차원에서 간호간병 통합서비스라는 명칭에서 간병을 돌봄으로 변경하여 [간호돌봄 통합서비스]라는 명칭으로 전환되기를 희망한다.


간호의 본질은 돌봄이고 질병이 아닌 인간의 통합적 측면을 바라본다는 정체성을 확고히 가진다면, 간호간병 통합서비스의 제공자와 수요자가 함께 행복하며 진정한 의미의 방향성에 대해 인식하지 않을까. 최상의 의료로 사람에게 봉사하고 신뢰받는 병원이 되고자 오늘도 보호자 없는 간호간병 통합서비스 병동은 24시간 빛나는 여정을 걷는다.

 

오은영2024-02-06
환자를 향한 곽지현선생님의 마음이 느껴집니다. 현장에서 애쓰시는 간호사님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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