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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사, 플러스 스토리

참신한 시각으로 간호사와 함께 호흡합니다.

간호사 24시, 그 story 가 궁금합니다.

간호 업무를 하면서 눈물 나게 감동했던 일들, 동료 간호사의 보석같이 빛나는 아름다운 선행,
무릎을 탁 치게 만들었던 기가막힌 아이디어 활동, 간호사라 행복했던 그 때 그 순간,
우리끼리 通하는 이야기를 나누어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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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장에 있는 친구가 내 욕을 해요!”

“천장에 있는 친구가 내 욕을 해요!”

 

 굳게 닫혀 진 문 넘어 보호병동 안에는 정신과적 급성증상으로 인해 자신과 타인을 해칠 위험이 있는 환자, 개인위생을 챙기지 못하고 행동조절이 안되는 환자, 기본적인 일상생활 조차 불가능한 환자 등 다양한 환자들이 생활하고 있습니다.

정신과 간호사는 이러한 환자들이 안전한 입원환경을 유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모든 환자에게 사랑, 신뢰, 존중, 진심, 공감, 수용, 긍정적인 태도로 접근하여 치료적인 인간관계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환자와 치료적인 관계 안에서 때로는 따뜻한 엄마, 누나, 언니가 되어주고 때로는 친근한 친구가 되어주기도 하며, 때로는 단호하고 엄격한 선생님이 되어주기도 합니다.

환자의 상태에 따라 다양하게 치료적인 역할을 하며 작년 이맘때쯤 만났던 20대 초반의 조현병으로 입원한 한 청년이 떠오릅니다.

그는 욕설과 협박하는 환청, 자신을 죽이려 한다는 망상적 사고에 갇혀 간호사와 보호사 및 모든 치료진을 겁에 질린 눈빛으로 바라보고 경계하였으며 벽에 머리를 박고 울면서 살려주세요!”를 반복적으로 외치고 극도의 불안감과 두려움 속에 떨고 있었습니다.

화장실 천장 환기구에서 자신을 욕하는 소리가 들린다며 주먹으로 환기구를 강하게 쳐서 찌그러뜨렸고 손등에는 손상을 입혔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간호사와 보호사가 도움을 주기위해 다가가면 변장하고 자신을 해치기 위해 접근하는 사람으로 생각하여 노려보거나 손을 휘둘러 할퀴고 입으로 물려는 행동을 보이기도 하였습니다. 간호사가 제공해준 약은 자살행위라며 거부하였고, 간호사가 제공한 물은 이상한 물이라며 마시지 않았으며 혈압 측정과 같은 간호처치에도 거부적인 태도를 보였습니다.

환청과 망상으로 자신과 타인을 향한 폭력의 위험성이 높은 그에게 최우선적으로 안전한 환경을 만들어주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매 듀티 때마다 병실 침상 주변을 살피고 해가 될 수 있는 물건들은 전부 제거하였으며 15분 간격으로 자주 순회를 시행하며 환자의 상태와 행동을 세밀하게 관찰하였습니다.

또한, 외부의 자극을 위협적으로 인식하여 자극이 적고 안정된 환경을 유지하기 위해 안정실로 이동시켜 필요시 격리와 신체보호대를 적용하고 집중관찰을 하며 환자를 돌보았습니다.

간호사가 위협적인 존재가 아님을 알리고 신뢰관계를 형성하기 위해 담당 간호사를 지정하여 짧게 자주 환자 곁에 머물러주며, 호소하는 증상보다 느끼는 감정에 공감해주고 감정표현을 격려하였습니다.

일대일 면담을 통해 환청과 망상에 집중하지 않고 현실에 초점을 둘 수 있도록 환자가 보고 있는 주변 환경에 대해 주로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또한, 환청이 들릴 때 고조되는 불안과 두려움을 조절하고 멈출 수 있는 활동들을 환자에게 교육하고 함께 수행하였습니다.

병동 간호사들의 세심한 보살핌과 정성이 환자의 마음에 닿아 환자는 점차 자신만의 비현실 세계에서 빠져나와 환청과 망상이 실재가 아님을 인지하였고 환청 또한 줄었다고 하였습니다.

치료적 활동 프로그램에 스스로 나와 환청에 집중하지 않는 모습으로 참여하였으며 간호사에게 다가와 증상이 남아있지만 긍정적으로 살아볼 것이고 느끼는 불편함을 바꾸어 보겠다는 말을 건네주었습니다.

환청 대상이 자신을 욕하고 위협한다는 생각 속에 갇혀 극심한 괴로움과 두려움으로 고통의 나날을 보내고 있었던 그가 편안하게 정상적인 활동을 하는 모습을 본 순간 어떠한 말과 글로도 표현할 수 없는 감격스러움과 가슴 벅차오름이 느껴졌습니다.

비현실감과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것을 지각하고 합당한 근거가 없는 잘못된 믿음에 갇혀 현실과 소통을 하기도, 교감을 하기도 어려운 환자였지만, 우리의 따뜻한 간호를 통해 현실을 바라볼 수 있게 되었고 자신만의 갇힌 세계에서 빠져나와 마음의 평온함을 누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조현병이란 한자로 다음과 같이 씁니다.

(調)는 뭔가를 고르다는 뜻이며,

()의 의미는 줄이라는 뜻으로,

악기의 줄을 조절하여 음의 높이를 맞춘다는 사전적인 뜻이 있습니다.

마음의 튜닝이 안되어 있는 환자의 마음의 줄을 조절하여 조화로운 음을 낼 수 있도록 도움을 주었다는 것에 깊은 감사와 뿌듯함을 느낍니다.

고은정2019-03-28
환청이 있는 환자를 어떻게 care하셨는지 한눈에 보는 듯 해요.
정신과 환자들을 간호하고 그 가치를 느끼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정말 수고 많으셨고 글까지 근사하게 게재하신 선생님의 노고에 큰 박수를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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