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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사, 플러스 스토리

참신한 시각으로 간호사와 함께 호흡합니다.

간호사 24시, 그 story 가 궁금합니다.

간호 업무를 하면서 눈물 나게 감동했던 일들, 동료 간호사의 보석같이 빛나는 아름다운 선행,
무릎을 탁 치게 만들었던 기가막힌 아이디어 활동, 간호사라 행복했던 그 때 그 순간,
우리끼리 通하는 이야기를 나누어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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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다른 위치, 서로 같은 바람

내가 신규 간호사였을 때, 간호현장에서 환자와 직접적으로 마주치며 근무하기 전에는 의료지식만 정확하게 숙지하고 이를 행할 수 있다면 그 외의 어려움은 크게 없을 줄 알았다. 하지만 현실은 생각과는 달랐다. 간호사로서 의료기술을 행할 때 겪는 어려움이 아닌 그 외의 부분에서 겪는 어려움에 대해 이야기 해보겠다.

신규 간호사로서 일을 시작한지 한 달 정도 되었을 때, 환자 한 분이 중환자실에서 전실하여 일반 병동으로 나왔다. 그녀는 광주 출신이었고 갑작스러운 뇌출혈로 수술을 받은 분이었다. 그녀는 지남력이 전혀 없어 의사소통이 되지 않았고 혼돈상태였다. 비위관, 유치 도뇨관을 삽입하고 있는 상태라 삽관 상태를 주의 깊게 관찰해야 하는 분이었다. 그녀의 여동생과 언니가 교대로 간병을 하였는데 그녀는 하루에도 몇 번씩 비위관을 스스로 뽑았다. 의료진은 치료적 목적으로 그녀에게 억제대를 적용하려고 하였으나 보호자들이 완강히 거부하였고, 그녀는 매일같이 비위관을 뽑아 보호자와 의료진 사이 갈등이 생겨났다. 환자상태가 호전되는 기미 없이 한 달이 지나갔고 시간이 지나면서 보호자들 또한 매우 예민하고 적대적인 모습을 보였다.

그녀의 언니가 언성을 높이며 내게 말했다.

“아니, 동생이 제발 풀어달라고 애원을 하는데 어떻게 손을 묶고 있어요?”

나를 믿지 못하겠다는 눈으로 인상을 쓰며 바라보는 그녀에게 간절히 말했다.

“보호자분 치료적인 목적을 위해서 하셔야해요. 오히려 매일 비위관을 삽입하는 행위자체가 더 환자에게 해로울 수 있어요.”

매일 반복되는 실랑이에 보호자들은 의료진을 신뢰할 수 없다고 말을 하며 간호사들이 하는 처치 하나하나 꼬투리를 잡으며 공격적인 태도를 보였다. 보호자와 간호사 모두 그녀의 건강회복을 간절히 원하고 이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마음은 모두 같은데 간호사를 못마땅해하며 의심하는 모습을 보니 당황스럽고 마음이 아프기 그지 없었다. 그러나 우리 간호사들은 이러한 보호자 응대에 더욱 주의하며 친절한 모습을 유지하려 꾸준히 노력하였다.

역시나 노력은 배신하지 않고 좋은 결과를 가져왔다. 시간이 지나 그녀가 점차 회복되어 지남력을 가지고 의사소통이 가능하게 되었다. 비위관과 유치 도뇨관도 모두 제거하게 되었다. 그녀는 식사량이 점차 늘어나며 얼굴빛이 환해지고, 재활치료를 받으며 점차 의사소통이 정확해졌으며, 혼자서 걸을 수 있게 되었다. 이러한 모습을 보니 놀랍고 뿌듯한 마음이 들었다.

하지만 더 놀라운 것은 보호자들의 변화였다. 그녀가 건강을 회복하자 보호자들도 간호사에게 보다 유해지고 신뢰를 해주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처음에 내가 처치를 가면 뭘 잘못하지 않는지 매의 눈으로 나의 행동 하나하나 감시를 하였는데, 지금은 간호사로 일하는 게 힘들지 않는지 안부를 물어주고 고생이 많다며 항상 고맙다는 인사를 해주었다. 더 시간이 지나 그녀가 전실 온지 3개월 쯤 되었을 때, 완치는 아니었지만 처음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좋아진 모습으로 그녀는 퇴원하게 되었다. 퇴원 전 날 그녀와 보호자는 그동안 고생하셨다는 인사를 하며 간호사 모두에게 악수를 청하였고 평생 잊지 못할 만큼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였다.

이런 상황을 겪어보니, 환자가 처음 병원에 와서 급성기일때는 보호자가 예민한 모습을 보이더라도 이해를 해주어야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환자 상태가 좋지 않아 그럴 수 있겠구나.’ ‘보호자도 환자 본인만큼이나 얼마나 힘들까?’, ‘환자뿐만이 아니라 보호자 역시 우리 병원과 의료진을 믿고 온 것임을 잊지 말자.’, ‘그런 보호자의 마음을 이해해주고 어루만져 주는 것이 역시 진정한 간호사의 역할이구나.’ 등의 다양한 생각들이 스쳐 지나갔다.

병원에서 간호사로서 근무를 하다 보면 다양한 상황들이 주어지는데 물론 의료적 지식들을 기반으로 이를 능숙히 해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환자와 보호자의 마음을 헤아리고 진정성을 가지고 대하는 것 또한 굉장히 중요하다는 것을 많이 느꼈다. 그러나 현재까지도 여전히 배워야 할 점이 많은 아직은 미숙한 간호사라 보호자들이 가끔 아쉬운 점, 불만들을 행동으로 보이면 같이 감정에 휩쓸리는 상황이 있기도 하다. 하지만 나는 환자의 건강회복을 간절히 원하는 마음만큼은 보호자와 간호사가 모두 같은 바람이라는 것을 알고 있기에, 이를 언제나 마음속에 새기고 모두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멋진 간호사로 성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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