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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사, 플러스 스토리

참신한 시각으로 간호사와 함께 호흡합니다.

간호사 24시, 그 story 가 궁금합니다.

간호 업무를 하면서 눈물 나게 감동했던 일들, 동료 간호사의 보석같이 빛나는 아름다운 선행,
무릎을 탁 치게 만들었던 기가막힌 아이디어 활동, 간호사라 행복했던 그 때 그 순간,
우리끼리 通하는 이야기를 나누어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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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여행으로 가는 길

진단을 받고 해보지 않은 치료가 없어요. 그런데 이제는 더 이상 할 수 있는 것이 없대요. 그 이야기를 듣는 데 귀가 막힌 것처럼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고 눈앞이 깜깜했어요. 호스피스에 가면 갈 곳은 저기(손가락으로 하늘을 가리키며)뿐인 시한부 인생이잖아요.”

어느 폐암 말기 환자의 이 말은 호스피스 상담을 위해 찾아 온 여러 말기 암환자들과 가족들에게 자주 듣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질병 상태가 악화되어 더 이상 손을 쓸 수 없는 상황에서 불필요한 고통을 겪더라도 어떻게든 생명을 연장시키려고 노력할 것인가?

아니면 사는 동안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가능한 한 편안하게 지내다가 생의 마지막을 준비하도록 할 것인가?

많은 환자와 가족들은 이런 쉽지 않은 결정을 해야 하는 시점에서 호스피스를 두드리게 된다.

호스피스 돌봄은 말기 암환자가 과중한 경제적 부담 없이 말기암에 수반되는 다양한 불편한 증상과 통증을 조절하고, 생기 있게 살아가도록 정서적, 사회적, 영적 안녕을 위한 돌봄의 행위이다.

위의 폐암 환자처럼 현대 의학의 힘을 믿고 나아질 줄 알았던 희망이 무너질 때, 한 인간으로서 존재감의 상실과 막연한 두려움, 정서적인 외로움, 슬픔, 분노 같은 고통들을 수반한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가족들 또한 호스피스 돌봄을 받는 것이 삶을 포기한 것과 같다고 생각하고 사랑하는 사람을 호스피스에 맡기는 것이 그저 죽기만 기다리는 것과 다름없는 비정한 일이라고 생각을 하여 죄책감을 가지는 경우도 많다.

이처럼 말기 암환자와 가족이 느끼는 정서적, 심리적 고통에 대해 호스피스 간호사가 영적인 감성으로 관심을 갖고 그들이 느끼는 고통의 의미를 헤아리고 돌보아주는 것이 통증이나 증상을 조절해주는 것만큼 중요하다.

호스피스 간호사로서 영적 돌봄은 존중과 배려하는 태도로 환자를 대하며,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지켜주기 위해 노력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호스피스 돌봄을 받는 것이 삶을 체념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심한 고통을 당하지 않으면서 가능한 한 품위 있는 삶을 살게 하며, 가족들에게도 환자를 위로하고 격려하며 함께 있는 충분한 시간을 갖게 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의 의미를 전달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이는 우리가 숨을 쉬는 것이 당연하여 잊고 살다가도 숲 속에서 맑은 공기를 마시면 상쾌함을 느끼는 것처럼 영적 돌봄을 통해 이뤄지는 환자와 호스피스 간호사 사이의 인격적 만남은 질병으로 고통 받는 환자에게는 긍정적 희망을 전하고 간호사에게는 돌봄의 가치를 일깨워주는 것이라 생각한다.

때론 거친 반응을 보이며 정서적으로 불안정한 상태를 보이는 환자와 가족들이 상처를 주기도 하지만 그럴 때면 그들이 원해서가 아니라 고통의 크기가 더 크기 때문이라는 걸 이해하고 마음을 열고 다가서는 노력이 더욱 필요하다.

차츰 호스피스 안에서 환자의 신체적 통증이 완화되고 정서적인 상태가 안정되며, 여러 요법(음악, 미술, 원예 등)과 이벤트, 소원 들어주기를 통하여 삶의 즐거움과 사랑, 행복, 웃음이 오고가다보면 호스피스를 선택한 것이 정말 잘한 일이었다고 살며시 고백하기도 한다. 가족들 또한 호스피스 돌봄 팀이 그들과 함께 한다는 사실만으로 든든해하며, 조금 더 일찍 왔더라면 고생을 덜 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하는 긍정적 변화들을 자주 느낀다.

생과 이별하는 순간에 눈을 감으며 눈물로 인사하는 모습, 의식이 혼미하지만 사랑하는 가족들이 전하는 작별인사를 아주 선명하게 들었다는 듯 옅은 미소로 화답하는 모습들은 죽음의 순간에 두려움과 부정보다는 존중과 배려 안에서 하느님이 내려주신 빛을 따라 잘 가시도록 하고, 남은 가족들은 따뜻한 이별을 할 수 있도록 경건하고 충분한 임종 돌봄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환자 임종 후 사별가족 돌봄(전화, 조문, 가정방문, 모임, 추모제)을 통해 충분히 애도하고 슬픔을 위로받을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통해 다시 한 번 고인이 된 환자를 기억하고 이별의 아픔을 격려하고 나눈다.

엘리사벳 퀴블러로스는 호스피스는 서로의 안녕을 빌 수 있는 시간이며, 분리된 관계를 치유할 수 있는 때이며, 서로 용서를 주고받으며, 풀어진 삶을 단정히 모으는 때이므로 인간의 삶에서 가장 의미 있는 몇 달, 몇 주 혹은 마지막 날이 될 수 있다.”라고 하였다.

호스피스 돌봄은 신체적 돌봄에 국한하지 않고 어려움에 처한 그들의 마음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함께 나누고 관계 안에서 함께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주어 그 이상의 희망을 갖게 해주는 것, 이것이 바로 영성 전인 간호가 아닌가 생각한다.

그리스도 안에서 말기암 환자가 한 인간으로서 생을 잘 마무리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는 호스피스 간호사라는 몫을 주신 우리 주 하느님께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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