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대학을 졸업하고 임상현장에서 일한지 만 3년 만에 사직서를 제출했다. 매일 녹초가 되도록 일을 하고 식사를 거르며 화장실도 제대로 가지 못하는 임상 현장에서 환자 및 보호자의 불평, 불만이 가장 가까이에 있는 간호사에게 쏟아지는 것이 너무 버겁고 힘들었다.
반년정도 대학원 진학을 해야 할 지 간호직 공무원에 도전을 해야 할 지 고민을 했다. 시간을 그냥 흘려보내기엔 아까울 것 같아 아르바이트도 해보고 공부도 해보았다.
그러나 반년이 지나 깨닫게 되었다.
간호의 꽃은 임상 현장이라는 것을...
그래서 이직 준비를 했고 다시 입사를 했다. 경력직으로 병원을 입사하게 되면 다시 신규의 마음가짐으로 시작해야하는데 그게 참 쉽지가 않았다.
다시 시작된 환자와 보호자의 불평, 불만... 그리고 그 병원의 업무스타일에 익숙하지 않아 오는 갈등...
다시 사직을 해야 할까 고민이 많았다.
그때 어느 한 선배간호사가 내게 다가와 고민을 해결해주었다. 간호사라는 직업도 일종의 배우라고...
병동이라는 한 무대에 올라와 프로페셔널하게 연기 할 수 있어야 한다고...
환자, 보호자의 불평, 불만.. 그리고 의사와의 갈등... 등에 힘들어하지 말고 무대 위에 올라와 프로페셔널하게 연기를 하고 퇴근과 동시에 무대에서 내려오면 된다고..
출근길에 늘 생각한다.
나는 배우다.
임상 현장이라는 무대 위에 다시 올라가는 것이고 프로페셔널하게 연기 할 수 있다고....
어느덧 만 12년을 넘게 임상현장에서 일하고 있다.
그리고 매달 고객의 소리함에 몇 번이고 친절 간호사로 칭찬 글을 받고 있다.
그때 내게 조언해 주었던 선배 간호사의 말씀을 늘 가슴에 새기며 환자 및 보호자에게 친절한 간호사 역할을 맡은 배우로 임상현장에 남아 일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