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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사, 플러스 스토리

참신한 시각으로 간호사와 함께 호흡합니다.

간호사 24시, 그 story 가 궁금합니다.

간호 업무를 하면서 눈물 나게 감동했던 일들, 동료 간호사의 보석같이 빛나는 아름다운 선행,
무릎을 탁 치게 만들었던 기가막힌 아이디어 활동, 간호사라 행복했던 그 때 그 순간,
우리끼리 通하는 이야기를 나누어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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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절히 듣고 싶었던 한마디

  제가 근무중인 외과계 중환자실은 소아 중환자실을 품고 있습니다. 소아 환자들을 돌보는 부담감은 해가 갈수록 더 커지지만, 아이들이 우리에게 주는 행복 또한 해가 지날수록 배가 되는 것 같습니다.

 이곳에서 우리는 엄마 품에 제대로 안겨보지도 못하고 우리 곁으로 와서 커다란 중환자실 침대에서 힘든 치료를 이겨내는 여러 아이들과 함께 했습니다. 많은 아이들이 우리에게 웃음도 때로는 눈물도, 그리고 우리가 행하는 간호의 의미도 남겨주고 이곳을 떠났지만, 함께하는 시간이 지날 수록 우리와 눈맞춤 하며 반응해주고, 우리 곁에서 성장하며 우리의 손으로 먹이고 재우며 이곳에서 함께 하고 있습니다. 대화가 없이도 소통하고 체온을 나누며 다행히 건강한 모습을 되찾고 웃으며 우리 곁을 떠날 때 우리는 이곳에 우리가 있어야 하는 이유를 찾고 보람을 느낍니다. 이 아이들의 모습을 통해 우리는 우리가 하는 일이 단순한 간호가 아닌 그들이 일상 생활로 돌아갈 수 있도록 돕는 일이라는 것을 한 번 더 깨닫게 됩니다. 그리고 지금 곁에 있는 환자들이 우리를 만나기 전의 건강한 모습으로 회복하여 본인의 일상을 다시 살아갈 수 있도록 간호하겠다고 늘 다짐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출발선에 서서 새로운 시작을 알리며 많은 설렘과 다짐으로 뛸 준비를 하고 있을 시기인 2017 3, 설레임을 가득 안고 학교에서 새로운 친구들을 만나야 했던 00이가 우리에게 왔습니다. 그 전에도 비슷한 상황의 또래 아이들을 떠나 보냈던 우리였기에 CPR SICU로 입원했던 00이를 만난 순간 다들 우리 곁을 떠날 거란 두려움이 컸습니다. 사실 다시 부모님을 웃으며 만날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늦은 밤 아수라장이 된 ICU에서 이브닝, 나이트 간호사들이 흉부외과, 소아과 팀과 함께 CPR을 하며 ECMO를 넣고 나서야 00이는 정상 혈압과 rhythm을 겨우 회복 했고, 모든 간호사들이 나의 담당 환자인 듯 간호하며 의식을 매시간 확인했습니다.  다행히 몇 시간 후 00이는 눈을 깜박이며 손을 잡고 놓는 반응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때서야 우리는 살았구나…’ 하고 안도 할 수 있었습니다. 이후 00이는 무사히 ECMO ventilator weaning 후 정상적인 V/S을 유지하였지만, 더 큰 문제가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길었던 CPR time으로 인해 Brain hypoxic injury Lt. side weakness가 발생한 것 입니다. 00이는 마음대로 팔을 움직일 수 없고 낯선 중환자실 환경에서 부모님과 의사소통만 할 뿐 늘 우리가 다가서면 눈 감으며 반응 해주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는 등 마음을 열어주지 않았습니다. 그런 00이의 모습에 우리는 더 욕심 내보기로 했습니다. 걷게 하겠다고, 다시 학교로 돌아가 친구들과 함께 그전처럼 운동장에서 뛰어 놀며 공부 할 수 있게 만들겠다고…. 새침한 사춘기 소녀 00이를 지켜내겠다고

매일 출근할 때 00이에게 눈 마주치며 인사하고 지나가면서 머리 한번 쓰다듬어 주었던 우리의 마음과 의지가 통했는지 00이는 서서히 마음을 열기 시작했고 함께 노력해주기 시작했습니다. 물어보는 질문에 고개 끄덕이고 살며시 손을 잡아주더니 아무 감정도 생각도 없이 그저 멍하게 있던 아이가 손가락으로 대답해 주었고, 몇 일 후에는 우리가 하는 농담에도 함께 웃어 보이는 밝은 모습을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00이는 우리와 재활치료를 하며 병동으로 갈 수 있는 최고의 컨디션으로 끌어 올린 후 병동으로 전동을 갔지만, 늘 휠체어를 타고 중환자실에 방문하여 저 이만큼 좋아졌어요! “ , “저 이제 혼자서도 잘 일어설수 있어요라고 항상 소식을 알려주었습니다.

 얼마 전 퇴원 후 다시 찾아온 00이는 우리에게 마음껏 이야기 해주었습니다. 간절히 듣고 싶었던 한마디, ‘그때 고마웠다고, 기억한다고..’

그렇게 우리는 00이와 2017년 봄을 함께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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