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고시를 보고서 첫 직장으로 의료원에서 근무한지
올해 4년차가 되어가는 간호사입니다.
그동안 병동에서만 근무하다 작년 말에 심뇌혈관센터로 부서이동이 되어
지금도 계속 근무 중에 있습니다.
내과쪽 병동에 있었기에 검사보내고 받고는 많이 해봤지만
실제로 검사 및 시술하는 곳에 와보니
병동과는 다른 부서 시스템과 간호업무에 배워야 될 것도 많고
4년동안 나름 열심히 근무하고 공부했다고 생각했지만
다시 신규가 된 것 같은 기분에 많이 덤벙거렸습니다.
이제 반년이 지난 지금도 썩 잘하고 있다고 생각이 들지는 않지만요.
병동에서도 근무하다보면 언제든지 응급상황이 일어날 수 있음을
인지하고 응급상황 시 일어날 수 있는 상황에 대해 숙지하고 있었지만
응급상황이 닥칠 수 있는 최전선에 와있다는 느낌이 많이 들어 긴장도 많이 되었지만
아직 뚜렷하게 감이 잡히지 않고 나름대로 허술한 각오를 다지고 있을 때,
부서 이동 5일째 작은 일이 있었습니다.
퇴근시간을 앞둔 시간, 담당 과장님이 EMR을 확인하던 중
"이 환자 검사(CAG) 해야될 것 같은데? 우선 준비부터 하자" 하며
환자를 받아 검사 준비를 하면서 foley insert를 하는 도중
갑자기 환자가 이상하다하며 단발성 신음을 지르더니
arrest가 발생했습니다. 순식간에 응급상황이 되어버렸고
위에 선임 선생님들은 마사지를 시작하였고
shock 2회 후 환자의 EKG&의식은 돌아와 시술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시술 후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상황임을 인지하고 각오했었지만
그 상황에서 손놓고 움직이지 못했던 것에
'시술했던 그 환자는 괜찮을까 좀 더 대처를 잘했어야 했는데..' 라는
자책감만 가득해서 여기서 잘 할 수 있을까라는
걱정만 하면서 그날을 마무리 했습니다.
다음날 오전 외래 검사실에서 이것저것 배우고 있던 차
어제 CPR했던 환자가 걸어서 검사실로 들어오면서
"어제 정신이 없었는데 나를 살려주신 분들이 선생님들이죠?
정신차리라고 하던 소리가 막 들리던게 생각나요. 정말 고마워요"
이 말을 듣는데 울컥한 마음도 들면서 너무 죄송한 마음도 같이 들었습니다.
'저는 아무것도 한게 없었어요'라면서 빠르게 더 대처하며
간호해드리지 못한것에 대한 죄송한 마음과
내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환자의 후 care모습이
이렇게 달라질 수 있음에 울컥함이 들어서
더 자신을 다지게 만들었던 것 같습니다.
지금도 썩 잘하고 있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부족한 것을 채워가려 노력하고 있는 중입니다.
그런 부족한 저 때문에 위에 선임 선생님들이 많이 챙겨주시고
가르쳐 주셔서 너무 많이 감사하고 더욱 더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