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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사, 플러스 스토리

참신한 시각으로 간호사와 함께 호흡합니다.

간호사 24시, 그 story 가 궁금합니다.

간호 업무를 하면서 눈물 나게 감동했던 일들, 동료 간호사의 보석같이 빛나는 아름다운 선행,
무릎을 탁 치게 만들었던 기가막힌 아이디어 활동, 간호사라 행복했던 그 때 그 순간,
우리끼리 通하는 이야기를 나누어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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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콜서비스

나는 지금 3년차 간호사다.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병동에 1년 넘게 근무하며 매일 같이 아픈 환자들을 돌보고 있다. 보호자들보다 더 가까이에서 환자의 1부터 10까지 모든 걸 간호한다는 게 처음에는 너무나도 막막했다. 쉴 새 없이 이어지는 과별 담당의사 회진을 커버하고 스테이션에 앉으면 빵빵 떠있는 추가 처방에 액팅까지 도맡아하며 환자들의 요구사항을 다 들어주기에는 너무나도 벅차고 힘들었다. 당장 내 눈앞에 보이는 처방을 해결하기 위해 전화하고 확인받고 재 처방을 받아 환자에게 설명하기까지 나의 체력과 감정이 남아나질 않았다. 나이팅게일 선서식에 했던 4년 전의 다짐은 이미 잊혀진지 오래였고 밀려드는 일에 짜증을 내다가도 그런 내 모습이 한심해 직업의식에 대한 회의감만 늘어갔다.

 

그리고 여느 때처럼 힘든 업무가 반복되던 어느 날.

간호부에서 해피콜서비스를 시행하라는 미션이 떨어졌다. ‘바빠 죽겠는데 그건 또 뭐람?‘ 흥미 없이 인계장을 바라보며 툴툴거렸다

 

해피콜이란 퇴원환자에게 퇴원간호기록지를 제공하는 것에서 나아가 퇴원 후 외래 방문 및 검사예약에서부터 퇴원약 복약설명과 식이, 활동, 목욕 관리와 일상생활에서의 감염예방 및 체중, 당뇨, 혈압 조절 등 가정에서의 관리 내용까지 설명하고, 뿐만 아니라 입원해있는 동안의 만족도를 조사하며 불만족하는 사항들에 대해 수집하여 환자들에게 더욱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취지의 아주 좋은 시스템이었다. 그러나 당장 할 일이 많은 우리에겐 또 하나의 짐일 수밖에 없었다. 어쩔 수 없이 일을 시작하기 전에 퇴원 환자의 전화번호를 누르며 어떻게 질문해야하지, 빨리하고 일해야겠다.‘는 생각에 사무적으로 끄적이던 찰나 수화기 너머로 반갑게 소리치는 목소리를 듣고 깜짝 놀랐다.

 

아이고 선생님!! 어쩐 일이예요?!”

 

다소 당황스러운 반응에 하려했던 질문도 까먹고 기계적으로 안부를 물었다. 입원해 있는 동안 매일 나누던 인사를 전화로 주고받으니 이상하게 쑥스럽고 어색했다. 뭐라 해야할 지 우물쭈물 어쩔 줄 모르고 버벅대고 있을 때 환자분이 먼저 말을 건냈다.

 

아니 내가 피자 한 조각이라도 사주려고 했더니 법 때문에 안 된다며? 우리 때문에 맨날 밥도 못 먹고 잠도 못자는 간호사 선생님들한테 그거 하나 주는 게 왜 불법이야?” 

 

투정부리는 목소리에 피식 웃음이 나왔다. 그제야 퇴원하고 집으로 잘 갔는지, 지금 불편하거나 아픈 곳은 없는지, 밥은 잘 드셨는지 편하게 질문을 이어갔다. 덕분에 괜찮다는 인사치레에도 기분이 좋아 만족도에 대한 질문을 하자 120% 만족한다며 혹여나 또 병원가게 되면 꼭 선생님 있는 병동에 가겠다는 우스갯소리에 이브닝 업무가 밀린 와중에도 웃으며 즐겁게 통화를 마치고 일을 시작했다. 처방은 빵빵 떠 있었고 업무가 밀려 근무 내내 바쁘게 일했다. 그런데 이상하게 웃음이 나고 즐거웠다

 

나를 기억해주는 사람이 있어. 내게 고마워하는 사람이 있어.

 

이런 환자를 퇴원 시키면서도 나는 잘 들어가라는 인사만 하고 바쁘게 일을 시작했을 것이다.

런 나를 보고 환자는 서운하고 아쉽지만 방해하지 말아야겠단 마음으로 돌아섰을 것이다.

환이 다시 발병하지 않는 이상 다시 보기는 어려울 것이고 개인적으로 연락하는 경우는 당연히 없을 일이었다. 그런데 해피콜 시스템을 시행하면서 아주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시작은 타의였으며 특별한 의미가 없던 업무였지만 이제는 일을 하면서 나를 돌아보고, 환자들에게 한발 더 다가서는 따뜻한 간호의 시작이자 마무리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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