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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사, 플러스 스토리

참신한 시각으로 간호사와 함께 호흡합니다.

간호사 24시, 그 story 가 궁금합니다.

간호 업무를 하면서 눈물 나게 감동했던 일들, 동료 간호사의 보석같이 빛나는 아름다운 선행,
무릎을 탁 치게 만들었던 기가막힌 아이디어 활동, 간호사라 행복했던 그 때 그 순간,
우리끼리 通하는 이야기를 나누어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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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편지

9월 초, 생각지도 않았던 손편지가 외과계중환자실로 배달되었습니다.

편지를 쓴 사람은 저희 중환자실에 입원했던 환자였고, 누굴까 생각하다 보니 그 날의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그 날은 주말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오후에 출근해서 간호사복으로 갈아입는 중에 탈의실에서 들리던 code blue 방송이 들렸습니다. 간호사로서 피할 수 없지만 되도록 일어나지 않았으면 하는 일이 병동으로 들어가기 직전에 들린 것입니다. ‘우리 병동은 아닐 거야.’라고 생각했지만 야속하게도 code blue의 장소는 외과계중환자실, 우리 병동이었습니다. 그 다음의 희망은 ‘내 담당만 아니기를……’ 이었지만, 그 code blue환자는 제 담당 이었습니다. 이제 물러날 곳이 없습니다.

왜 심정지가 왔으며, 이제 어떤 처치를 해야 환자를 살릴 수 있을까 하는 생각으로 머릿속이 정리되어갔습니다.
환자는 40세 여자 분으로, 지난 6월 자간전증, HELLP 신드롬(hemolysis, elevated liver enzymes, low platelets)으로 입원하여 제왕절개수술 후 입원치료 중에 급성신부전, 의식변화로 중환자실 내원 직후 대사성산증, 고칼륨혈증, 폐부종 악화로 심정지가 발생하여 30분간의 심폐소생술 후 자발순환 회복한 상태였고, 혈액검사상 급히 수혈을 해야 하는 상태이며, 충분한 수분을 공급하여 혈량을 늘려야하는 것과 동시에 신대체요법을 해야 하는 상태였습니다. 다행히 적절한 치료를 빠른 시간에 받을 수 있었던 환자는 2시간이 채 지나지 않아 의식을 찾고 의사소통이 되는 상태까지 회복하였습니다. 간호사로서 공감을 느끼는 경우가 적지 않지만 그 때의 기억은 잊혀지지 않는 기억으로 뇌리에 남아있습니다. 한창 바쁘게 일을 하던 중에 심폐소생술까지 했던 그 환자가 어렴풋이 눈을 뜨고 말을 알아듣고 끄덕거리며 질문에 대답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정말 힘들고 아픈 시간을 지냈을 텐데 의연하게 자신의 상황을 받아들이는 그 분이, 정말 다행이다 하면서도 깨어나주어서, 살아주어서 감사한 마음과 살렸다는 전율과 안도하는 마음이 함께하던 순간이었습니다. 환자는 이후 지속적 정정맥여과술과 인공호흡기 치료를 받고 한 달 가량 입원치료 후에야 퇴원할 수 있었습니다.
나중에 어렵게 출산한 아기는 여러 사람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세상에 나온지 몇 시간 만에 하늘나라에 갔다고 합니다. 그것을 알고 나니 남편과 대화하는 그 환자의 모습이 얼마나 안타깝던지요. 환자의 입장에서 생각하면 29주간 어렵게 임신을 유지하며 얼마나 태아를 지키고 싶어 했을까, 어쩔 수 없이 출산을 진행해야 한다고 들었을 때 5개월이상 함께한, 이제 겨우 태동을 느끼며 행복해야하는 시기에 아기를 지키지 못할 수 있다는 생각에 얼마나 미안했을까, 출산을 하고 자신도 힘들었지만 아기가 결국 세상을 떠났다는 말을 들었을 때 얼마나 슬펐을까요.
그런 어려운 시기를 보내면서도 이런 감사한 마음을 표현하느라 손편지를 보낸 그 분. 참 감사합니다. 다른 분들에게도 떠올리면 감동과 감사를 느끼게 하는 환자나 가족이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런 분들이 있어서 우리가 간호사로서 일을 하는 보람을 느끼는 것 같습니다.
감사한 마음을 담은 편지를 보고 잠시나마 미소 지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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