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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사, 플러스 스토리

참신한 시각으로 간호사와 함께 호흡합니다.

간호사 24시, 그 story 가 궁금합니다.

간호 업무를 하면서 눈물 나게 감동했던 일들, 동료 간호사의 보석같이 빛나는 아름다운 선행,
무릎을 탁 치게 만들었던 기가막힌 아이디어 활동, 간호사라 행복했던 그 때 그 순간,
우리끼리 通하는 이야기를 나누어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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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의 죽음과 퇴근은, 누군가의 시작과 출근이 된다.

즐거운 금요일이다. 한주의 고단함을 마치고 여유로운 주말을 즐길 오늘은 금요일이다.

까똑~!

장기 이식실에서 문자가 온다.

 

금일 잠재뇌사자 진행상황입니다.

**. 남자. A+

서류절차 완료

적출시간 오후 430

장기예정

간장(예정), ,(예정), 각막(예정), 심장(예정), 췌장(예정), 신장(본원/타원(예정),

심장의 경우 지방 의료기관으로 응급헬기 확인하고 있습니다.

이송수단 확인되지 않을경우 2순위 의료기관으로 수혜자 변경되며, 그럴경우 적출시간이 delay 될 수 있습니다.

... 망했다.

편안한 금요일은 다 지나갔다.

갑자기 머릿속 생각이 많아진다. 우선 집에 퇴근이 매우 많이 늦는다고 전화해야겠다.

그리고 신속히 수술을 준비해야 한다.

장기이식 및 적출은 수술케이스가 많지 않기 때문에 준비할 일이 많다. 우선 수술 경험이 있는 수술실 간호사를 배치한다.

그리고 재빨리 수술준비를 한다. 뇌사대상자관리 전문기관인 HOPO 병원은 뇌사 적출과 신장수술을 동시에 진행할 수 있다.

장기이식 관련법안 개정 이후 장기적출을 할 수 있는 HOPO 병원은 신장에 한해 신장이식이 필요한 환자에게 우선적으로 이식할 수 있다.

2개의 술이 동시에 이루어진다. 한방은 적출수술이 진행되고 다른 한방은 신장 이식 수술이 진행된다.

장기적출술은 각각의 장기를 수술하고자하는 전국의 병원에서 온다. 서울 수도권이면 앰블런스와 수술팀이 함께 이동하고 그 외의 지역은 헬리콥터, 기차, 비행기가 이용된다.

장기적출의 가장 관건은 시간이다. 얼마나 빠른 시간에 맞춰 이식했느냐가 수술성공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수술에 관련된 모든 다른병원의 수술팀은 실시간으로 소통한다. 동시에 서로의 긴장감을 숨길 수 없다.

 

환자가 젊다. 그 말은 즉, 몸 안의 장기도 젊다는거다. 이런 건강한 장기는 폐까지 이식할 수 있을만큼 신체의 거의 모든장기가 다른사람에게 이식된다. 오늘 적출된 장기는 간장(예정),,(예정) 각막(예정), 심장(예정), 췌장(예정), 신장(본원/타원(예정), 6개 장기 이상이다. 6개 이상의 병원이 참여한다는 것이다. 전국의 6개의 수술팀 한방에 들어온다.

한 팀당 최소 2-3, 장기이식팀 코디네이터, 마취과팀까지, 30명 이상의 전문수술팀이 이 수술에만 투입되는 것이다.

그리고 전국의 병원은 각각 이식받을 장기를 기다리는 절박한 심정의 환자들이 상기된 표정으로 기다리고 있으리라.

 

안 그래도 수술준비 할 것도 많은데 평소 전혀 안면없는 수술팀과 손을 맞춰야 한다. 어렵고 어색하지만 전국에서 절실하게 생명의 장기를 기다리고 있는 환자들이 있다. 나는 임무를 수행해야한다. 그리고 할 수 있다.

 

뇌사자의 마취가 진행되고 추도사가 낭독된다.

일순간 적막,,,

분주히 상을 차리던 나도 잠시 일손을 멈추고 눈을 감는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간팀이 먼저 들어와 배를 열고, 간의 상태를 확인한다.

간의 상태가 이식 가능함을 판단하고 간이식술을 진행합니다.” 말한다.

심장, , 췌장팀도 차례로 들어와 장기의 상태를 확인하고 이식 수술여부를 하나 하나 결정한다.

 

선생님, 이 환자분은 왜 뇌사상태가 된거에요?

이번에 새로 처음 수술에 임한 간호사가 나에게 물어본다.

잠시 머뭇거리다 대답한다.

몰라...

사실은 알고 싶지 않다는 게 나의 진실이다.

 

뇌사자의 의무기록을 열어보면 환자의 뇌사상태 배경 등을 자세히 알 수 있다.

나는 일부러 보지 않는다. 딱딱한 의무기록에는 절절한 환자의 사연이 적혀있고 감정적으로 휩쓸릴 수 있기 때문에 나는 일부러 보지 않는다.

그저 내 주어진 일을 묵묵히 하며 이식받는 사람의 안위와 뇌사자분의 명복을 빌 뿐이다.

어렵고도 안타까운 수술중의 하나인 뇌사수술,

10시가 되어 겨우 교대받고 퇴근한다. 16시간 가량을 연속근무하며 긴장하고 서서 일했더니 온몸이 뻣뻣하다. 그 다음 날까지 일어나지 못했다.

나는 밤 10시에 퇴근하지만 새로운 수술은 그 시간 이후에 시작된다. 헬리콥터로 심장이 옮겨지고 있다. 건강한 간과 다른 장기들은 새로운 주인을 맞이하러 빨간초록빛과 함께 달려가고 있다.

오늘 나의 수술은 끝이지만 새벽녘의 새로운 수술은 이제 시작되리라.

누군가의 죽음과 퇴근은

누군가의 시작과 출근이 되는 이 아이러니.

그 아이러니가 늘상인 이 곳 .

 

나는 수술실에서 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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