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김수기
저는 내과병동 4년차 되는 간호사입니다. 이제는 차지 업무를 하면서 차지로서 공부를 하는 시기인데 가끔 그날 근무에 막내로서 액팅 업무를 할 때가 있습니다. 이날도 그런날 중 하루였습니다. 내과병동이기에 만성질환 환자분들이 많고 신환보다 안면있는 환자들이 더 많은 병동입니다. 000님도 그런 환자중에 한분이었습니다 ESRD로 투석하시는 분으로 인데 보호자분이 간병을 오래하셔서, 병동생활과 환자 질환에 대해 잘 알고 계신 분이셨습니다. 환자분이 장애진단 평가오는 날이라며, 긴장어린 얼굴로 계셨는데 결과는 하필 그날따라 환자분이 또렷하게 이름도 말씀하시고, 다리도 5초 이상 들어 올리는 듯 평가자 말을 잘 이행했다며 한탄하는 보호자분의 얘기를 듣고, “환자분이 입원 첫날 보다 많이 나아졌다는 좋은 뜻이겠죠”라고 다독여 드렸다. 보호자는 신경외과에도 가봐야겠다며 잠깐 자리를 비우셨고 그때 일은 발생되었다. 보호자가 자리를 비운 30분 동안 환자분이 설사를 하시기 시작하였는데 기저귀를 차고 있어도 묽은 대변이 넘쳐흘러 엉덩이부터 목뒤까지 흐르고 있었던 것이다. 냄새가 심하였으나 같은 병실을 쓰던 환자분들이 참고 간호사들한테도 얘기를 안하고 있었던 것이다. 다른 환자를 보러 들어간 병실에 냄새가 너무 심하여 커튼을 걷어본 나는 나도 모르게 “할아버지!”라고 소리쳤다 그때 모습은 진흙탕에 빠져있는 모습이었다고 할까.. 본인 냄새에 본인도 힘드셨는지 구토도 하기 시작하였다. (나 또한 도저히 견딜 수 없어 N95 마스크를 썼다)환자분이 흡인의 위험성이 있어 빨리 고개를 돌려드리고 있는데 보호자분이 오셨다. 닦아도 몸부림 치셔서 다시 대변이 묻고 또 묻고 끝이 보이질 않았다. 도저히 침대에서 해결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보호자와 합심해서 환자를 휠체어를 태워 샤워실로 직행! 보호자와 함께 환자를 샤워를 시키는데 샤워실에서도 계속 설사가 나오셨다. 닦아도 닦아도 다리로 흐르는 묽은 변들을.. 어찌하면 좋을까... 다행히 어느 정도 마무리가 되고 이제 본격적으로 씻기 시작하였다. 어떻게 하면 묽은변이 뒤통수 머리에까지 젖어 있었을까.. 보호자는 바쁜데 미안하다며, 본인이 하시겠다고 그만 가봐도 된다고 얘기하시는데 난 도저히 그럴 수 없었다. 오히려 환자분한테 죄송해서 제가 씻겨드리겠다 라고 얘기 했다. 의사소통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환자이니 얼마나 힘드셨을까 그것도 병동내에서 닦아드리면서 환자분께 너무너무 죄송했다. 머리감기부터 발가락 사이사이 까지 다 닦아드리고, 말려드리고 나서야 내 마음도 진정이 되었다. 그러면서 내가 과연 바쁘다는 핑계로 환자분들을 잘 못 살피고 있는건 아닌가, 일반병동에서 전인간호란 정말 어려운 일이구나 라고 다시 한번 느꼈다. 일하면서 항상 말 많고 불만이 많은 환자들은 응대를 더 조심히 하고 더 잘 살펴보게 되는데, 그게 아니라 000님처럼 표현하지 못하는 환자분들에게 더 많은 신경을 썼어야 했었는데... 환자분 죄송합니다. 그리고 감사합니다. 저에게 잊고 있던 마음을 깨닫게 해주셔서요, 몸은 힘들었지만 다시 한번 제가 간호사였다는 걸 깨닫게 되었다. 부디 빨리 건강해지셔서 퇴원하세요! 그때까지 병동에서 더 잘 부탁드려요 000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