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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사, 플러스 스토리

참신한 시각으로 간호사와 함께 호흡합니다.

간호사 24시, 그 story 가 궁금합니다.

간호 업무를 하면서 눈물 나게 감동했던 일들, 동료 간호사의 보석같이 빛나는 아름다운 선행,
무릎을 탁 치게 만들었던 기가막힌 아이디어 활동, 간호사라 행복했던 그 때 그 순간,
우리끼리 通하는 이야기를 나누어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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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만 만나주세요

201611월 경 Pons ICH 환자가 신경외과 중환자실로 입실을 했다. 젊은남성으로 미혼이었기에 보호자는 어머니였다. 어머니는 입원한 날부터 지극정성으로 환자에 매달렸다. 환자가 한번이라도 손가락을 꿈틀거려주길 한번이라도 충혈된 두 눈이라도 떠주길 빌고 빌었다. 한날은 담당 간호사였던 나에게 이렇게 물었다.

간호사 선생,, 내가 여기 면회 올 때 어떤 사람을 만났는데.. 그 사람 말을 믿어야 될지는 모르겠는데.. 기도를 하면 얘가 나을수 있다는 거야.. 어떻게 기도를 해야 물었더니 돈 900만원을 달래.. 900만원으로 내 아들 눈 뜨게 할수 있으면 싼 거 아냐?”

이 상황에서 난 속으로 이런 말을 진짜 믿고 돈을 내는 사람이 있구나하며 내심 놀랐다.

난 보호자에게 어머니.. 그거 돈 주지 마세요.. 900만원 그 사람한테 주지 말고 그 돈으로 그럼 환자 간호에 좋은 발 마사지나 손 마사지 같은거 배워서 아드님 면회 오실 때 마사지 해 주시는건 어때요?”

어머니는 손을 탁 치며 그지.. 그거 사기지.. 나도 사기 인 거 아는데 혹시나 해서..누가 옆에서 아니라고 말해주면 내가 알아 들을 텐데 그렇게 얘기해주는 사람도 없고 어떻게 해야 될지를 몰라서..” 어머니는 내 손을 잡고 눈물을 흘리셨다. 그 후 3~4일이 지나서 난 다시 담당 간호사로 보호자를 대하게 되었다. 내 말을 듣고 발마사지 학원을 가서 발마사지 하는 방법을 배웠다며 면회시간 30분 동안 한차례도 쉬지 않고 누워있는 아들의 발을 만지고 가셨다. 어머니는 면회를 종료하고 나가면서 나에게

근데.. 몇 시에 마쳐? 내가 지하철역에서 기다릴 테니까 나 좀 만나줄 수 있어?” 라고 하신다.

이런 경우는 처음이었기에 난 보호자에 아니예요.. 저 언제 마칠지도 모르고 내일 병원에 오시면 저 또 여기 있으니까 그때 궁금한거 물어보셔도 되요.. “

보호자는 고개를 가로 저으며 안돼 안돼내가 할 얘기가 있어서 그래..꼭 한번만 만나줘.. 내가 일단 오늘 지하철역에서 기다릴께.. 오던지 말던지 일단 난 거기서 간호사 선생 기다릴께

난 오랜 시간 간호사로써 일해 왔지만 이 상황을 어떻게 대처해야 할 지를 몰랐다. 나가시는 뒷 모습에 대고 기다리지 마세요추워요~~”라고 얘기했으나 보호자는 나 기다려...그렇게 알어하고 나가셨다.

그렇게 보호자가 가고 서 난 퇴근하기 전까지 보호자의 의도를 파악하지 못해 마음이 뒤숭숭했다.

퇴근 후 난 혹시라도 보호자가 지하철역에서 기다릴까봐 곧장 지하철 역으로 달려갔다. 저 멀리서 눈에 익숙한 보호자의 모습이 보였다. 보호자는 밝게 웃으며 이리로 오라 내게 손을 흔들었다. 보호자의 왼쪽 손에는 검은 봉지가 들려있었다. 보호자는 날 보자마자 이렇게 얘기하셨다.

내가 이러면 안되는거 아는데요즘 무슨 법이니 무슨 법이나 해서 간호사 선생들이 음료수도 안 받고 귤 사주는것도 싫다하고 그래서.. 너무 고마운데 내가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이 돼서.. 근데 여긴 병원 아니니까 괜찮지?” 하며 나에게 요거트 음료수를 2병 전해 주신다..

 

아니예요..저 이거 안 먹어요.. 이런거 안 주셔도 괜찮아요.. 환자 분은 저희 모두가 정성스레 간호하고 있으니 걱정 안하셔도 되요라고 얘기했다. 이후 보호자의 말에 난 눈물을 펑펑 쏟고 말았다.

아냐..나 잘 봐달라고 이러는거 아냐.. 나도 알아.. 의사 선생도 나한테 우리 아들 상태 다 얘기해주고 나도 금방 낫는거 아닌거 알아.. 그냥 진짜 나 너무 고마워서 그러는거야.. 난 평생 이런거 표현도 못하고 살았다. 자존심이 세서 남 한테 싫은 소리 안 듣고 남 얘기 안듣고 내 자식들만 키우며 그렇게 살았다. 그런데 이번에 우리 아들 아프고 났더니 내가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모르겠더라고.. 누군가가 옆 에서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봐라 얘기해주면 좋겠던데 아무도 얘기 안해줘.. 근데 간호 선생들은 나한테 이렇게 해줘라.. 저렇게 해주면 어떻겠냐고 알려 줬잖아.. 그러니 내가 얼마나 고맙겠어. 뭘 사야지 간호선생이 맘 불편하지 않을까 하다 천원짜리 음료수 하나 산건데 이것도 안 받겠다면 안돼.. 내가 안돼

난 그제서야 요거트 음료수를 받고 잘 먹겠다는 인사를 전했다.

보호자는 간호 선생도 애기 있다고 했지.. 언능 가봐.. 그거 한병은 애기 먹으라고 넣었어..얼른 가서 애기 밥 챙겨줘라고 하시고는 뒤 돌아서 가셨다.

난 내가 한것도 없는데.. 라며 그 동안 날 스쳐지나간 모든 환자들과 보호자들을 생각했다.

그 사람들이 나에게 왔을 때 내가 담당 간호사라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나에게 의지하고 날 믿고 있었구나 라고 생각하니 가슴이 철컹 내려앉았다. 잘해야 겠다.. 진짜 잘해야 겠다..속으로 다짐했다..

시간이 지나 20171월에 보호자에게서 문자 연락이 왔다.

재가 그동안 바쁘다보니 이재 인사드림니다.초면에 너무친절히해주신 것 너무 감사드림니다. 항상 잘사시기봐람니다

문법도 맞지 않고 철자도 맞지않는 문자를 받고는 난 다시 한번 내가 간호사라는 것에 대해 긍지를 느끼게 되었다. 이 문자를 보내기위해 얼마나 많은 문자를 섰다 지웠다 반복하며 어렵게 보내셨을까.. 나도 그 만큼 열심히 내 환자들 상처받지 않고 더 아파지지 않게 보살피겠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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