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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사, 플러스 스토리

참신한 시각으로 간호사와 함께 호흡합니다.

간호사 24시, 그 story 가 궁금합니다.

간호 업무를 하면서 눈물 나게 감동했던 일들, 동료 간호사의 보석같이 빛나는 아름다운 선행,
무릎을 탁 치게 만들었던 기가막힌 아이디어 활동, 간호사라 행복했던 그 때 그 순간,
우리끼리 通하는 이야기를 나누어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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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마른 땅에 뿌린 사랑의 씨앗

메마른 땅에 뿌린 사랑의 씨앗  


세브란스병원 내 재난대응 의료안전망 사업단에서 주최하여 요르단에 거주하는 시리아 난민을 위한 의료지원을 다녀왔다. 아부다비를 경유해 13시간 30분간의 비행을 통해 요르단 암만에 도착했을 때의 뜨거운 태양과 메마른 땅의 느낌이 아직도 선명하다.

유엔 난민기구에 의하면 2011년 부터 시작된 시리아 내전으로 인해 발생한 시리아 난민은 약 481만명으로, 이들 중 66만 명이 현재 요르단에 머물고 있다. 요르단에 거주하고 있는 시리아 난민 중 22%는 난민 캠프에서, 78%는 캠프 밖에서 생활하고 있다. 캠프 난민은 캠프 내에서 무료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지만, 캠프 밖의 난민들은 무보험 요르단 국민과 같이 의료비를 지불해야만 한다. 하지만 합법적으로 일자리를 얻기 어려운 상황에 놓인 요르단 내 시리아 난민들은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경우가 많고, 의료비 지출 대신 식비와 주거 렌트비를 주로 지불 하고 있다. 고혈압, 당뇨, 심혈관 질환 등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한 만성질환자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적절한 투약과 관리가 어려운 상황이었다.

이러한 상황 가운데 몇 지역을 지정하여 주기적으로 난민을 위한 클리닉을 열어 진료 뿐 아니라, 만성질환자들에게 무료로 약을 나누어 주는 선교사님이 현지 코디네이터 역할을 해 주셨고, 우리 팀은 두 지역에서 4일간 진료를 했다. 팀원으로는 정신과, 감염내과, 소아과, 외상외과, 산부인과, 영상의학과, 응급의학과, 가정의학과 의사와 수술실, 회복실, 응급실, 중환자실, 병동 간호사, 약사와 응급구조사로 이루어져 있었고, 응급실 간호사와 병동 간호사가 vital sign 측정 및 환자 분류와 진료과 결정을 담당했고, 중환자실, 회복실, 수술실 간호사는 약국에서 약사를 도와 조제를 담당했다. 수술실 간호사인 나는, 외과적 처치가 필요한 경우(: excision) 외상외과를 도왔다.

모든 업무는 요르단에 도착한 첫날 어렵지 않게 분담할 수 있었다. 18명의 팀원 중 8명은 지난해 네팔 지진 긴급구호에서 이미 호흡을 맞춰보았던 경험이 있기에 그 기본 틀과 경험에서 생긴 노하우를 가지고 새로운 팀원들을 배치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첫날, 모든 팀원이 참여하여 한국에서 갖고 간 약과 진료재료, 현지에서 구입한 약을 두 지역(제라쉬, 바까아)으로 나누어 가져갈 수 있도록 분배해 짐을 싸두었다.

두 지역에서의 4일간의 진료는 무척이나 바빴고, 여러가지 면에서 열악했으며, 방법을 알면서도 더 치료해 줄 수 없어 마음이 아팠다. 요르단으로 출발 전, 요르단에서 3년간 의료선교사로 활동하신 소아과 의사 선생님의 조언과 현지 코디네이터의 의견을 반영하여 준비한 약은 빠른 속도로 소진되어 갔고, 현지에서 추가적으로 약을 구입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환자들에게 필요한 모든 약을 갖고 있지는 않았으므로 여전히 우리는 도와줄 수 없는 환자가 있었다. 그러한 한계를 느끼면서도 우리는 가능한 한 많은 도움을 주고 싶었고, 주어진 환경속에서 자신의 업무에 최선을 다하는 것으로 그들에게 그 마음을 표현했다.

아부다비를 경유해 공항에서 연결 항공을 기다리며 2시간 남짓 간단한 생활 아랍어를 공부했는데, 현지인들에게는 겨우 인사말 정도만 수줍게 건넬 수 있었다. 나의 어설픈 발음과 억양을 듣고 웃으며 응대하는 그들의 눈빛은 4일 내내 내게 비타민이 되어주었다.

검정색 부르카를 입고 장갑을 착용해 눈만 겨우 볼수 있는 여인부터 히잡을 두르고 있는 여인까지 각양각색의 겉모습을 띠고 있어 처음에는 낯설었지만, 내가 본 그들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엄마였고, 여자였고, 환자였다. 국가로부터 기본적인 권리도 보호 받지 못하고, 타국에서의 경제 활동에서의 제약으로 빈곤에 빠지기 쉬운 시리아 난민을 모두가 외면하면 그들에게 미래와 희망이 없을 것이다. 비록 작은 도움이지만, 이렇게라도 그들에게 우리가 당신들을 위하여 기도하고 있노라고, 당신들의 삶은 그 존재만으로도 충분히 가치있다고 말해주고 싶었다.

마지막으로, 각자 다른 부서에서 간호사라는 직종의 공통점만 가진 사람들이 모여 한 마음으로, 서로 돕고 격려해가며 4일 동안 그 어떠한 문제도 없이 협력할 수 있었던 것은 감동 그 자체였다. 이번 기회를 통하여 타 부서 간호사와 교류할 수 있어서 서로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었고, 협력하여 선을 이루는 기쁨을 누릴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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