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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사, 플러스 스토리

참신한 시각으로 간호사와 함께 호흡합니다.

간호사 24시, 그 story 가 궁금합니다.

간호 업무를 하면서 눈물 나게 감동했던 일들, 동료 간호사의 보석같이 빛나는 아름다운 선행,
무릎을 탁 치게 만들었던 기가막힌 아이디어 활동, 간호사라 행복했던 그 때 그 순간,
우리끼리 通하는 이야기를 나누어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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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둥이의 세상 적응기

이른둥이의 세상 적응기


  *참고: NICU에서 일하는 동안 느꼈던 소감을 이른둥이의 시점이 되어서 적어보았습니다.


저는 엄마뱃속에서 열달을 다 채우고 나와야 했는데 조금 빨리 세상에 나왔어요. 세상이 궁금하기도 했구요, 엄마아빠가 나를 빨리 보고 싶어 하시는 것 같았거든요. 그래서인지 심장이 뛰는 것, 숨 쉬는 것, 소화를 시키는 것, 배변을 하는 것 등 모든 것이 조금은 벅차기도 하고, 가끔 힘이 들기도 해요. 일찍 나온 탓에 엄마 품에 안기지도 못한 채 엄마뱃속대신 인큐베이터라는 방에 들어와서 지내고 있어요. NICU간호사선생님들이 말하는데 이 인큐베이터에서는 체중이 늘고, 체온조절을 스스로 할 수 있을 때 나갈 수 있대요. 얼른 체중이 늘어야 할 텐데 혼자서는 모든 활동이 힘들어 엄마아빠가 많이 걱정하고 가끔 면회가 끝날 때 쯤 상심하고 가실 때도 많아요.
그리고 잠깐 잠깐 엄마아빠를 만나는데 그 시간이 얼마나 설레이고 행복한지 몰라요. 뱃속에서 듣던 엄마아빠 목소리도 듣고 저를 많이 응원해주시거든요. 엄마, 아빠를 만나는 시간이 우유를 먹은 직후라 저는 항상 자는 모습만 보여줘서 엄마아빠에게 잠꾸러기로 불리기도 해요. 그 시간이 아닐땐 얼마나 우렁차게 우는지 간호사선생님들이 저를 달래주느라 진땀을 빼기도 하는데 말이예요. 그래도 엄마아빠앞에서 한번씩 찡긋거리며 베넷짓을 하거나, 발차기를 하거나, 기지개를 켜면 엄마아빠가 자지러지게 기뻐하고 행복해 하세요. 제가 나중에 퇴원을 해서 엄마아빠 품으로 가게 되면 매일 볼 수 있는데 말이예요. 엄마아빠에게 행복을 줄 수 있도록 저는 스스로 호흡도 잘 하고, 우유도 잘 소화시켜야 할 것 같아요.
이곳에 입원을 하는 바람에 엄마가 면회시간에 울기도 하는데, 그만 우셨으면 좋겠어요. 엄마가 울때마다 저도 같이 슬퍼져요. 엄마아빠, 너무 걱정 하지 마세요. 여기 이모들이 엄마처럼 보살펴 주시고 태담도 많이 해주세요. 제가 가래가 차있으면 가래도 뽑아주고, 소변이나 대변을 봤을 때에도 불편하지 말라고 얼른 갈아주세요. 24시간 1분1초 빠트림 없이 저를 잘 보살펴 주는 참으로 고마운 분들이예요. 나중에 제가 커서 이른둥이 일때를 기억하거나, 전해 듣게 된다면 꼭 다시 찾아오려고 해요. 제가 얼마나 잘 컸는지 꼭 보여주고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싶어요.
저 같은 이른둥이들은 세상에 일찍 나온 만큼 유리구슬같아요. 언제 나쁜 균들이 저에게 위협을 줄지 모르거든요. 그래서 하루하루가 위태로울 때도 있지만 여기 모든 분들이 든든하게 저를 지켜주고 계세요. 저의 얼굴색, 움직임, 숨쉬는 모습, 심장뛰는 소리를 들으면서 일찌감치 저의 상태를 살펴봐주시고 바로 저를 케어해주시거든요.
저는 스스로 호흡하고, 소화하고 젖병를 잘 빨고 응가만 잘해도 간호사선생님들의 걱정거리가 많이 줄어들어요. 숨을 너무 크게 쉬어도 안되고, 그렇다고 숨쉬는 걸 깜빡해서도 안되요. 젖병으로 우유를 먹을 땐 가끔 숨쉬는 것을 깜빡하고 숨이 넘어갈뻔 한적도 있지만, 알람이 울리기 전에 간호사선생님들이 제가 숨쉴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매일 빨고 삼키고 숨쉬는 걸 동시에 할 수 있는 능력자가 되는 꿈을 꿔요. 교정 34주가 되면서 능력자가 되기 위한 노력을 시작하는데  엄마아빠와도 연습이 필요하다고 해요. 그전까지는 간호사선생님과 호흡을 맞춰가며 먹다가 집에 갈 무렵이 되면 엄마와의 적응을 위해 수유연습을 해요. 얼른 엄마랑도 수유연습을 해서 집으로 가고 싶어요.
저는 매일매일 줄타기를 하는 것 같아요. 그리고 앞으로 넘어야 할 산이 많기도 해요. 하지만 저는 혼자가 아니예요. 제 옆에는 늘 간호사 선생님들이 계시고, 매일 저를 응원해주러 오시는 엄마아빠가 있어서 오늘도 저는 힘을 내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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