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2017년), 타 병동에서 혈압계의 선에 걸려 간호사가 넘어지는 사고가 일어나고, 혈압계의 바퀴에 cuff선이 끌리고 오염되어 기계의 손상이 우려되는 상황이 반복되었습니다.
그래서 '혈압계의 cuff길이를 조절할 수 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 아이디어를 실현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하던 중 청소기의 코드선처럼 버튼을 누르면 자동으로 정리되는 retractable Reel 방식과 세차장에서 흔히 쓰고 있는 코일 호스선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서울아산병원에서는 제안Bank를 통해 현장에서의 아이디어를 실현하는 데 도움을 주는 부서로써 이노베이션센터가 있습니다. 저는 2017년 11월 말경 서울아산병원 이노베이션센터에 이 두 가지 아이디어를 제안하였고 이노베이션센터, 의공학팀과 함께 회의를 거친 후 아이디어를 현실화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그 결과 효율성을 고려하였을 때 첫 번째 방안인 retractable reel은 비용이 많이 들어 보류하고 두 번째 대안을 채택하였습니다. 코일선은 우레탄 코일호스, 테프론 코일호스, PE 코일호스가 있었는데, 각각의 효과를 보고 가장 적절한 코일선을 선택하기 위해 병동의 혈압계에 사전 적용한 이후 모니터링을 시행하였고, 그 중에서 PE 코일호스가 다른 호스에 비해 사용 시 탄력성이 좋아 미사용 시에는 줄이 땅에 끌리지 않게 도와주고, 사용 시에는 기존길이보다 길어져 좁은 병실에 있는 환자분들의 혈압을 측정할 때에 힘을 들이지 않게 돕는 데에 탁월하다고 평가되었습니다. 그리고 오래 사용하여도 코일선의 본래 형태를 오랫동안 유지하는 데에도 탁월하여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20I8년 5월, 현재 의공학팀과 최종 논의 후 자재팀을 통해 전체 혈압계에 적용을 고려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현장에서 느끼고 얻은 작은 아이디어 하나를 현실화 해내는 경험을 통해 얼마나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고, 여러 부서와의 협력이 필요한 지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또한, 그 협력관계 가운데에 있는 '간호사'라는 직업을 지닌 사람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도 느낄 수 있었던 사례였습니다. 다른 병원 간호사들과 이 경험을 공유하고 이 사례가 페이스메이커로 작용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공모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