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1인실에는 빈방이 될 경우가 많은데 환자가 계셨다.
1인실. 주로 임종 환자나 격리해야 하는 환자가 병실을 쓰고 있었는데 그날은 임종 환자가 있었다.
보호자(딸)가 간호하며 환자 곁을 지키고 있었는데 환자분이 힘들까 봐 개인위생도 못 하겠고, 해주고 싶어도 모니터와 다른 수액 라인이 있으니 버겁다고 흘려 말씀하시는데 중환자실에서 아침에 환자 개인위생을 하면 깨끗해지는 모습에 뿌듯한 마음이 들던 생각이 났다.
나는 “저에게 30분의 시간만 주면 급한 일을 처리하고 와서 면도, 세안을 도와드리겠다.”라고 말씀드린 후, 일을 마무리하였고 약속한 30분이 지나고 나는 병실에 다시 방문하였을 때 교대한 보호자(부인)가 계셨다.
교대한 보호자 분이 “다른 간호사가 면도해준다는데 수염이 너무 길어서 힘들 거 같아요. 바쁘신데 괜히 미안해지네요.” 라고 하면서 내 표정을 살피셨다.
아빠가 돌아가셨을 때 코로나로 인해 면도 한 번, 물수건으로 발 한 번 못 닦아드려 임종 때 미안한 마음만 아직도 남아있는 생각에 “제가 바빠도 아버님께 뭐라도 해드리고 싶어서 그래요”라고 한 뒤 면도기, 비누, 물수건을 받아 개인위생을 시작하였다.
거의 다 마무리되었을 무렵 부인분이 “면도가 되는 모습을 보니 젊었을 때 남편의 얼굴이 생각이 난다”며 눈물을 흘리시는데 나도 아빠 생각이 나서 눈시울이 붉어졌다.
개인위생을 다하고 보호자(부인)의 손을 잡으며 가시는 길에 힘들지 않게 하려면 더 좋은 말만 남겨드리라고 하고 안아드렸다. 보호자(부인)는 참았던 눈물을 쏟아내며 슬퍼하셨고 나도 눈물이 나서 더 꼭 안아드렸다.
잠깐이면 되는데 바쁘다는 이유로, 힘들다는 이유로 환자&보호자들의 마음을 더 헤아리지 못한 나날들이 생각이 난다. 나에게는 짧은 시간이 환자에게는 도움의 손길이 되며 또 다른 고마움으로 다가선다. 또한 맞춤 간호라는 것이 환자에게만 맞추는 것이 아니라 그의 가족들까지 마음을 보듬고 이야기를 들어 주는 것. 이것이 간호의 손길이라는 것을 느끼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