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된 현실에 도피만 하던 삶 속에서 비극을 견디고 희망을 만나게 되는 한 여자의 이야기’를 들려드리겠습니다.
저는 올해 10년차 간호사로 중환자실에서 근무하다가 간호간병 통합서비스를 오픈하면서부터 65병동에서 근무하게 된 김진희 간호사입니다. 짧은 병동 근무기간이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한 환자를 소개하려 합니다. 언론을 통해 많은 분들이 알고 있는 환자라 생각 됩니다.
키 160cm , 몸무게 156.8kg 환자가 저희 병동으로 온다고 했을 때 병동 식구들은 걱정이 앞섰습니다.
환자분은 우울함과 가정불화, 욕구 불만 등의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과식이 시작되었고, 점차 고도 비만의 상태로 1년 전부터는 거동이 불가능하여 24시간 남편의 수발 없이는 일상생활이 불가능한 상태였습니다. 대소변 또한 스스로 치울 수 없으며 누우면 숨이 차서 엎드려 지내는 생활이 지속되었습니다.
65병동으로 전동 왔을 당시 환자분은 기본적인 개인위생이 잘 되지 않아 매일 침상 목욕을 하였습니다. 혹시나 욕창이 생기 않을까 에어 매트리스 적용은 물론 6~7명이서 자주 체위 변경을 하며 접힌 피부가 짓무를까봐 매 근무 마다 동료들이 확인 하였습니다. 환자분의 정서적 상태는 빈번한 다이어트 시도로 지쳐있어 자존감이 저하된 상태로 담당 간호사와 눈을 마주치지 못하고 병원 생활에 소극적이며 내성적인 모습을 보였습니다. 최후의 방법으로 수술을 택했을 때, 초반에는 긍정적이며 협조적이었습니다. 그러나 수술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검사로 인해 수술 일정이 밀리면서 불안과 회의적인 반응이 증가하여 급기야는 수술을 거부하고 퇴원 하겠다며 울부짖고 정서적으로 불안한 상태를 보이기도 했습니다.
누구보다 힘들었을 환자의 마음을 알기에 담당 간호사들은 간호의 연속성을 유지하기 위하여 노력하였습니다. 담당간호사들은 환자의 감정상태 및 작은 변화까지 먼저 알아차리려고 노력하였습니다. 150kg가 넘는 환자라 체위 변경이나 침상 목욕이 담당 간호사 혼자서는 감당하기 힘들어 동료 간호사뿐만 아니라 보조 인력 까지 모두 같이 참여 하며 환자 분에게도 이러한 우리의 마음이 조금은 전해졌으리라 생각 됩니다.
또한 간호간병 통합서비스 병동의 장점인 전인간호를 함으로써 환자의 마음을 조금씩 움직일 수 있었습니다. 수술을 받아들이고 수술실로 향하는 뒷모습에서 희망을 보았습니다. 수술 후 합병증 없이 식사도 시작하고 체중감량도 계획한 대로 진행되었습니다. 자존감을 회복하고 강한 재활 의지로 다이어트 성공에 대한 자신감을 회복하였습니다. 퇴원 시까지 17.3kg 감량하였고 수술 후부터 똑바로 누워 수면을 취하고 앉아서 식사도 가능해지며 침상 내 움직임이 자유로워졌습니다. 수술하게 된 계기인 방송사 프로그램에도 성공사례로 방영되어 밝아진 표정과 의욕이 넘치는 환자의 모습을 보면서 한 사람의 인생을 변화시키기까지 간호사로서 보람과 우리가 하고 있는 전인간호의 긍정의 힘을 보았습니다. 세상 밖으로 한걸음 내딛는 희망찬 인생에 응원의 박수를 보냅니다. 더불어 다음 외래방문 때에는 걸어서 내원하겠다고 약속했기에 그 날을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