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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사, 플러스 스토리

참신한 시각으로 간호사와 함께 호흡합니다.

간호사 24시, 그 story 가 궁금합니다.

간호 업무를 하면서 눈물 나게 감동했던 일들, 동료 간호사의 보석같이 빛나는 아름다운 선행,
무릎을 탁 치게 만들었던 기가막힌 아이디어 활동, 간호사라 행복했던 그 때 그 순간,
우리끼리 通하는 이야기를 나누어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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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처음 순간은 기억에 오래 남는다

누구나 처음 순간은 기억에 오래 남는다

 

처음의 순간이 기억에 남는 이유는 처음이기에 느낀 설렘, 낯섦, 두려움 때문이다. 그 모든 첫 순간들이 지나고 어떠한 일에 익숙해지면 다시금 그 처음을 떠올려 보기도 한다. 그때 내가 느낀 그 첫 순간들은 어떠했는지. 그때 나의 심신은 어떤 상태였는지. 힘들고 어려웠을지도 모르지만 그 순간들을 이겨낸 지금의 내 모습을 보면 뿌듯하기도 하고 그때의 일들이 추억으로 기억되기도 한다.

신규 간호사로 병원에 갓 입사하여 그토록 가고 싶었던 외과계 중환자실에 들어섰을 때 처음이라 느낀 설렘은 하루, 이틀 생각보다 짧았다. 중환자를 보며 응급상황에 빠르게 대처해야 하고 한 순간의 판단과 소소한 간호처치 하나도 환자의 생명을 좌지우지하는 다이나믹한 이곳에서 과연 잘 해낼 수 있을까하는 의문이 들었다. 그런 나약한 나에게 힘을 불어 넣어주었던 이가 바로 나의 프리셉터 선생님이다. 한 달이라는 짧은 orientation 기간 동안 중환자실에서 일어나는 많은 상황을 접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며, 의료진과의 소통에도 적극 참여 할 수 있도록 자신감을 불어 넣어 주셨던 선생님. 실수는 다시금 반복적인 습관이 되지 않도록 때로는 엄하게 꾸짖어 주어 눈물을 쏙 빼게 해 주시던 선생님. orientation이 끝나고 발령 후 1년 남짓 함께 근무하다 보건교사 임용이 되어 병원을 떠났지만 10년이 훌쩍 지난 지금도 난 그 프리셉터 선생님의 말씀 하나하나가 문득 생각나기도 한다. 힘이 들 때는 훌훌 털어 버리라고, 나를 위해 힘든 순간을 마음속에 담아 두지 말라며 대신 실수는 할 수 있지만 습관이 되지 않도록 가르쳐 주셨던 선생님. 많은 시간이 흐른 지금 난 아직도 첫발을 디딘 외과계 중환자실에서 근무하고 있다. 그 동안 많은 경험을 바탕으로 2014년 프리셉터 위촉을 받았고, 신규 간호사의 처음을 함께하는 프리셉터가 되었다.

 추운 겨울이 지나고 꽃이 피기 시작 하는 봄에 첫 프리셉티를 만났을 때 나도 처음이라 조금은 욕심을 부렸던 것 같다. 그 덕에 매일매일 CPR환자와 OHS 환자를 보게 되고, 각종 ECMO, CRRT 환자도 어렵고 벅찰 거라는 걸 알면서도 도전해 보았다. 응급 상황이 많은 중환자실에서 나도 모르게 예민해 지는 때가 많으며, 다급한 상황에서 목소리가 커지는 날도 많았다. 근무 중 식사 시간엔 끼니를 거르는 날도 많으며, 끼니를 챙겨 먹다가도 환자생각에 단시간에 도시락을 후루룩 마시고 뛰어가기 일쑤였다. 그런 힘들 날을 겪으면서도 많은 노력과 의지로 발령을 받은 프리셉티 선생님. 처음 프리셉터가 되면서 나의 프리셉티에게는 조급함 대신 침착함과 여유로움을 알려 주자고 다짐하고 또 다짐했었다. 그렇게 지금까지 4명의 프리셉티를 만났고 그들로 인해 나를 다시 되돌아보게 되었다. 나의 프리셉티가 경력 간호사가 되어 능숙한 모습으로 환자와 보호자를 응대하고 응급상황에서도 척척 대처 하고, 수술 후 극심한 통증으로 시달리는 환자에게 진통제를 투약하며 환자를 안심시키며 간호하는 모습을 볼 때면 나도 모르게 으쓱하며 칭찬을 해주곤 한다. 이젠 나의 프리셉티가 아닌 든든한 동료로 함께 하는 선생님들. 시간이 흘러 처음의 순간에 가졌던 두려움이 지나고 어느덧 힘들었던 일들이 점점 추억으로 차곡차곡 쌓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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