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_table=nstory&wr_id=385&page=7 병원간호사회 본문으로 이동

간호사, 플러스 스토리

참신한 시각으로 간호사와 함께 호흡합니다.

간호사 24시, 그 story 가 궁금합니다.

간호 업무를 하면서 눈물 나게 감동했던 일들, 동료 간호사의 보석같이 빛나는 아름다운 선행,
무릎을 탁 치게 만들었던 기가막힌 아이디어 활동, 간호사라 행복했던 그 때 그 순간,
우리끼리 通하는 이야기를 나누어도 좋습니다.

형식이나 분량에 제한없이 자유롭게 작성하셔서 언제든 보내주세요.
보내주신 내용 중 채택된 글은 홈페이지를 통해 소개되며,
추후 채택된 글들을 모아 책자로 발간하고 소정의 원고료를 보내드립니다.
회원 여러분의 많은 참여를 기다립니다.

  • 1.'간호사, 플러스 스토리'의 취지와 맞지 않는 글은 게시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 2. 응모 횟수에 제한은 없으나, 한 번 응모한 글에 대해 수정은 불가합니다.
  • 3. 응모한 원고는 반환되지 않으며, 채택 여부를 문자 메시지로 알려드립니다.
  • 4. 신청서를 다운받아 작성한 후 온라인으로 응모하시기 바랍니다.
신청서 다운받기 응모하기

우리가 꼭 해야 할 일

우리가 꼭 해야 할 일

 

올해로 13년차 간호사가 되었다.

담당간호사에게 머리부터 발끝까지 모든 것을 의지 할 수밖에 없는 중환자실 환자들. 그들을 위해 내가 꼭 해야 할 일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간호 학생 때부터 난 중환자실로의 지원을 다짐 해 왔다.

그렇게 중환자실 간호사가 되었고, 이제는 나를 만나 스쳐간 인연이 있는 환자들 모두가 두 번 다시는 나와 만나지 않게 되길 꿈꾸며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여느 때와 다를 게 없이 일사분란 하게 바쁜 중환자실. 이브닝 근무 시작을 위해 인수인계를 막 마친 그때, 응급실에 ECMO 삽입이 필요한 환자가 있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고,

환자 입실을 위한 병상을 완벽히 준비할 새도 없이 중환자실 입구에 침대가 들어 선다. 익숙한 빨간 알람, 요란한 경고음도 함께 말이다.

침대위론 환자보다, 심폐소생술을 위해 올라 탄 의료진이 먼저 눈에 띄고, 누구 할거 없이 달려 들어 중환자실 침대로 환자를 옮긴다.

현 상태를 파악하기 위해 심전도, 산소포화도, 동맥압 모니터링을 재빠르게 시행 하였으며,

그 와중에도 침대위의 인턴 선생님은 쉼없이 compression 중이다. 얼굴이고, 등이고, 땀에 흠뻑 젖어 가쁜 숨을 몰아 내지만, 누구하나 땀 닦아줄 여유는 없다.

오늘, 지금이 바로 SICU 같다. 곧장 ECMO 삽입 위하여 drap 이 시행 되고, Priming을 막 마친 ECMO 는 침대옆에 대기 중이다. “compression.”, “stop”, “compression.”, “stop”마치 오케스트라의 지휘자처럼 응급상황을 이끄는 중환자전담전문의의 목소리에 모두가 숨죽이고 있을 때, vein catheter, arterial cathter 가 순차적으로 삽입 되고 나면 대기 중 이었던 ECMO 는 투명하고 굵은 line을 늘어 뜨리며 환자 에게 삽입된 도관으로 연결이 된다. ECMOspeed를 증량 할수록 투명하고 굵은 관은, 붉은 혈액으로 가득 차이게 되고, 그렇게 ECMO 가 시작된다. 그리고 CPR 은 종료 된다.

ECPR (Extra corporeal cardiopulmonary resuscitation) 은 체외심폐소생술 로 Cardiac arrest 가 발생 하였을 때, 멈춰버린 심장을 대신해 산소화 된 혈액을 전달 할 ECMO 삽입을 우선적으로 하는 응급의료 행위 이다. 반복적인 cardiac arrest 가 발생 하면 원인을 찾는 것이 우선시 될 수 있으나, 그렇지 않은 상황 에서는 일초라도 빨리 산소화 된 혈액을 전달하여, , , 그리고 뇌 손상을 막는 게 최우선이 된다. ECMO 를 삽입 했다고 끝난 게 아니다. 지금부터 arterial pulse를 회복시키기 위한 심장보조약물을 다량 주입해야 하며, ECMO line을 유지함으로써 소실되는 체내 볼륨을 채워주고, 혈류를 유지 시키는게 의료진의 임무 이다. 그리고 ECMO 가 삽입된 쪽 다리의 혈관 폐쇄 여부 또한 파악 하고, 차단된 경우, 이 케이스와 같이 근부위 혈류 전환술 이나, 손상된 근막으로의 혈류를 돕기 위한 근막절제술까지의 치료 모두 중환자실에서 이루어지는 응급 행위 이다. 모든 치료는 보통 1일 이내에 이루어지며, 그보다 더 짧은 경우도 많았다.

병원은 1365, 124시간. 쉴틈없이 바쁘다. 밤낮 없는 중환자실은 더 더욱이 말이다. 여느 때처럼 오전 면회시간을 마치고 정리하고 있을 때. 중환자실 입구에 휠체어를 탄 긴 머리의 소녀와, 그 휠체어를 이끄는 어머니가 보였다. 그 소녀가 분명 환자이긴 한데, 내 시야에 들어온 어머니를 보고 감탄 하지 아니 할 수 없었다. 바로 그 친구였다.

우리에게 불같던 밤을 안겨 주었던 그 에크모 삽입했던 환자 말이다. 한쪽 다리엔 흰 붕대가 무릎 위 까지 덮여 있긴 했지만, 소녀의 표정은 그 누구보다 밝아 보였다.

오늘이 퇴원 날 이라며, 그동안 너무도 고마웠던 중환자실 선생님들께 마음을 전할 방법을 찾다, 짧게나마 마음을 전할 만한 편지를 썼다고, 이로 감사한 마음을 조금이나마 대신 하고 싶다고 말이다.

그래도 마지막 퇴원 하는길, 이렇게라도 뵙게 되어 고맙다는 인사를 전해 주는 그 소녀에게 나또한 감사하다고, 건강하게 회복 하라고 인사 할 수 있어 의미 있는 시간 이었다.

모든 이별은 슬픈 법이다. 하지만, 중환자실에서 병실로의 이별경로는 그 어느 때보다 기쁘지 아니 할 수 없다. 누군가 에게 스쳐 지는 인연 이라는게, 이렇게 간호사와 환자로 만나 서로에게 감사의 인사를 나눌 수 있는 이 시간, 이 자리가, 우리에겐 더없이 소중한 시간임이 분명하다.

오늘도 누군가를 위해 꼭, 필요한 사람으로 남은 우리. 오늘 우리가 이 이야기의 주인공임이 틀림없다는 것을 또 한번 마음속 깊이 새기게 되는 하루가 되었다.

이전글 다음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