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병동은 외과계 간호간병통합서비스병동이다. 환자분들이 보호자 없이 혼자 입원하고 치료를 받고 간호사, 조무사, 병동지원인력이 보호자를 대신해 환자분들을 돌봐드린다.
주로 수술환자와 대장항문외과계 항암치료환자가 입원을 하는데, 그중 항암환자는 3주에 1번씩 입원을 하고 3박4일간 항암치료를 12번이나 받아야하는 대장정이 기다리고 있다.
말이 12번이지 9개월이 넘는 시간을 입·퇴원을 반복하며 힘든 과정을 홀로 견뎌야 하는 외로운 싸움이 시작되는 것이다.
3년 전 처음 병동을 오픈하고 이렇게 단골(?) 환자가 된, 항암을 굳세게 이겨낸 분께 작은 축하식을 해드린 계기로 항암 졸업식은 우리병동의 대표 활동이 되었다.
힘들고 치쳐갈 즈음 “12번째 항암 마치면 졸업식 열어 드릴게요~”라고 격려를 해 드리면 힘이 난다고 얘기하며 어려운 항암을 잘 마치고 퇴원을 하는 모습을 보면서 간호사로서 보람과 행복을 느낀다.
이제 멤버들도 항암환자가 입원하면 몇 차수인지 확인하고 격려의 말을 전하곤 한다.
“이번에 11번째 항암입니다. 다음번에 졸업식 준비할게요. 조금만 힘내세요~.”라고….
항암을 무사히 마치고 퇴원하는 환자분은 졸업식에서 거의 대부분 눈물을 보이시고, 간호사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해주신다.
힘든 시간을 보낸 환자분들을 위로하고 축하하는 자리인데 간호사인 우리가 위로를 받고 축하를 받는 것 같은 가슴 뜨거워지는 경험은 상상할 수 없는 기쁨을 가져다준다. 케잌과 선물, 정성스럽게 작성한 카드를 낭독해 드리며 마지막으로 함께 사진을 찍어 메시지로 전송해드리면 졸업식은 마무리된다.
졸업식을 통한 우리의 바람은 환자들에게 항암 치료기간이 힘들기만 했던 시간이 아닌 다시 시작하기 위해 노력한 시간이라는 좋은 기폭제가 되길 기도한다.
코로나19로 더 힘들고 삭막하기만 한 병원생활이지만 가끔 졸업하신 환자분의 보호자께서 감사의 편지를 적어 안내데스크를 통해 전해주시는 응원이 행복의 여운을 느낄 수 있게 해 주신다. 잘 지내고 계신다는 안부와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