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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사, 플러스 스토리

참신한 시각으로 간호사와 함께 호흡합니다.

간호사 24시, 그 story 가 궁금합니다.

간호 업무를 하면서 눈물 나게 감동했던 일들, 동료 간호사의 보석같이 빛나는 아름다운 선행,
무릎을 탁 치게 만들었던 기가막힌 아이디어 활동, 간호사라 행복했던 그 때 그 순간,
우리끼리 通하는 이야기를 나누어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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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사의 이름을 기억하는 분들

신규로 일을 시작하면서 나는 많은 회의감을 느꼈다.

학생시절 배웠던 내용과 차원이 달랐던 병동 업무, 실습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느린 업무속도와 서툰 업무로 환자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을 가지고 근육주사조차 제대로 놓지 못했다.

이렇게 나는 매 순간 환자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도 제대로 알지 못한 채, 놀랍게도 어느덧 4개월이 되었다.

조금씩 환자들을 더 많이 만나면서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시간도 늘어났지만 바쁠 때는 환자의 지나친 요구와 불평, 불만들을 들을 때 나도 모르게 눈썹 사이에 주름을 만들어 인상을 쓰고, 미소를 잃은 채 기계처럼 일만 하며, 하루가 빨리 지나가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어느 날 병동에 나의 부모님보다 젊은 말기 암환자가 입원을 했다.

처음에는 그냥 어려운 환자라고만 생각을 했다. 치료받는 환자도, 치료를 지켜보는 보호자도 서로 힘들어하였지만 힘든 내색을 하지않고 견디어 내는 모습을 옆에서 볼 수있었다.

처치를 하고 환자의 상태를 파악하기 위해 많은 대화를 하면서 라포를 형성하였는데 환자와 보호자들은 오히려 간호사인 나를 위로하고 지지하는 분들이셨다.

내가 바빠 보이거나 그 환자에게 무언가 일이 생기면 나한테 죄송하다고 했다.

병원에 치료받으러 온 환자이고 환자를 위한 일들은 당연히 내가 해야 하는 업무인데 '미안하다.' 라는 말에 나는 부정도 긍정도 할 수 없었다.

환자의 상태는 점점 더 악화되어 DNR 을 받게 되었고 통증 조절 완화치료만 시행하다가 며칠 후 내가 근무를 하지않은 날에 임종을 맞이하셨다.

오랫동안 담당했던 환자로 많은 대화를 나누었던 분이라 좋은 곳으로 가시어 편안하고 행복하시기를 기도하였다.

그러나 여전히 나는 바빴고 서서히 그분의 모습이 기억속에서 사라져갈 무렵 나에게 꼭 전해야할 말이 있다면서 임종하신 분의 보호자가 병원으로 찾아왔다. 과거, 환자와의 대화를 나눴을 때 내 이름을 기억하지 못해 한 번 더 알려주고 기억해달라고 말했던 적이 있었다.

나는 단순한 환자 상태 확인, 환자와의 친근감 형성이라고 생각했고 이러한 일이 있었던 걸 잊어버리고 있었다.

그렇지만 환자는 내 이름을 기억하지 못해 나에게 미안한 감정을 가지고 있었고 정신을 잃기 전까지 내 이름을 되새기고 보호자에게 계속 내 이름을 기억 못해줘서 미안하다는 얘기를 했다고 하였다.

그리고 신경써주고 잘 대해줘서 고맙다는 얘기를 했다. 이 얘기를 듣는 순간 나도 모르게 마음이 울컥하여 눈물이 났다.

그들이 생각하는 만큼 나는 좋은 간호사였을까?

순간, 더 가까이 환자 옆에 있어주고, 이야기를 들어주고, 손 한번 잡아주지 못한 것이 가슴깊이 밀려오면서 후회감이 들었고, 환자에게 부담감을 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전히 나는 부족하고 모든 게 내 뜻대로 완벽할 수는 없다.

하지만 내가 해야 할 일들은 아픈 환자들에게 작은 미소와 정성의 손길로도 충분할 것이다.

내가 정해놓은 틀들과 기준에 미치지 못하였어도 앞으로 나 스스로 부끄럽지 않게 환자에게 최선을 다하는 모습으로 성장하는 간호사가 되기를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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