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 막내 신입 간호사는 병동에서 6개월정도 일하고 우리 부서에 온지
얼마 안 되었고
저도 타 부서에서 오랫동안 일하고 심혈관센터로 부서를 옮긴 지
1년이 안되던 어느날
그날도 다람쥐 체 바퀴 돌 듯 반복되는 생활과
많은 환자분의 시술과 검사로
지칠대로 지쳐 다크써클이 즐넘기를 하기 직전이었다.
이제 드디어 오늘의 예정된 마지막 시술인 심장스탠트 시술이 예정되어 있었다.
70대 할머니, 병실에서 내려오셔서 환자확인을 하는 순간부터 억쎈 전라도 사투리로
“왜 이런 곳에 와서 뭐하는지 모르겠다”하시면서 큰소리로 말씀하시며
저의 말에 계속 부정적인
말씀을 하시면서 협조를 안 해 주신다.
속으로 조금은 짜증이 나고 힘이 들었지만
마지막인 만큼 최선을 다하자고 생각하고 할머니를 잘 달래드리면서 설명을
차근차근 해 드리고 보호자와 다시 한번 정확한 환자 확인과 시술에 대해 확인하고
시술침대로 옮겼다.
보호자의 얘기를 들어보니 할머니가 가슴이 불편하여 지방병원에서 검사를 받았는데
심장혈관에 문제가 있다는 의사의 말을 듣고 보호자들이 서울로 모시고 왔고
오늘 저희 병원에서 시술이 받으신다고 하신다.
모든 시술준비는 마쳐졌고 드디어 시술할 담당 과장님께서 오셨다.
차분히 설명 후 시작하려는데 다시 큰 소리를 내시며 시술을 안 받으신다고 하신다.
보호자 대기실에서 기다리시는 따님을 들어오시게 했다.
따님이 환자분을 설득하고 설명하기를 여러 번 반복하고, 시술을 하지 않을때의
위험성, 합병증 등 설명했으나 막무가내로 나 이대로 살다가 죽을거라고 ,
시술을 안 받겠다고 하신다.
담당과장님도 몇 번을 설명하고 응급상황 시 굉장히 위험성에 대해 설명했으나
더 이상 안 하시겠다는 확답을 듣고 시술을 취소했다.
준비된 상을 치우고 할머니의 몸에 붙어있던 모든 장치들을 떼어드리려 하는데
막내 신입 간호사가 할머니께 손을 잡아드리며 “할머니 저희들이 할머니의 마음 이해해 드리지 못해 미안해요”하고 할머니의 귀에 대고 얘기하는 소리가
내 귓가에 들려왔다.
할머니는 “미안허여, 내가 너무 소란을 피웠제”
저는 이 소리를 듣는 순간 얼굴이 화끈거렸다.
저는 경력이 많지만 이런 환자는 말을 안 거는 것이 낫지 하면서
더 이상 할머니께 말을
걸지 않았던 내 자신이 너무나 부끄러운 순간이었다.
오늘 정말 힘든 하루였지만 신입직원의 천사 같은 마음은 무디어진 내 마음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 넣어 주었고 나도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야겠다 생각하고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함께 일한 동료들에게도 진한 감동을 전해주었다.
할머니! 그때 할머니의 마음을 이해해 드리지 못해 죄송해요
그리고 더욱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