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에서 일하면서 감동적인 스토리가 많은 것 같은데도 막상 글로 쓰려니 잘 생각이 안 나네요.
그래도 이번 기회에 그동안 일했던 경험들을 다시 생각해봅니다.
처음 신규로 입사해서 정말 막막하기만 했는데 어떤 아주머니 환자 분이 신규라서 힘들지 하면서 등을 토닥토닥
해주셨던 기억이 납니다. 환자분의 딸도 간호사라며 처음엔 힘들지만 보람있고 전문직이라서 좋은 직업이라며
힘내라고 해주셨습니다. 제가 그 병실에 들어갈 때마다 음료수도 주시고 과일도 먹고 가라며 사양하는 저에게
포크로 과일을 찍어서까지 주시면서 격려해주셨습니다. 생각해보면 일하면서 그러한 비슷한 경험들이 매우
많았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주사를 못 놔서 3개월 정도 힘들었는데, 그 때 어떤 40대 남자 환자분이 본인 혈관은 튼튼해서 괜찮다며
많이 찔러보라며 무려 4번만에 성공했는데도 잘했다고 칭찬해주셨던 기억이 납니다. 너무 감사하고 죄송해서
실패하는 동안에도 다른 간호사에게 부탁하겠다고 했지만 괜찮다고 그냥 저에게 맞겠다고 해주셨습니다.
덕분에 그 이후로 정말 주사를 잘 놓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할머니 환자분이 있었는데 보호자가 밤에 없어서 화장실 사용이 힘든 환자였습니다.
낙상의 위험 때문에 제가 화장실 가실 때 꼭 저를 불러달라고 했습니다. 밤에는 기저귀를 사용하고 계셨던 것 같은데 미안해서 밤동안 대변을 보셨는데도 차마 말하지 못하고 있었고, 저는 냄새 때문에 알게 되어서 제가 치워드렸던 환자분이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치워드리니 할머니께서 감정이 복잡하신지 눈물이 그렁그렁해지셨습니다.
그 때 제가 뭐라 말로 위로해드리기 힘들어서 가만히 손을 잡아드렸던 기억이 납니다.
나중에 퇴원하시면서 저에게 할머니께서 정말 고마웠다고 말씀하셨을 때 작은 일이었지만 보람 있고 감사했습니다.