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예전에 암환자들을 케어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환자분이 있었습니다.
미국에서 성악가로 활동하셨다가 갑작스레 위암 판정을 받고 외국인가족과 한국으로 돌아오신 30대 중반 남자분입니다.
앞으로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말을 들으셨던 그 분은 늘 우울해 보였습니다.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주사를 놓으러 갈 때마다 그 분의 아픔에 위로도 하고 때로는 환자분이 웃을 수 있게 농담도 던지곤 했습니다. 환자분의 하루 중 짧은 시간을 저와 만날 때 어떤 위로를 해줘야 할지 생각을 많이 했던 것 같습니다.
그 환자분은 예상보다 건강이 회복되었다가 갑자기 돌아가시게 되었습니다.
분명 몇일 전까지는 저와 이야기 나누던 분이 하늘로 가시게 되었다니.. 저에게 큰 상심이 되었습니다.
장례가 끝나고 환자분의 가족들이 병원에 오셨습니다.
환자분의 큰 형님께서 말씀하시길 " 제 동생이 선생님 덕분에 위로도 많이 받고 좋은 분이라고 하더군요 .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 라고..
그리고 환자의 외국인 아내분과 잠깐 동안 이야기 했습니다. 서로 언어가 달라 많은 이야기를 나누지 못했지만 서로 손 붙잡고 준비한 영어로 환자분은 천국에 가셨을 거라고, 더 이상 아프지 않을 거라고 전달했습니다.
제가 환자를 돌보면서 돌아가셨던 분이 처음이었고, 앞으로 어떤 간호를 하는 게 좋을지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죽음의 문턱 앞에 있는 환자에게 최선을 다 할뿐만 아니라 따뜻한 위로의 한마디가 환자들에게는 큰 위로가 될 수 있는 존재임을..
코로나로 많이 힘들고 지친 모든 간호사 선생님들 우리의 존재가 누군가에게는 한줄기 희망 또는 위로가 될 수 있음을 생각 하시면 조금이나마 더 힘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