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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사, 플러스 스토리

참신한 시각으로 간호사와 함께 호흡합니다.

간호사 24시, 그 story 가 궁금합니다.

간호 업무를 하면서 눈물 나게 감동했던 일들, 동료 간호사의 보석같이 빛나는 아름다운 선행,
무릎을 탁 치게 만들었던 기가막힌 아이디어 활동, 간호사라 행복했던 그 때 그 순간,
우리끼리 通하는 이야기를 나누어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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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공감을 통한 힐링

작년 외과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병동에 입사하여 수많은 케이스의 암 환자들과 소화기계 문제로 외과적 치료를 받는 다양한 환자들을 만났습니다. 오래전부터 질환을 앓고 있어 자신의 질병에 대해 잘 알고 스스로 관리하는 환자들도 있었지만, 대부분의 환자들은 본인에게는 절대 그러한 일이 일어나지 않을거라 믿었던 암 진단을 받은 후 수술을 위해 입원하여 첫 병원 생활을 하게 된 분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환자들은 수술 자체가 하나의 이벤트이기 때문에 불안과 두려움으로 느끼고 내일의 희망을 기대하며 치료에 임합니다.


신규간호사 독립 첫 달에 만난 50대의 중년 아주머니는 아직도 잊히지 않습니다. 깔끔하고 꾸미기를 좋아하시던 그분은 노인들을 대상으로 운동 치료를 하시는 강사셨습니다.   

운동 치료 강사로 일하며 건강관리에 대해서는 언제나 자신이 있었는데 본인이 대장암 진단을 받게 되어 너무나 큰 충격이셨다고 했습니다. 당시 5인실을 함께 쓰고 있던 환자분들은 고령의 노인 분들이었는데, “연세 드신 분들을 내가 운동을 가르쳤는데, 지금 병실에 같이 누워있으니 만감이 교차한다. 암 진단을 받고는 무기력해져서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라며 아픔을 호소하셨습니다. 당시, 제가 할 수 있었던 것은 환자분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아픔에 대하여 공감해주는 것 뿐이었습니다. 타인의 입장이 되어 이야기를 들어주고 공감한다는 것은 환자에게 큰 위로와 안심을 주었습니다. “암 진단을 처음 받았을 때는 세상이 무너지는 것 같았고, 나 혼자 버려진 느낌이었는데, 나를 알아주고 위로해주는 선생님이 있어서 다행이야. 이번 수술을 터닝 포인트로 삼아서 앞으로 회원들뿐만 아니라 내 건강관리도 열심히 해야지”라며 웃으면서 퇴원하는 환자분의 얼굴을 보면서 제 마음도 따뜻해졌습니다.


수술 후 수술환자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통증 간호입니다. 위 천공으로 수술을 한 중년의 여성 환자가 있었는데, 그분은 수술 후 통증을 너무나 심하게 호소하셔서 기억에 남습니다. 라운딩을 가서 환자의 고통스럽고 찡그린 얼굴만 보아도 얼마나 통증이 극심한지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자가통증조절장치를 달고 있었음에도, 위가 경련하는 듯한 뻐근하고 극심한 통증으로 하루에도 수차례 진통제를 달라고 요청하시던 환자는 진통제를 맞아도 효과가 없다며 10분~15분에 한 번씩 진통제를 요구하셨습니다. 


계속해서 진통제를 투약해도, 환자의 통증은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진통제가 한꺼번에 너무 많이 들어가서였는지, 결국 환자는 대량의 구토를 2차례 하셨고, 시트부터 환의까지 새것으로 교환해드렸지만, 이내 갈아입은 새 환의에 올라오는 구토물을 연신 뱉어내셨습니다. 고통스러운 와중에도 “미안해, 힘들게 고생만 시키네.”라며 환자는 미안함을 표현했고, 저는 환자분께 괜찮다고 위로하며 속에 울렁거리는 것들을 모두 다 뱉어버리라고 격려했습니다. 계속되는 구토로 환자는 비위관 삽관술을 하게 되었고 오심과 구토는 나아졌으나 진통은 계속되었습니다. 장 속에 가스가 가득 차 있어 위경련을 호소하시던 환자는 걷기운동을 통해 가스를 배출해야 하는데, 통증 때문에 아무것도 할 수 없다며 거부하셨습니다. 상태가 좀처럼 나아지지 않아서 많이 걱정되었습니다. 특히나 극심한 통증으로 인한 고통 속에서도 보호자 없이 혼자서 아픔을 감당해야했을 환자를 위해 이제는 환자가 진통제를 요청하기 전에 수시로 환자 곁에 다가가 먼저 통증 사정을 하고 아픔에 대한 공감과 위로를 전했습니다.


환자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하늘에 닿았는지, 그 후로 나흘이 지났고 놀랍게도 복도에서 힘차게 운동하고 있는 환자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그때보다 많이 좋아져서 나 이제 운동도 할 수 있어. 선생님들이 걷는 운동 하라고 많이 말씀하셨지만, 그때는 너무 아파서 내가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어. 수술하면 금방 낫는다고 했는데, 이렇게 많이 아픈 줄 몰랐어. 그때 진통제 약물이 그렇게 많이 들어갔는데도 통증이 나아지지 않아서 나도 많이 지쳐있던 상태였고, 내 몸을 내 마음대로 통제할 수 없는 설움까지 복합적으로 작용해서 그때 그렇게 심하게 토를 했나 봐. 그래도 선생님이 관심 가져주고, 아픈 건 없는지, 괜찮은지 수시로 물어봐 줘서 고마웠어. 이제는 컨디션이 좋아져서 이렇게 마음가짐을 새로 하고 운동하니 곧 퇴원할 수 있을 것 같아.”


이 경험을 통해 환자의 상태가 호전될 것이라는 희망을 품고 환자의 곁에 머물러서 지속적인 관심을 보여주고 안심시켜주는 것, 환자가 스스로 회복을 위해 노력할 수 있도록 믿고 기다려주는 것 또한 치료가 될 수 있음을 깨달았습니다.


환자가 다 나아서 퇴원 보낼 때의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퇴원환자에게 잘 가시라고, 건강히 지내시라고 기원해주는 것. 그것이 간호사로서 느끼는 가장 큰 보람입니다. 수술을 위해 불안한 마음을 가지고 입원하는 환자들의 마음속에 저의 간호가 따뜻한 위로와 안심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앞으로도 언제나 묵묵히 환자의 곁을 지키며 환자의 입장이 되어 생각하고, 그들의 슬픔을 위로하며 기쁨을 함께 나눌 수 있는 따뜻한 간호사가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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