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돌아오지 못하는 길을 떠난 너무도 아름다웠던 환자분이 생각납니다.
제가 특실병동에 올라왔던 4년 전부터 유방암수술 후 항암제를 맞기 위해 매달 정기적으로 입원과 퇴원을 반복했던 환자분은 환자라고 생각되지 않는 너무도 아름다운 모습을 하고 있었던 분이라 기억에 선명합니다. 길고 긴 투병생활에서도 어쩜 그리 예쁠 수 있었는지, 짧은 머리도 최신 패션처럼 소화해서 저희 병동 간호사들과 매번 감탄을 했던 환자분...병마도 환자를 비껴간듯한 우아한 아름다움을 마지막까지 간직했던 분이셨습니다.
오드리 햅번이 유언으로 남겼던 “아름다운 입술을 갖고 싶다면 아름다운 말을 하라”,“사랑스런 눈을 갖고 싶다면 사람들의 좋은 점을 보라”, “아름다운 머리카락을 갖고 싶으면 하루에 한번 어린아이가 손가락으로 너의 머리를 쓰다듬게 하라”고 했던 말들을 실천하신 착한 성품 때문에 제 마음에는 항상 오드리 햅번을 생각나게 했던 분이었습니다. 저희 병동 간호사들을 항상 힘들다며 걱정해주고 휠체어를 타고 나와서 직접 만든 커피를 건네거나 식사를 못한것 같다며 간식을 챙겨오시는 본인보다는 다른 사람을 생각하고, 힘든 통증을 딸의 핸드폰 사진을 보면서 견디는 순간을 볼 때 차마 위로의 말을 건넬 수 없었고 도리어 저희들이 감동을 받았던 환자였습니다.
환자분이 돌아가시고 난 후 남편과 미국에 사는 오빠가 너무 감사했다는 말을 전하려고 직접 병동을 방문하셨고 미국에 거주하는 오빠는 미국에 있는 간호사들이 저희 병동 간호사들의 간호정신을 배우러 왔으면 좋겠다며 마지막까지 동생에게 최선을 다해주셔서 감사하다는 감동의 말을 전해주시고 가셨습니다. 지금도 그 분은 제 마음속의 영원한 오드리 햅번으로 남아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