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2주 만이었지.
혈당, 혈압, 컨디션이 모두 떨어진 너에게 도파민, 도부타민, 바소프레신, 에피네프린까지 우리가 달 수 있는 모든 승압제를 달았던 그 날로부터.
아니야, 너희 부모님이랑 얘기하려고 수화도 연습해왔단 말이야. 이러지 마.
미친 듯이 뛰어다니며 너에게 내가 할 수 있는 건 다 해준 뒤,
조금 전까지만 해도 힘없이 축 처져있던 네가 찡그리며 울기 시작하고 바이탈이 안정되는 걸 보며 아 살았구나,
안도의 한숨과 함께 굳어있던 내 얼굴에도 웃음이 났어. 다행이다. 차팅은 모조리 미뤄둔 덕에 새벽에 혼자 퇴근하면서도 마음만은 가벼웠던 것 같아.
희귀 선천성 심장병을 가진 초극소 저체중 출생아. 심장을 수술하지 않으면 살 수 없고, 몸무게가 3kg가 되어야만 수술할 수 있는데,
하루 input의 제한과 이뇨제 사용으로 인해 3키로가 될 수는 없다.
즉, 가망 없음.
그 말을 비웃기라도 하듯 어떤 이벤트에도 꿋꿋하게 버텨내고, 몸무게도 조금씩 늘어가던 너였는데. 승압제도 다 끊고 혼자서 혈압 유지도 잘 했었잖아.
하지만 당장 피할 수 없었던 장루 수술이 너에게 너무 큰 힘듦이었는지. 출혈로 인해 혈압이 떨어져 이전에 다 끊었던 승압제들을 모조리 다시 달고,
그래서 혈압이 오르면 다시 출혈이 심해지고.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였을까. 그래도 계속 부었어. 이전처럼 네가 다시 살아나리라 굳게 믿으며.
결국 아기 천사가 되어버린 너. 고생 많았어. 많이 힘들었지.
그래도 너를 내가 보내게 되어,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안아주며 인사할 수 있어 다행이야.
2개월하고도 21일, 누군가에겐 찰나의 시간이지만, 너에게는 평생이었던 나날.
네가 이 세상에 태어나 살았다는 걸, 그리고 너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었다는 걸 우리 모두 기억할게.
아기 천사로 쑥쑥 커서, 할머니 말씀처럼, 다음에도 엄마 아빠한테서 태어나길. 부디 건강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