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18년차 간호사입니다. 엄밀히 말하면 간호사이기도 하고 환자이기도 합니다.
코로나로 인하여 힘들어하고 있을 전국의 모든 의료인들에게 조금이나마 힘이 되고자 제 사연을 쓰게 되었습니다.
저에게는 초등학교2.3학년 연년생 딸이 두명 있고 저와는 정반대의 성격인 조용하고 가정적인 공무원 남편이 있습니다.
저는 응급실에서 간호사의 첫발을 내 딛었고 현재는 외래에서 근무합니다.
분만 시 혈소판 감소증으로 수혈과 고용량스테로이드 치료를 받았었고 그로인해 10년 후인 2019년10월 (B) AVN 진단받고 (B)THR OP를 받았습니다.
수술과 재활 치료로 인해 병가와 육아휴직을 받았었으나 코로나가 터지면서 평안한 치료는 물건너 갔으며 엎친데 덮친격으로 조금이나 걸을수 있게 되었을땐 제 재활을 도와주시며 병간호 해주시던 친정어머니께서 앓고 계시던 지병으로 몸 상태가 급격하게 나빠지셔서 신장이식을 받아야 할 상황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6개월에 걸쳐서 신장이식 공여자로 이식을 준비하던 여동생과의 조직이 적합하지 않아 혈장교환술을 최대치까지 받았으나 공여자 교체하라는 유래 없는 결과를 최종적으로 통보받고 고심 끝에 저의 신랑이(사위가) 신장이식을 하게되었습니다.
사람이 살면서 이럴수있나? 싶을정도로 힘든 일은 한꺼번에 몰려오더군요. 그렇지만 끝까지 일을 그만두지는 않았습니다. 물론 제 병간호로 어머니께서 병이 악화 되신건 아닌지 양심의 가책과 죄의식이 많았었습니다. 비록 제가 건강하지 못하여 Dornor가 되지는 못했고 혈소판 감소증을 앓고 있어 조직 적합성 검사도 해보지도 못하고 탈락했지만
포기하지 않고 제 전공을 살려서 뒤에서 서포트 하기로 했습니다. 어머니 수술시기와 복직 시기가 비슷하여 고민을 엄청 했지만 응급실 음압진료실로 조기 복직하여서 코로나 시국에 병원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었고 지금은 제 원래의 자리로 복귀하게 되었습니다. 현재는 신랑과 어머니께서 회복중이시고 나름대로 현재의 상황에 만족하면서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행복은 별다른게 아니더라구요. 평범한게 제일 큰 행복이고 건강한게 더 큰 행복이더라구요.
op시에 임파선을 잘못 건드려서 저희 신랑이 아직 저단백.저지방식으로 치료식이를 먹고있어 아침마다 도시락을 싸서 출근시키고 병원으로 출근해야해서 정신없이 바쁘긴하지만 제 사연을 접하고 저보다 더 힘들다고 느끼시는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