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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사, 플러스 스토리

참신한 시각으로 간호사와 함께 호흡합니다.

간호사 24시, 그 story 가 궁금합니다.

간호 업무를 하면서 눈물 나게 감동했던 일들, 동료 간호사의 보석같이 빛나는 아름다운 선행,
무릎을 탁 치게 만들었던 기가막힌 아이디어 활동, 간호사라 행복했던 그 때 그 순간,
우리끼리 通하는 이야기를 나누어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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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감염내과에서 근무하는 간호사이다.

나는 감염내과에서 근무하는 간호사이다.

최근 메르스로 인하여 온 국민의 관심을 받으며 major 과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
하지만우리 과에 내원하는 사람들을 보면사람들의 무관심 속에, 편견 속에 상처 받는 사람들이 많다그 중에서도 특히 HIV 감염인들

10년 전 처음에는 에이즈 환자를 보는 것 만으로도 많은 무서움이 있었다하지만 지금은 마치 가족인 듯 인생을 얘기하며, 서로의 아픔을 공감하고, 즐거움을 나누며 지내고 있다.

처음 에이즈 환자를 본다고 했을 때 엄마는 당장 병원을 그만 두라며, 4년 공부한 것 아깝지만 그렇게 무서운 사람들을 보고 그 사람들을 간호해야 한다는 사실에 엄마는 기암 하셨다. 물론 나도 .. 너무 무서웠다.

하지만, 이제 에이즈는 , HIV 감염은 죽음의 질병이 아닌  당뇨 or 고혈압처럼 평생을 관리하는 만성 질환으로 점점 인식의 전환이 이루어 지고 있다.

 Touch 해야 할 일이 생기면 장갑을 2-3개씩 겹쳐서 착용하고, 왠지 동성애자라는 편견 때문에 색안경을 끼고 보게 되었지만, 지금은 필요할 때 손잡고 위로도 해주고, 환자의 성적 취향은 그닥 관심이 없어졌다.

감염내과에 근무 하면서 결혼도 하고 임신, 출산의 과정을 지내는 것을 함께 지켜봐 온 환자들은 외래 방문 할 때면  애기 잘 크죠`? 배부른 모습을 본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5살이네요~? 많이 컸어요~~^^” 라며 우리 애기들의 안부를 묻기도 하고, 본인의 가족의 이야기를 서스름 없이 하게 될 정도의 라포가 형성되었다.

환자들의 이야기를 하자면 할 말이 너무 많다. HIV 산모는 아기에게 HIV 가 옮게 될 까봐 걱정하고, 가족들에게는 출산 과정에 대하여 설명 할 수도 없어 힘들어 하는 걸 볼 때는 나도 너무 힘이 들었다. 또 어떤 어머니는 아들 장가가서 손자도 보고 싶다고 만날 떄 마다 속상하다며 눈물을 흘리기도 하시고, 아버지의 외도로 어머니까지 감염이 된 딸은 아버지가 너무 밉지만 그래도 건강히 오래 사셨으면 좋겠다고 속 마음을 털어 놓기도 한다. 결혼을 앞두고 신체 검사에서 에이즈가 발견된 남자친구 앞에서.. 너무 속상해 울지만 또, 너무 사랑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혼을 하겠다고 믿음을 주는 커플을 보면 존경스러운 마음이 든다.

하지만 HIV 감염 첫 진단을 받고, 불안해 하며 우울에 빠진 사람들을 위로하고, 상담하는 것은 나에겐 아직도 어려운 일이다. 어느 때는 아무 말 없이 30, 1시간 동안 눈물을 흐르는 것을 지켜보기만 해야 할 떄 도 있다. 그런 모습을 볼 때면 나도 같이 울곤 한다.

HIV, 에이즈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많이 바뀌었다고는 하나 여전히 사람들에게는 말 못할 질병이다. 가족에게, 친구에게 말할 수 없고, 본인의 성 정체성이 들켜지게 될 까봐 전전 긍긍하게 되고너무 안타깝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환자들에게는 정확한 정보 전달 , 약 복용의 중요성 인식, 전파 방지에 필요한 성교육 등을 열심히 하고, f/u loss 되지 않도록 챙기는 일이다. 감염인들을 오래 만나면서 얻은 지식과 교수님들에게 배운 지식을 바탕으로 외부에서 종종 에이즈 바로알기에 대한 강의가 들어오기도 한다. 이런 강의가 들어올 떄는 너무나 좋다 . 특히, 간호대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특강은 더군다나 신이 난다. 내가 처음 겪었던 무서움, 몰라던 두려움을 없애 줄 수 있고, 환자들에 대한 편견을 조금이나마 제거해 줄 수 있을 것 같은 기대감으로 강의 하게 된다.

앞으로 언제까지 감염내과에서 근무하게 될지는 모르지만 나는 더 감사한 마음으로 환자를 대하려고 노력할 것이다. 나이 어린 환자는 마치 동생처럼, 40~50 대 어른들은 삼촌, 이모처럼.. 마치 나의 가족을 대하는 마음으로 그들의 마음도 위로 해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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